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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기업] 규제 개선, 신산업 발굴 … 경제 재도약 동력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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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는 정유·석유화학·윤활유 등 기존 사업을 철저히 분석하는 브이(V)프로젝트로 석유수출 제품의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또 탄소섬유보다 충격에 강한 복합소재 ‘탄소섬유LFT’를 개발하는 등 R&D를 통해 신시장 창출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 GS칼텍스]

2년 전 정부는 자동차 튜닝 산업을 활성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엄격하고 까다로운 규제 때문에 성장하지 못한 튜닝 시장을 키우기 위해 규제를 대대적으로 손보겠다고도 발표했다. 튜닝 동호회 회원이 5만명 이상으로 늘고 관련 튜닝샵과 전문가들도 늘어난 반면, 관련 법에 튜닝이란 개념이 반영된 건 2014년 초였다. 그만큼 제도가 신산업의 등장을 뒤쫓기 바빴다. 자동차 생산량은 세계 5위이지만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인 자동차 튜닝에선 세계 시장의 1%도 안될 만큼 튜닝에서 한국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2년이 지난 지금 튜닝 시장은 이전에 비해 활기를 띄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자동차 튜닝 시장이 현재 2조~3조원 규모로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꾸준히 규제를 풀며 튜닝 대상을 확대한데다가 최근엔 전기차 튜닝을 활성화한 효과다.

◆까다로운 규제탓, 신산업 육성 속도 저조=하지만 시장에선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한다. 성능과 안전성 인증을 받은 튜닝 부품도 다시 복잡한 승인을 거쳐야 하고, 컨버터블이나 리무진 등 구조변경이 필요한 튜닝은 불법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또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튜닝 전문가가 적어 피해를 보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문제도 있다. 신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장기적 안목 없이는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튜닝산업은 한가지 예에 불과하다. 최근 들어 이같은 신산업을 발굴해 경제 재도약의 에너지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철강·해운·조선 등 수십년 간 한국 경제를 견인했던 산업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정보기술(IT)과 기존 산업이 융합해 4차 산업혁명에 비견될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자동차 튜닝처럼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 시장을 발굴하는 동시에 바이오·신재생에너지·사물인터넷(IoT)·스마트카 등 기술경쟁이 치열한 영역에 과감한 투자와 도전이 필요하다.

◆정부는 규제 개선해 기업의 투자 유도해야=정부는 지난 4월 신산업 육성을 위해 정책자금 80조원을 투자하고 R&D 세제 혜택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7월엔 집중 육성 대상으로 스포츠산업·VR산업·반려동물 산업 등을 꼽기도 했다. 하지만 20세기 후반 산업화 시절처럼 정부의 육성만으로 산업이 커지는 시대는 지났다. 정부는 대못 규제를 개선하고 적절한 지원으로 민간의 자생적인 투자와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일본은 세계에서 장수 기업이 가장 많은 나라다. 2012년 기준 200년 이상된 장수기업이 3900개가 넘는다. 한국은 없다. 기업이 오래 살아남고 해당 산업 전반이 성장하려면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그래서 일본엔 변신에 능한 혁신기업들도 여럿 있다. 지난해 톰슨로이터가 뽑은 세계 100대 혁신 기업 중 일본은 미국(35개)보다 많은 40개 기업이 리스트에 포함됐다.

정부 '손톱 밑 가시 제거' 발표 이후
튜닝시장 2조~3조원 규모로 성장
기업은 조직 개편, 투자 늘리고
글로벌 무대로 영역 넓혀 나가야


올해 창업 83년째인 후지필름은 디지털 카메라 등장으로 위기를 겪었지만 이젠 LCD TV 소재 개발부터 바이오·화장품·디지털기기 등 다양한 사업을 하는 기업으로 변신했다. 1926년 설립돼 레이온 등 섬유 생산기업에서 탄소섬유를 비롯한 첨단 소재 개발 기업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도레이 역시 일본 혁신기업의 대표주자다. 최근 일본 정부가 엔저를 유도하는 통화정책으로 기름을 붓고는 있지만, 역사가 80~90년이 넘는 기업들의 혁신은 엔저 지원사격 만으론 설명할 수 없다.

◆국내기업 미래대비 산업 구조 개편 뛰어들어=국내에서도 대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를 위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말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한 전장사업팀을 통해 IT와 자동차의 결합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기·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 등 자동차 부품 사업 체제를 갖춘 계열사들과의 협업은 삼성 전장사업팀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해외 우수 서비스와 기술에 대한 투자·인수를 전담하는 조직을 설립했다. 전기차 시장 세계 1위인 중국 BYD에 대한 5000억원의 지분투자는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이달 초에는 이태리 피아트 계열 자동자부품업체인 마그네티 마렐리를 삼성전자가 인수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LG그룹은 태양광·2차 전지 등 신성장 사업에 1조원 이상을 새로 투자한다. 특히 2차 전지 분야에선 올 한해 8000억원을 설비 투자에 투입해 전세계적으로 급성장하는 ESS(에너지저장장치용) 시장을 노리고 있다. ESS는 전력 사용량이 적을 땐 비축하고, 사용량이 많은 시간에 전기를 공급하는 식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장비다. LG화학은 최근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미 항공우주국(NASA)과 우주탐사용 우주복에 들어갈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120주년을 맞은 두산은 최근 2년간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확보한 3조원으로 올해 하반기 재도약 계기를 만들 예정이다. 지난 7월 두산중공업이 미국의 ESS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보유 업체(원에너지시스템즈)를 인수하면서 ESS 사업 경쟁력을 높였다. 또 두산밥캣이 지난 16일 한국거래소 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상장(IPO)도 연내에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 기반 다진 기업 글로벌 무대로 진출해 영역 넓혀=CJ그룹은 바이오·생명공학 등 국내에서 기반을 다진 사업의 무대를 글로벌로 옮기고 있다. 지난 23일 CJ제일제당은 미국 바이오벤처 메타볼릭스의 지식재산권과 설비 등을 인수하며 동물사료용 아미노산 시장과 바이오 신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 특히 지난 광복절 특사로 이재현 회장이 사면되면서 과감한 투자가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많다.

IT와 기존 산업이 융복합하는 데 필수 인프라를 공급하는 통신사들도 통신료 수입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유료이던 국내 1위 네비게이션 T맵을 개방하고 모바일 생활금융 플랫폼 구축을 위해 하나금융지주와 합작사를 세우는 등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KT는 기가급(Gbps) 속도의 통신에 클라우드·빅데이터·통합제어를 결합해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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