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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세상 달라진 걸 알아야 욕을 먹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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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수
JTBC 디지털뉴스룸 부장

성공인지 실패인지 평가하기 힘든 2016 리우 올림픽이 끝난 지 일주일이다. 금메달 수(9개)는 목표(10개 이상)에 못 미쳤지만, 종합 순위(8위)는 목표(10위 이내)를 달성한 모호한 상황이 성패를 따지기 어렵게 만들었다. 올림픽을 대하는 달라진 세태도 그런 상황을 한몫 거든다.

사상 첫 전 종목 금메달의 양궁 대표팀, 10대 14에서 15대 14로 믿지 못할 역전 우승의 펜싱 박상영, 올림픽 사격 3회 연속 금메달의 진종오, 부상 속에 커리어골든슬램(그랜드슬램+올림픽 금)을 달성한 골프 박인비. 다들 그전처럼 이번에도 큰 박수를 받았다.

이번엔 레슬링 김현우와 태권도 이대훈 같은 동메달리스트, 리듬체조의 손연재 같은 메달권 밖 선수, 여자 배구처럼 조별리그 통과에 그친 종목 선수들도 금메달리스트 못지않게 조명받았다.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 상대에게 축하를 건네는 품성, 부단히 도전하는 노력, 악조건을 견뎌낸 의지. 달라진 세상은 더 이상 메달에만 환호하지 않았다.

긍정적인 일만 달라질 리가 없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넘어갔을 일도 이젠 낱낱이 들춰내 시비를 따진다. 어느 전직 대통령의 말처럼 “왜 나만 가지고 그래”라는 푸념이 나올 법하다. 대회 초반엔 일부 공중파 아나운서와 해설자의 성차별 발언이 문제가 됐다. 사실 그들의 중계와 해설은 전과 다르지 않았다. 세상은 양성평등에 예민해졌는데 그들은 몰랐던 거다.

자유형 1500m 출전을 포기하고 귀국한 박태환도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컨디션 난조로 출전을 포기할 수 있다. 하지만 도핑 전력을 감싸 안으며 응원한 이들에겐 배신이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얘기는 출전할 때 출전하더라도 그 자리에선 꺼내지 말았어야 했다.

8강에 오른 남자 축구는 단순히 4강에 못 가서가 아니라 갈 만했는데 못 가서 욕을 먹었다. 예상됐던 ‘침대 축구’에 대비하지 못한 건 코칭스태프 탓이다. 군복 차림 합성사진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장식하는 등 조롱의 표적이 된 손흥민은 정말 억울하게 됐다. 리우 올림픽을 통해 ‘영혼까지 탈탈 털린’ 건 단연 대한배구협회다. 남녀 모두 올림픽에 나가지 못한 농구가 내심 부러웠을 것 같다. AD카드(상시출입증) 부족이 이번만의 일도 아니고, 김치찌개 회식은 2년 전 과거가 아니던가. 배구협회의 가장 큰 잘못은 비난의 화살을 다른 누군가에게 돌리지 못한 게 아닐까.

리우 올림픽 한국선수단장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었다. 단장은 사실 명예직이다. 선수단 안살림은 조영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총괄했다. 조 사무총장은 배구협회 전무이사와 대학 배구 명문 한양대 체육대학장을 지낸 배구계의 큰 어른이다. 국내 최초의 국제배구연맹(FIVB) 국제심판으로 국제 배구계와 유대도 깊다. 현재 한국 체육계 ‘실세’인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스승이다.

이 대목에서 정정해야겠다. 배구협회는 그런 조 사무총장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잘못이 가장 크다.

장혜수 JTBC 디지털뉴스룸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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