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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묵은 누리과정 갈등에 추경 처리 또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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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안 처리가 연기되자 새누리당은 30일 긴급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왼쪽)가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왼쪽부터)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 오종택 기자]

국회가 또 멈췄다. 추가경정예산안 논의 과정에서 여야가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지원 문제 등을 놓고 충돌하면서다. 새누리당은 30일 1박2일로 예정했던 연찬회도 무기한 연기했다. 여야가 추경안 처리와 함께 합의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와 백남기 농민 청문회 개최도 불투명해졌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각 당 간사인 새누리당 주광덕,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은 이날 오후 6시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주광덕 의원은 “기본적 입장에서 아직은 격차가 상당히 있다”며 “내일 오전에 다시 만나 추가 협상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태년 의원은 “충분한 입장을 개진하고 경청했기 때문에 그 내용을 가지고 여당은 정부와 조율하고 야당은 야당대로 조율해 내일 빠른 시일 내에 타결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 여야는 각각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이 시간은 지난 25일 여야3당 원내대표의 합의대로라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본회의가 열려 11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합의 처리하기로 한 때였다.

하지만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예결위 추경안 조정소위는 여야 간 해묵은 논쟁거리인 누리과정 예산 문제로 마찰을 빚다 중단됐다. 더민주는 산업은행 현금 출자와 외국환평형기금 등에서 삭감한 예산으로 교육시설 지원금 명목의 예비비 3000억원과 개성공단 피해 업체 지원금 703억원의 추가 편성을 요구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 예비비가 사실상 누리과정으로 인한 지방교육채무 상환에 쓰일 예산으로 보고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헌법 57조에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기에 야당의 요구가 위헌이라는 논리를 내세우면서였다.

이날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반칙왕’ 야당을 상대로 어떻게 국회를 운영해 나가야 할지 참으로 암담하다”며 “이번 사안은 위헌적 폭거로 새누리당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추경 합의가) 지켜지지 않으면 조선·해운 구조조정, 백남기 청문회 약속도 동시에 파기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안전행정위원회는 본회의에서 추경이 처리된 이후에 백남기 농민 청문회 실시 계획서와 증인 채택 건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는 다음달 8~9일 예정돼 있다.

이정현 대표는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서명까지 해서 발표한 국민과의 약속을 깬 야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내놓는 모든 공약을 절대로 믿어선 안 된다고 국민 앞에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고 비판했다.

같은 시간 더민주 의총에서 우상호 원내대표는 “(추경이) 구조조정으로 시작됐다고는 하지만 내용은 보잘것없는 부실 추경 예산안이었다”며 “부실 대기업에 수조원을 지원하며 고작 민생예산으로 몇 천억원을 넣는 것도 못하겠다는 태도로 어떻게 국정을 운영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김태년 의원은 “여러 가지 지방 교육재정의 형편을 놓고 봤을 때 최소한 3000억원 정도는 해줘야 숨을 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글=박유미·이지상 기자 yumip@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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