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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통합” 외칠 때, 이종걸·김상곤은 자리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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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운데)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차 정기 전국대의원대회’에 참석해 김원기 고문(왼쪽 둘째)과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병석 의원, 김 고문, 문 전 대표, 우상호 원내대표, 진영 의원(우 원내대표 뒤쪽은 문희상 의원). [뉴시스]

신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대표 수락연설 도중 차기 대선주자군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했다.

“김부겸 의원님, 문재인 전 대표님, 박원순 시장님, 손학규 고문님….” 이 대목에서 그는 전남 강진에서 칩거 중인 손 전 고문을 의식한 듯 “듣고 계시죠?”라고 묻곤 “안희정 지사님, 이재명 시장님…”까지 열거했다. 그러곤 “공정한 대선 경선, 반드시 중심을 잡고 지키겠다. 공정하고 깨끗한 경선, 우리 정당사에 길이 남을 역동적인 경선을 함께 만들어내자”고 말했다. 차기 대선주자 이름을 가나다순으로 부르면서까지 균형을 잡으려 한 흔적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 순간 전당대회장인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는 문 전 대표나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등 대선주자군은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들은 오후 7시쯤 추 대표 선출이 확정되기 이전 하나 둘씩 자리를 떠났다. 이미 예견된 승리여서일지 모르겠다.

추 대표의 경쟁자였던 이종걸·김상곤 후보 역시 행사장을 떠나고 없었다. 추 대표와 신임 최고위원들끼리만 꽃다발을 들고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추 대표가 이·김 후보의 손을 잡고 번쩍 들어 올리는 장면이 없었으니,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한 버니 샌더스 후보가 승자인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는 연설 장면도 당연히 볼 수 없었다.

이날 전대 결과는 오후 2시쯤 후보들이 입장할 때부터 알 수 있었다. 사회자가 행사장에 들어서는 김상곤, 이종걸, 추미애 후보의 이름을 외칠 때 유독 ‘추미애’라는 이름에만 큰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문 전 대표 시절 입당한 권리당원들은 선거 기간 중 온라인을 무대로 ‘추미애 당 대표, 양향자 여성위원장, 김병관 청년위원장, 송현섭 노인위원장’이란 리스트를 만들어 당선 운동을 벌였다. 족집게처럼 이 명단이 실제 당선자 명부가 됐다.

새누리당에 이어 더민주가 전대를 끝내면서 여의도의 1, 2당이 모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졸업하고 정상적인 지도체제로 돌아갔다. 하지만 다시 비정상적 비대위 체제로 되돌아갈 위험은 도사리고 있다. 여야를 통틀어 2000년 이후 임기를 채운 대표는 4명(여권 박근혜-강재섭-황우여, 야권 정세균)에 불과하다. 지난해 2·8 전대에서 뽑힌 전임 문 전 대표가 4·29 재·보궐 선거에 패배하면서 사퇴 논란에 휩싸인 것처럼 추 대표도 ‘미니 총선’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4월 재·보선 심판 무대를 앞두고 있다. 결국 추 대표가 순항할 수 있을지 가늠할 여부는 비주류와의 진정성 있는 소통 여부가 될 것 같다.

누구나 승리 후엔 통합을 말한다. 추 대표도 수락연설에서 “강력한 통합으로 강한 야당을 만들어 내라는 명령을 천명으로 알고 받들겠다”거나 “이제 당을 가을 전어처럼 통통하게 살찌워서 집 나간 당원들이 다시 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대의원 추유진(66·서울 노원구)씨는 “새누리당이 호남 출신인 이정현을 대표로 했으니 우리는 대구 사람인 추미애가 되는 게 괜찮다”고 흡족해했다. 하지만 대전에서 온 박헌철(73)씨는 “추 대표 시절에는 친노, 친문, 주류, 비주류, 이런 소리가 없어져야 할 텐데…”라고 걱정했다.

아마 승자의 환호만 울리고, 패자의 승복과 축복의 다짐은 들리지 않았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김성탁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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