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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대학’ 근거도 안 밝힌 채…이의신청 1주일 준 교육부

지난 26일 A대는 교육부로부터 2장짜리 공문을 받았다. 공문엔 이 대학이 지난해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D등급(재정지원 제한)을 받은 뒤 이번에 이행점검을 받은 결과 재정지원 제한 대학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대학 기획처장은 “이행점검 점수는 확인했으나 뭐가 부족해 이번에 재정지원 제한에 남았는지 아무런 설명이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한 사립대 총장은 "4년제대 10곳, 전문대 15곳이 제한 해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구조개혁 D·E등급 받은 66곳 중
41곳은 재정지원제한 안 풀릴 듯
“교육부에 밉보일라” 이의신청 포기
평가영역 막판 추가해 졸속 논란도
교육부 “작년 원칙 밝히고 4월 공지”

교육부는 지난해 대학구조개혁평가 하위 등급(D·E) 66개대(4년제대 32개, 전문대 34개)에 대해 재정지원 제한 대학 해제 여부를 지난 25~26일 통보했다. 66개대는 지난 1년간 교육부 컨설팅을 받고 개선계획을 세웠으며, 실행 결과를 이번에 평가받았다. 평가는 개선계획의 적절성, 계획 이행도, 미흡한 지표 재점검 등 3개 영역으로 나눠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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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에 재정지원 제한에서 벗어난 대학이나 그렇지 못한 대학이나 무슨 이유로 그런 처분을 받았는지 정확한 정보나 근거를 알 수는 없었다. 각 대학이 받은 점수와 이의신청 기간(30일 오후 4시까지) 안내만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타 대학과의 점수나 등수 비교는 불가능했다.

B대는 1·2영역에선 80점대 중반을 넘는 점수를 받았지만 3영역에선 기준 점수에 못 미치는 60점대를 받았다. 이 대학 기획처장은 “대강의 순위를 알아야 이의신청 여부를 결정할 건데 영역별 점수만 달랑 있다. 순위를 알려면 전 대학을 다 조사하라는 건데 이런 ‘갑질’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C대 대외협력실장은 “교육부 실사단이 두세 차례 나올 때마다 우리 대학을 두고 ‘모범답안’이라고 해 놓고선 정작 재정지원 제한에서 못 빠져나왔다”고 했다.

이러다 보니 아예 이의신청을 포기한 대학도 나왔다. D대 총장은 “이의신청 기간이 일주일밖에 안 되는데 이건 반론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E대학은 교육부 통보 직후인 26일 전체 교무위원이 3시간 동안 열띤 토론을 벌였지만 “교육부에 밉보이면 안 된다”며 이의신청을 포기했다.

대학들은 통보 방식뿐 아니라 평가 과정 자체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F대 기획처장은 “처음 컨설팅 때는 1·2영역만 평가하기로 해 놓고 지난 5월에야 뒤늦게 교육부가 3영역을 평가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불과 몇 달 만에 지표의 개선 여부를 평가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재정지원 제한에서 벗어나지 못한 청주대도 3영역이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한 책임으로 김병기 총장과 교무위원 15명 전원이 26일 사퇴했다. 이 대학의 한 교무위원은 “ 단시간 내 개선이 불가한 지표들을 1년도 안 돼 재평가하는 것은 교육부의 마음에 안 드는 대학은 버리겠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해숙 교육부 대학평가팀장은 “미흡한 지표에 대해 개선계획을 세우고 실행을 한 결과를 평가하는 건 당연하다. 기간이 짧아 지표의 개선도를 살피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평가 원칙상 3영역은 필수”라고 말했다. 뒤늦게 3영역을 평가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지적에 대해선 “지난해부터 원칙을 밝혔고 4월부터 3개 영역을 구체화해 공지했는데 대학들이 이 부분을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박형수·전민희·정현진 기자, 청주=최종권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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