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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학당, 한국학의 영혼 깃든 상징으로 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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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마루에 앉아 청계학당 건축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 그는 “전국의 주요 서원을 모델로 해서 만들었고, 현판은 퇴계 이황 선생의 종손이 직접 썼다”고 소개했다. [사진 김춘식 기자]

29일 경기도 성남시 한국학중앙연구원. 정문을 지나 차로 3분가량 들어가자 청계산 밑자락에 자리 잡은 한옥이 눈에 들어왔다. 연구원 내 첫 한옥 건물인 청계학당(淸溪學堂)이었다. 마당을 중심으로 한옥이 네모 모양으로 지어져 특유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동서로 길게 뻗은 누각에 올라가 보니 북쪽엔 청계산이, 남쪽으론 광교산의 풍광이 펼쳐졌다. 돌계단 아래로는 아담한 정자가 연못가에 놓여 있었다.

“여기 서있기만 해도 영혼이 편안해지지 않나요. 추석이 지나면 실제 궁궐에서 가르쳤던 천자문 교재를 가지고 토요일마다 이곳에서 강좌를 열 겁니다.”

이배용(69)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누마루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며 이렇게 말했다. 역사학자인 이 원장은 2013년 16대 원장으로 취임한 뒤 26억원을 들여 청계학당을 지었다. 그는 이화여대 총장 시절에도 옛 이화학당을 복원한 한옥 건물을 지었을 정도로 ‘한옥 예찬론자’로 통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을 한국학의 본산이라고 하는데 정작 가장 한국적인 건축물인 한옥이 없다는 게 아쉬웠어요. 그래서 한국의 정신문화와 세계 간에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한옥을 짓기로 결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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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청계산 밑자락에 자리 잡은 청계학당 전경.

연면적 481.41㎡(약 146평) 규모의 청계학당은 강학당과 누각, 동재, 서재, 다정, 정자 등 6개 동으로 구성됐다. 안동 도산서원, 대구 도동서원 등 전국의 주요 서원을 모델로 해서 만들었다. 건축가인 이상해 문화재위원장이 기초 설계를 맡았는데, 설계에만 1년이 꼬박 걸렸다고 한다. 이배용 원장은 “누각은 병산서원의 만대루를 표본으로 했고, 정자인 학의정은 창덕궁의 애련정을 본떠서 아담하고도 우아하게 짓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학당에 걸린 ‘청계학당’ 현판을 가리키면서 “저 현판은 퇴계 이황 선생의 종손께서 직접 썼는데, ‘청’자만 70번을 썼을 정도로 정성을 쏟았다”고 말했다.

청계학당은 31일 준공식을 마친 뒤 강의와 전시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원장은 “강학당은 100명이 한꺼번에 앉아 공부할 수 있을 정도로 넓다”며 “한중원에서 기숙생활을 하는 외국인 학생 140명의 학습공간으로 쓰일 뿐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아카데미도 열 것”이라고 했다. 서원에서 기숙사로 쓰이는 동재와 서재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실의궤, 동의보감 등 장서각에 보관된 한국의 대표 문헌들이 전시된다.

이 원장은 “청계학당은 산속의 고즈넉한 공간이 아닌, 누구에게나 열린공간이 돼야 한다”며 “랜드마크에서 더 나아가 한국학의 영혼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마인드마크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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