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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전기차와 수소차, 누가 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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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지난해부터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폴크스바겐 디젤 게이트는 한 가지 확실한 교훈을 남겼다. 클린디젤을 비롯한 내연기관 자동차는 친환경차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미세먼지와 유해가스를 내뿜지 않는 미래 자동차를 둘러싼 세계 여러 나라의 각축전은 더 치열해졌다.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대응은 물론 미래 먹거리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나 커넥티드카, 스마트카 같은 융합기술의 발달도 미래 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지만 본질은 역시 친환경차다.

친환경차는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및 수소연료전지차 등 삼총사를 지칭한다. 하이브리드카는 고속에선 엔진, 저속에선 전기모터를 동력으로 쓰는 차다. 지난 20년간 세계적으로 보급률이 많이 높아졌지만 완전한 무공해 교통수단이라기엔 한계가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로 모터를 돌려 달린다. 주행할 때만 보면 완전한 무공해 자동차라고 할 수 있으나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오염물질과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가격이 높은 데 비해 충전 시간이 길고 주행 거리도 아직 짧다. 충전 인프라도 널리 갖춰져 있지 않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지구상에 무진장인 수소와 산소를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만들어 달리는 차량이다. 달릴 때 순수한 물만 배출하는 완전한 무공해 차량이어서 궁극의 미래 자동차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2013년 세계 처음으로 상용 모델이 우리나라에서 개발됐고, 최근 일본이 양산에 나서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보다 훨씬 높은 가격과 수소의 생산·이동·저장 및 충전소 확보 같은 인프라가 거의 갖춰져 있지 않다. 궁극의 자동차이나 활성화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향후 상당 기간 동안 전기를 쓰는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가 친환경차 시대를 주도할 전망이다. 세계 각국은 자국이 앞서 있는 차종을 세계 표준으로 삼고자 애쓴다. 하이브리드카의 선두 주자는 역시 일본이다. 1997년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카를 선보인 뒤 고연비와 친환경성을 겸비한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륜차와 일반 자동차의 중간 모델인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내놓는 등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미국은 자율주행과 융합된 전기차로 가는 중이다. 전기차 혁신 기업인 테슬라를 비롯해 기존의 ‘빅 3’ 메이커들도 양산형 차량을 내놓고 있다. 충전소 같은 인프라는 물론 정부 차원의 다양한 인센티브로 시장을 키우고 있다. 정부와 기업,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의 융합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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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 사태를 겪은 유럽은 디젤차 중심에서 완전한 친환경차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다. 독일은 이미 경쟁력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는 물론 양산형 전기차 보급으로 친환경차 사회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오는 2025년 자국에서 모든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지하고 전기차 시대로 가겠다고 밝혔다. 중국도 7년 전부터 전기차를 최고의 미래 자동차로 선언하고 정부 차원에서 총력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 53만 대 중 22만 대가 중국에서 판매됐다. 정책 면에서 한국보다 3~4년 앞서 있고 기술적으로도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생산된 자동차 4대 중 3대를 수출하는 한국으로선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술과 인프라 양쪽에서 세계 흐름과 표준을 따라잡아야 한다. 하지만 둘 다 갈 길이 멀기만 하다. 지난해 말까지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는 고작 4300대다. 공공 급속충전기는 340기에 불과하다. 일본의 급속충전기 6000여 기, 공공 완속충전기 1만6000기와 비교하기 어렵다.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 대신 디젤승용차가 최고의 인기를 끄는 건 정부의 인센티브가 충분치 않은 탓이 크다. 친환경차의 테스트 베드가 돼도 부족할 판에 세계 흐름에서 한참 뒤떨어져 있는 현실이다.

지금이라도 선진국을 따라잡으려면 몇 가지에 유념해야 한다. 우선 한국형 모델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국민의 70%가 공동주택에 살고 도로가 좁은 특성을 고려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동형 충전기를 늘리고 공용 주차장 바닥은 물론 길거리 전봇대에 충전 콘센트를 설치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둘째로 전기차 등 친환경차 소유자를 위한 더욱 강력한 인센티브 정책이 있어야 한다. 보조금 확대는 물론 전기차의 버스전용차로 주행 허용과 같은 강력한 유인 프로그램을 검토해야 한다. 셋째로 정부의 컨트롤 타워를 재정립해야 한다. ‘뻥연비 논란’에서 보듯 자동차 관련 부처가 3개로 나뉘어 시너지보다 부처 이기주의가 두드러진다. 이래선 적절한 정책 타이밍과 강력한 추진력을 확보하기 힘들다. 친환경차를 타야 할 이유를 국민에게 알리는 것은 당연하고도 필수적인 요소다. 같은 정책이라도 효과와 속도를 촉진할 수 있다. 어쩌면 지금이 친환경차에서 한국이 주도국이 될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세계적 수준의 미래차 원천기술 확보와 국내 친환경차 시장 활성화를 위한 자동차 산업과 정부의 협업이 절실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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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