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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석의 내 마음속 몬스터] 누군가를 시기하는 당신도 다른 사람 ‘롤 모델’일 수 있다

서천석의 내 마음속 몬스터’를 시작합니다. 분노, 질투, 외로움, 조바심. 나를 스스로 괴롭히며 상처를 주는 내 마음속 몬스터들입니다. ‘서천석의 내 마음속 몬스터’를 통해 내 안의 몬스터를 발견하고 이해하며 화해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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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공평해야 한다’ 는 건 이상이지 현실은 달라
상대방 탓·원망만 해선 어떠한 자기 발전도 못 이뤄
부러움의 대상에게 배울 수 있을 때 미래의 길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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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털루와 트라팔가르』?
제목은 프랑스와 유럽 국가들 사이에 있었던 전투명을 땄지만 전쟁 장면은 없다. 대신 겁 많은 두 병사의 평화롭고 유머러스한 일상을 통해 ‘차이’와 ‘충돌’에 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왼쪽 그림은 이 책 속의 삽화.미메시스, 1만3000원.

질투와 시기는 구별하기 어렵다. 시인 김소연은 『마음 사전』에서 ‘질투는 자신이 못 가진 것을 향하는 감정이지만 시기는 자기가 갖고 있으면서도 생기는 탐욕’이라고 정의했다. 그에 따르면 질투는 사랑과 동경 때문에 생기기에 삶의 원동력이 되지만, 시기는 반목과 질시 때문에 생기는 감정으로 폭력을 낳고 자신을 파괴시킨다. 한 마디로 질투는 좋은 것이고 시기는 나쁘다.

그러나 이것은 그만의 자의적인 정리다. 베스트셀러 『꾸페 씨의 행복여행』을 쓴 정신과 전문의 프랑수아 를로르는 정반대로 이야기한다. 그는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분석하며 이아고를 시기의 아이콘으로, 오셀로를 질투의 아이콘으로 정의했다. 베네치아 귀족인 이아고는 터키 군을 무찌르고 영웅이 된 오셀로를 시기한다. 그래서 끔찍한 음모를 꾸며 오셀로가 젊은 부관 카시오에게 사랑하는 부인 데스데모나의 사랑을 빼앗긴다는 질투심에 사로잡히게 한다. 질투에 눈이 먼 오셀로는 파멸적인 행동을 저지른다. 를로르에 따르면 자신이 지키고 싶은 무언가로 인해 우리는 질투를 느끼고, 자신이 갖지 못한 무언가 때문에 시기심을 갖는다.

사실 대부분의 언어권에서 ‘질투’라는 말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기에 이런 혼란은 불가피하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이 나 아닌 다른 누군가를 바라볼 때 느끼는 감정에도 질투라는 말을 사용하고 사촌이 땅을 사서 배가 아플 때도 질투가 난다고 말한다. 질투는 내가 가진 것, 갖지 못한 것 모두를 향하는데 그 이유는 그 어느 것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때가 많기 때문이다. 부모에게서 멋진 선물을 받은 동생을 보고 화가 난 여섯 살 형의 감정은 질투일까 시기일까? 내가 독점하던 부모의 사랑을 동생에게 빼앗긴 것에 화가 난다는 점에서 질투로 볼 수 있지만, 나는 못 받고 동생만 받은 선물에 화가 난 감정은 시기라 말할 수 있다. 현실에서 질투와 시기는 이처럼 함께 나타나고 명확히 구별되지 않을 때가 많다.

우리는 종종 내가 갖지 못한 무언가를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민주주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은 ‘세상은 공평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이 신념은 당위이기에 얼핏 듣기엔 정의롭지만 실은 비합리적이다. 그래도 신념은 강한 힘이 있고, 이 신념에 비춰본다면 내가 갖지 못한 것은 상대가 과도하게 차지한 것이다. 내가 재능이 없고 운이 없더라도 그냥 내가 재능과 운이 없는 거라 말할 수 없다. 상대가 내 재능과 행운을 빼앗아가 독점한 것이다.

신은 무엇이든 공평하게 분배해야 하는데 그가 너무 많이 차지했다. 그것은 내가 갖지 못한 것이 아니라 내 것을 빼앗긴 것이다. 세상에 좋은 재능을 독점하고 좋은 운을 다 차지하다니! 그러면 내가 받을 운은 남지 않잖아! 이런 사고의 흐름이라면 질투와 시기는 명확히 구별하기 어렵다. 조금 온건한 사람들은 타협안을 찾는다. 지금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상대가 갖지 못한 다른 장점을 내가 갖고 있을 것이라고 믿거나 언젠가, 최소한 다음 생애서라도, 내게도 공평하게 행운이 따를 것이라고 기대하며 견딘다.

그렇다고 내가 갖지 못한 것을 상대가 가졌을 때 모두가 적대적인 감정만 느끼는 것은 아니다. 종종 상대를 공격하기보다 스스로를 공격하는 사람도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나는 왜 이 모양인가’ ‘왜 이것밖에 안 되나’ 스스로 탓하며 우울해한다. 아이와 따뜻하게 교류하는 행복한 부모를 보며 저런 것은 다 위선이고 별 소용도 없다고 적대적으로 깎아 내리는 부모도 있지만, 나는 왜 이것밖에 못하나 스스로를 원망하며 아이의 미래를 비관하는 부모도 있다. 시기심의 칼날은 상대를 향할 때도 있지만 자기를 향할 때도 있는데, 두 경우 모두 파괴적이고 어떤 발전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반면 긍정적으로 발현하는 시기심도 있다. 언젠가 부모교육을 하면서 한 부모에게 들은 말이다. “아무래도 저는 저 부모처럼 하지는 못할 거예요. 저 사람은 정말 타고난 거예요. 아니면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교육을 잘 받았던가요. 너무 부러워요. 저 정도는 안 될 테니 속상하긴 한데 그래도 그 사람을 모델로 삼아서 따라 배우려고요. 그러면 저도 지금보다는 나아지겠죠.” 물론 겉으로 드러내는 이 말이 그의 감정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속으로는 부러움을 넘어서 상대를 얄미워할 수도 있다. 집에서는 맥주 한 잔 마시며 스스로를 자책하고 더 원망할지도 모른다. 노력해도 일이 안 풀리거나 상대가 자기보다 월등히 나은 결과를 보이면 부정적인 감정은 일시적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그에겐 최소한 부정적인 것이 전부는 아니다. 상대를 존중하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

시기심이 절정에 오른 순간 우리는 내가 갖지 못한 것을 상대만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 나는 없고 상대만 가진 것이다. 그런데 정말 나에겐 없는 것일까? 비록 지금은 상대에 비해 부족하지만 나 역시 가질 수 있다. 상대만큼 많이 갖지는 못할지라도 내가 만족할 만큼은 가질 수 있을지 모른다. 수십 개의 물통을 갖고 있다면 더 안심이 되겠지만 내게 필요한 몇 개의 물통만 가져도 우리는 편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괴로움에 스스로를 공격하고 타인을 원망하지 않고 현실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

부정적인 시기심은 내가 가진 성장의 가능성, 발전의 욕구를 모두 상대방에게 투사해버린 상태다. 우리는 부정적인 마음만 투사하지 않는다. 긍정적인 마음도 투사한다. 내 가능성까지 모두 상대에게 투사하고 나면 나는 성장할 수 없고 상대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나는 행복할 수 없고 상대만 점점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상황에서는 상대방을 무너뜨리는 방법 말고는 해결책이 없다. 상대를 원망하고 탓하고 공격해야 한다.

하지만 내게도 분명 성장의 가능성이 있다. 아직은 충분히 개발되지 않아서 그저 가능성이지만, 가능성이기에 어떻게 뻗어나갈지 모를 성장의 힘이 있다. 지금은 어둠 속에 희미하고 미숙해 보이지만, 지금이 바닥이기에 더 발전해서 나를 행복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이런 미숙함이, 가능성이 나의 힘이다. 상대방이 부럽다면 내 마음이 그 방향을 원한다는 의미다. 해를 향해 나뭇가지가 끌려가듯 우리도 부러워하는 무언가에 끌린다. 이제 그곳을 향하면 된다.

상대방은 내 시기심의 대상이지만 나의 길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부럽다는 건 원한다는 것이고, 원하기에 우리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방향도 있고 에너지도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믿음이다. 내 소중한 가능성을 상대방의 것이라 생각하지 말자. 그것은 내 것이다. 믿음은 미래에 대한 확신이 아니다. 내게 출발할 힘이 있고 나에게 가능성이 있음을 안다면 그것으로 믿음은 충분하다.

서천석 1969년생. ‘아이와 부모의 마음을 잘 다독여주는 의사’로 유명하다. 서울대 의대와 대학원을 졸업한 후 ‘마음의 병의 뿌리는 어린 시절에 있다’는 걸 깨닫고 소아청소년정신과 의사가 됐다.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 『우리 아이 괜찮아요』 등 육아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서울신경정신과 원장이자 행복한아이연구소 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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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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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