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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년 전 나라 잃은 오늘…조기 게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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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년 전 오늘, 대한제국은 국권을 빼앗겼다.

대한제국의 총리대신 이완용이 일본 총독 데라우치와 합의한 병합조약이 공포된 날이다. 대한제국이 선포된 지 13년 만이었다.

조약을 성사시킨 이완용은 일제로부터 백작의 작위와 은사금을 받았다. 그가 받은 은사금은 15만원. 지금 가치로 환산하면 약 15억원 정도다. 일제는 황실 가족과 고위 관료 등 76명에게 병합조약을 체결한 공로로 작위와 은사금을 수여했다. (이 중 유길준 등 8명은 작위 수여를 거부하고 이를 반납했다)

순종 황제는 '이왕'으로 격하됐다. 경찰과 군대가 해산됐다. 대한제국의 통치권은 '완전하고도 영구히' 일본에 넘어갔다. 1910년 8월 29일에 공포된 '한일병합조약' 제 1조에 나오는 단어다. 최근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관한 한일 정부의 합의문에 나온 '불가역적'이란 말과 이음동의어다.

일제가 강제로 외교권을 박탈한 을사늑약(한일협상조약, 1905년 11월 17일)이 체결된 지 5년만에 일제강점기가 시작된 것이다. 바로 '경술국치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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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조선을 강제 병합한 뒤 서울 남산의 국사당(國祀堂)을 없애고 지은 조선 신궁. 조선의 백성들에게 경술국치의 대표적인 장소였다.

경술국치일은 내세울 만한 기념일은 아니다. 그래서 공식기념일로 지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픈 역사도 엄연한 역사다. 중요한 건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말자'는 다짐을 되새기는 일이다. 경술국치일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경술국치일을 기억하자는 의미로 이날은 조기를 게양한다. 법으로 정해져 있진 않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이 조례로 정하고 있다. 부산ㆍ울산ㆍ충청남도를 제외한 13개 시ㆍ도가 경술국치일을 국기게양일로 지정했다.

광복회 차원의 행사도 열린다. 광복회는 오전 11시 국립 서울현충원에서 추념식을 연다. 추념행사에는 만세 삼창에 이어 참가자들이 식은 죽을 나눠 먹는다. 밥이 아니라 식은 죽으로 끼니를 때움으로써 나라를 잃은 슬픔을 되새기자는 의미다. 올해로 6년째 이어오고 있다.

박유철 광복회장은 "일본의 우경화와 역사 왜곡이 심화되고 있고, 건국절 제정 논란으로 국론이 분열된 상황에서 경술국치일을 계기로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일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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