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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청소기에서 세계 여성 비즈니스 리더까지, 한경희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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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공동대표로 선임된 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 [사진 한경희생활과학]



다음달 1일 한국에서는 조금 특별한 단체가 설립된다. 세계여성이사협회, 영어로 Women Corporate Directors라 불리는 단체의 한국 지부다. 코카콜라ㆍHPㆍ프록터앤드갬블(P&G)ㆍJP모건 등 주요 기업 등기이사 1만여명으로 구성된 단체다. 전 세계에 70여개 지부가 있으며 이번에 한국에도 설립된다.

세계여성이사협회(WCD)의 초대 공동회장을 맡은 사람은 ‘스팀청소기의 신화’로 불리는 한경희(52) 한경희생활과학 대표다. 한 대표는 집에서 가사 노동을 하던 중 아이디어를 얻어 스팀청소기와 스팀다리미를 개발해 공전의 히트를 친 뒤 대기업급 생활가전 업체를 일궈 냈다. 한 대표는 중앙일보 EYE24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능력있는 여성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WCD 한국 지부를 설립하게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하는 일문일답.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가 1일 발족한다. 한국지부의 공동대표를 맡았는데, 어떤 단체인지.
”WCD는 전 세계 70여 개국에 지부를 둔 글로벌 기업의 여성 이사들로 구성된 비즈니스 리더 커뮤니티다. 1만 곳의 이사들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발족하는 WCD 한국지부는 푸르덴셜생명 손병옥 회장과 내가 공동대표로 설립했다. 국내 여성 이사회 멤버들의 활동을 증진하고 능력있는 여성 리더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창업 과정은 지금도 회자된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왜 공무원을 마다하고 사업에 뛰어들었나.
”결정적으로는 가사 노동의 어려움 떄문이었다. 맞벌이를 하더라도 가사노동은 여전히 여성의 몫이 크다. 그 중에서도 ‘무릎 꿇고 청소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온돌문화인 한국 가정에서 서양인의 니즈에 맞춘 가전으로는 주부의 삶이 힘들었다. 이 때문에 직접 개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스팀다리미 등으로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하지만 공학도 출신도 아니라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우주에 로켓도 쏘아 올리는 세상에 청소기를 개발하는 것쯤이야’ 라는 마인드로 사업을 시작했다. 사실 창업을 한 것도 지인인 엔지니어가 사업비 5000만 원에 6개월 정도면 스팀다리미를 충분히 만들 수 있겠다는 말을 해줘서다. 그 길로 사표를 내고 집 담보로 1억원을 대출받았다. 생각보다 제품 개발이 쉽지 않아 개발비로만 거의 10억원이 들었다. ‘바지사장’ ‘걸어다니는 민폐’ 등의 비아냥은 물론이다.“
 
사업하면서 빚은 얼마나 져 봤나.
”사업 초기에는 시부모와 친정 부모 등의 집을 모두 저당잡혀 빚이 8억원대까지 달했다. 온 가족이 길바닥에 나앉을 뻔 했다.“
그래도 결국 성공했다. 비결이 뭐였나.
”스팀청소기가 대박을 냈다. 2001년 개발에 성공해 2003년 출시해 지금까지 약 1000억원의 매출을 냈다. 대기업이 사실상 독점하는 가전 시장에서 이례적일 것이다. 여성의 입장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여성들의 마음을 읽어낸 것이 비결이다. 여성 CEO로서의 장점, 디테일에 강한 성격 등도 분명 강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물론 품질에 대한 자부심도 있다.“

육아와 병행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 같은데.
”가족들과 보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래서 원칙을 정했다. 일할 때 집중해서 일에만 시간을 투자해서 일하되, 저녁과 주말에는 가족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일이 있더라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또 과제를 함께 하기도 했다. 벅차다고 느낄 때도 있었지만 일하는 엄마, 회사를 대표하는 여성으로서도 가정이 중요하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
 
WCD 한국지부에서는 어떤 활동을 할 계획인가.
“공공기관과 상장기업 이사회 내 여성 이사의 비율을 확대하기 위한 여성임원 쿼터제 도입을 위한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을 수록 기업의 재무성과가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능력 있는 여성 리더들이 기업의 주요 결정을 위한 이사진에 참여해 기업가치와 성과를 올리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또한 여성 인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세계 여성 리더 간의 정보와 아이디어 교류에도 앞장서겠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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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