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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만난 사람] ‘코리아펀드 운용 스타’ 베트남 외치며 전국 도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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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베트남 펀드 열풍이다.

올 들어서 22개의 펀드가 새로 설정됐다. 비과세 해외펀드 제도가 도입된 2월 이후 최근까지 1300억원이 몰렸다. 바람의 근원지는 수익률이다. 연초 이후 베트남 펀드의 대부분이 20% 안팎의 수익을 거뒀다. 바람에 열기를 더한 건 존 리(58·사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다. 직접 마이크를 잡고 전국을 돌고 있다. 다음달 5~9일 판매하는 ‘메리츠베트남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의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다. 10년 동안 환매가 어려운 폐쇄형 펀드인데다, 지난해 1조7100억원을 끌어모은 운용 업계의 스타가 나서 화제다.

그러나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10년 전 불어닥친 첫 번째 베트남 펀드 열풍에 원금이 반토막이 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성장성은 부인할 수 없지만 시장 과열은 폭락의 전조일 수 있다. 30일 존 리 대표를 서울 북촌 사무실에서 만났다.
 
왜 베트남이냐 특별한 인연이 있나.
“30년 전 스커드자산운용에 있을 때 베트남 정부 사람들이 찾아온 적이 있다. ‘코리아펀드’처럼 베트남 펀드를 만들어 달라고 하더라. 그땐 여건이 성숙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항상 지켜봤다. 코리아펀드의 성공을 재연하고 싶었다. 베트남은 한국의 30년 전과 닮았다. 성장성은 말할 것도 없고 높은 교육률과 저축률, 심지어 몽고반점까지. 게다가 도시화율이 30%에 그친다. 외국 기업의 투자 러시가 시작됐다. 애플도 1조원을 투자한다고 하지 않나 .”
2006년에도 ‘베트남은 30년 전 한국’이라며 돈이 몰렸다. 그렇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10년 전에는 시장은 작은데 너무 많은 돈이 몰렸다(※당시 베트남 증시 시가총액은 7조원이었다). 베트남 증시의 외국계 자금의 절반은 한국 돈이라는 말까지 돌았다. 2008년 리먼 쇼크도 있었다. 지금은 시총이 70조원이다. 물가는 안정됐고, 성장률은 7% 수준이다. 전세계에서 이 정도의 성장성을 가진 시장이 별로 없다. 그래서 내 자산의 많은 부분을 투자하겠다고 한 거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이냐고? 나도 모른다. 주식시장에서 타이밍을 맞추기는 불가능하다. 주식은 오를 때도 있고 내릴 때도 있다. 분명한 건, 베트남에 좋은 기업이 많다는 점이다.”
운용사 대표가 설명회 다니는 게 이례적이다.
“판매사에서 적극적이지 않다. 수수료 구조가 안 좋다. 우리 펀드는 판매사가 매년 떼어 가는 판매 보수가 없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좋지만 판매사 입장에선 우리 펀드를 팔 이유가 없다. 그러니 내가 나선 거다.”
현장 반응은 어떤가.
“여유 자금으로 장기 투자, 노후 대비 목적으로 베트남 같은 성장성 높은 시장에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다. 물론 한두 명은 최근 ‘메리츠코리아주식펀드’ 수익률이 왜 그렇냐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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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중에도 원금 까먹었다는 사람이 있다.
“설명회에서 메리츠코리아주식펀드 얘기 나오면 걱정하지 말라고 답한다. 이 펀드는 단기 투자 상품 아니다. 1년 수익률만 놓고 우리 펀드를 ‘바이코리아펀드’에 비교하기도 하던데 불쾌하다. 운용 철학 자체가 다르다. 우리는 기업의 펀더멘탈을 보고 장기 투자한다. 기다려야 하는데 언론이 단기 투자를 부추긴다.”
과거 인기를 끌었던 펀드에 투자했다가 실패를 맛본 경험이 많아서일 듯 싶다.
“노후 준비를 위해 여유 자금으로 장기 투자한다면 주가가 빠질 때 오히려 더 사야 한다. 과거 외환위기 때 코리아펀드 자산의 40%가 하루 아침에 날아갔다. 어떤 외국인 투자자도 나에게 문제제기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사고 싶어해 증자했다.”
베트남 펀드에 신경 쓰느라 메리츠코리아주식펀드는 소홀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나는 펀드매니저가 아니다. 운용은 매니저가 한다. 내가 간섭하면 그게 오히려 문제다. 펀드에 삼성전자가 없다고 내가 사라 마라 할 수 없다.”
‘존 리가 한다’고 해서 투자한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베트남 펀드도 존 리가 한다고 해서 관심이고. 그런데 매니저가 한다니…
“줄곧 말해왔다. 나와 20년간 철학을 공유하는 우리 운용팀이 하는 거라고. 오해한 투자자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우리의 운용 철학에 공감한 투자자라고 생각한다. 베트남 펀드 설명회도 매니저들과 같이 다니며 투자자들에게 소개한다.”
운용은 매니저가 하고 책임은 대표가 지나.
“책임진다고 말할 수는 없다. 고객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이 맞겠다. 나는 매니저를 관리하는 일을 한다.”
10년 폐쇄형이다. 돈이 묶인다는 걸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
“주식 뿐 아니라 기업공개(IPO) 종목이나 국채에 투자한다. 돈이 들락날락하면 제대로 된 투자를 할 수 없다. 코리아펀드도 폐쇄형이었다. 그게 개방형이었으면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없었다. 그리고 설정 후 증시에 상장하기 때문에 환매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환매하고 싶다면 시장에서 팔면 된다.”
베트남 현지 사무소도 없지 않나.
“코리아펀드 운용할 때 뉴욕에서 나 혼자 했다. 한국에 사무실 없었다. 당시 SK텔레콤을 투자할 때 동료 텔레콤 애널리스트에게 사도 되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사서 절대로 팔지 말라고 하더라. 남들은 10만원 넘어가니까 정리했지만 나는 5만원에 산 주식을 440만원에 팔았다. 현지 사무소 운용에 돈 쓸 필요 없다. 이미 현지 진출한 증권사의 리서치 역량을 활용하면 된다. 베트남에 투자한다고 베트남에 있는 것보다 한국에서 업종 애널리스트와 투자의견을 수시로 교환하는 게 오히려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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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