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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운송사가 항로 영업권 왜? 한진 ‘알짜 빼돌리기’ 논란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이 법정관리 위기에 놓인 한진해운의 핵심 자산을 잇따라 인수했다. 한진그룹은 “그룹 지주사 전환과 한진해운 유동성 지원 목적”이라는 입장이지만 채권단 안에선 법정관리에 대비한 ‘알짜 재산 빼돌리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진은 한진그룹의 육·해·공 사업 영역 중 육상 물류를 담당하는 계열사로 ▶컨테이너 육상 운송 ▶항만 하역 ▶택배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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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은 지난해 5월부터 지금까지 총 2351억원어치의 한진해운 자산을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평택컨테이너터미널 지분 68%(145억원)와 부산 한진해운신항만 지분 50%(1355억원)를 한진해운으로터 사들여 항만사업을 강화했다.

올해 5월 4일 채권단 자율협약 체제가 시작된 이후에도 자산을 인수했다. 6월에 동남아, 한·일, 한·중 등 아시아 8개 항로 영업권(621억원)을, 7월에 베트남 탄캉카이멥 터미널 지분(21.3%)을 230억원에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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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은 한진해운신항만 인수에 대해 한진칼→대한항공·㈜한진→한진해운으로 이어지는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기 위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한진칼)의 손자회사인 한진해운은 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모두 팔아야 한다. 그룹으로서는 ㈜한진의 신항만 지분 인수가 지주회사 전환과 한진해운 자금 지원이라는 ‘일석이조’였다는 설명이다. 아시아 8개 항로 영업권 인수에 대해서도 한진해운의 유동성 확보를 돕기 위한 차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채권단 내에서는 한진해운이 우량 자회사인 한진해운신항만을 서둘러 매각하는 게 옳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진해운신항만은 지난해 매출 1520억원, 영업이익 536억원으로 영업이익률 35%를 기록했다. “중장기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면 신항만 매각에 신중했어야 한다”는 주장이 채권단에서 제기되는 이유다.

육상 운송에 주력하던 ㈜한진이 아시아 8개 항로 영업권을 인수한 것도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한진은 공시를 통해 “컨테이너 정기선 사업 진출을 통한 해운사업 강화”라고 인수 목적을 설명했다. 이렇게 하면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국제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에서 퇴출되더라도 ㈜한진을 통해 아시아 8개 항로 영업권을 지킬 수 있다. 채권단의 한 인사는 “한진그룹이 아시아 항로 영업권을 기반으로 해운업에서 재기하겠다는 뜻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애초 한진해운 회생에 대한 그룹 차원의 의지가 부족했다고 보고 있다. 조건부 자율협약을 다음달 4일까지 한 달 연장했지만 자구책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근거다.

정용석 산업은행 구조조정부문 부행장은 26일 브리핑에서 “한진해운이 5600억원 규모의 자구책을 내놨지만 실효성 있는 자금은 4000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4000억원은 자율협약 연장 전에도 한진해운이 제시했던 자구 규모다.

한진해운의 늑장 자구안 제출도 채권단의 불신을 키웠다. 채권단은 이달 10일께 한진해운에 회생 시나리오를 전달했고 19~20일 한진해운으로부터 자구책을 전달받기로 했다. 그러나 한진해운은 약속 날짜가 되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이틀 전에야 보고했다”며 시간 부족을 이유로 자구안 제출을 뒤로 미뤘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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