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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너목보’같은 증시를 꿈꾸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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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
경제부 기자

오디션 음악 프로그램의 인기가 시들해진 가운데 JTBC ‘히든싱어’, MBC ‘복면가왕’과 같은 추리형 음악 프로그램이 전성시대를 누리고 있다. 놀라운 가창력의 일반인 혹은 가수가 아닌 연예인이 열창할 때마다 깜짝 놀란다. 놀이 문화가 빈약하다지만 적어도 노래에서만은 한국인의 유전자가 뛰어남을 확인한다.

tvN·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너목보)’는 추리형 음악 프로그램이지만 다른 스타일의 무대로 인기를 모은다. 이 프로그램의 압권은 노래를 못하는 참가자도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자신의 간을 이식받은 아버지가 눈물만 흘린다며 웃음을 주기 위해 나온 자칭 ‘몸 짱 밴드 300 보컬’. 가수 인순이와 함께 마지막 무대에서 ‘거위의 꿈’을 엉망으로 불렀지만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최근 한국 증시에서는 폭발적 가창력의 종목이 독주하고 있다. 지난주 삼성전자는 168만7000원(종가 기준)까지 올라 신고가 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전체 코스피의 20%에 가깝다.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도 앞질렀다. 이런 삼성전자의 질주에 대해 자본시장에선 감동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높은 수익을 목표로 새로운 종목을 적극 찾는 액티브 펀드 매니저와 저평가 유망주 발굴에 주력하는 애널리스트는 울상이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저평가 중소형 주를 중심으로 투자하는 ‘로우프라이스’ 펀드가 좋은 실적을 거두며 증시에 균형추를 달았다. 본인의 자랑 같다며 인터뷰 내용에 실리는 것을 거부한 베테랑 펀드 매니저의 말이 기억난다. “안 찾아서 그렇지 저평가 중소형 주가 전체 주식의 80%를 차지한다. 이런 흙속의 진주를 찾는 게 펀드 매니저와 애널리스트의 실력”이라고 했다.

주식 시장을 자주 ‘미인 대회’에 빗댄다. 얼굴만 예쁘면 미인이던 시대에는 미스코리아 대회가 미의 기준을 정했다. 이후 늘씬한 몸매를 더 중시하는 슈퍼모델 대회가 인기를 끌었다. 요즘은 남성 못지 않게 근육을 단련한 여성이 참가하는 머슬퀸 대회나 플러스사이즈 모델을 뽑는 대회도 주목받고 있다.

근육질·플러스사이즈 미인이 당당하게 나서고, 실력자 못지 않게 음치 참가자도 감동을 주는 ‘너목보’와 같은 증시를 꿈꾸고 싶다. 날지 못하지만 날고 싶은 꿈이 있는 거위처럼 말이다. 노래 ‘거위의 꿈’의 가사는 이렇게 끝난다.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수 없죠/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

강병철 경제부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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