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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한·일 통화 스와프, 말 나오자마자 받은 일본

“경제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통화 스와프 협정을 추진하자.”(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필요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서로 협의해 보자.”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

27일 열린 한·일 재무장관회의에서 양측이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키로 합의하는 데는 긴 대화가 필요치 않았다. 유 부총리가 말을 꺼내자 아소 재무상은 기다렸다는 듯 이를 받았다. 통화 스와프는 당초 공식 의제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하지만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돼 있었다. 한국이 제안을 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일본 역시 사전에 ‘관심 표명’을 했다. 아소 재무상은 방한 전 회견을 통해 “한국이 (통화 스와프가) 필요하다고 하면 검토하겠다”며 운을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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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한·일 양국은 기존 통화 스와프 협정이 폐기된 지 1년6개월 만에 공식적으로 ‘복원’에 착수하게 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협정이 성공적으로 체결되면 국제사회에 양국 간 경제협력이 본격화한다는 시그널(신호)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 스와프는 당장 쓰임새 때문에 맺기보다는 만약을 대비한 ‘통화방위 동맹’의 성격이 짙다. 한·일 통화 스와프가 그간 우여곡절을 겪은 것도 이런 상징성 때문이다. 2001년 20억 달러 규모로 시작된 통화 스와프 협정의 규모는 2011년 한때 700억 달러 규모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2012년 이후에는 만기가 닥친 계약을 갱신하지 않았다. 그해 광복절을 앞두고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는 등 양국 관계가 얼어붙으면서였다. 마지막 100억 달러 통화 스와프 계약이 종료된 게 지난해 2월이었다. 양국의 연례 재무장관회의 역시 2012년 이후 열리지 않다가 지난해 3년 만에 재개됐다.

통화 스와프 재개 논의가 주목받는 건 무엇보다 시점 때문이다. 북한 핵 문제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 결정은 한국·중국·일본 간 경제 관계에도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한국 경제의 ‘중국 쏠림’이 새로운 리스크(위험)로 부각됐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2001년 10.7%에서 지난해 26%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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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스와프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이 발을 빼면서 중국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다. 현재 한국이 각국과 체결한 통화 스와프의 총 규모(한도)는 1190억 달러인데 이 중 절반가량이 중국(560억 달러)과 맺은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국이 맺은 통화 스와프 협정 중 홍콩 다음으로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중국으로선 한국에 파격적 ‘배려’를 한 셈이다.

문제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중 관계의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 교수는 “당장 금융시장이 불안하거나 외환보유액이 부족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과의 통화 스와프 재개는 ‘중국 쏠림’에서 벗어나 다변화를 시도한다는 의미가 커 보인다. 일본 역시 역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는 걸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웅기 상명대 경제학 교수는 “한국의 원화가 안정되면 동아시아 금융시장과 중국의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통화 스와프 확대가 한·중·일의 공동이익에 연결된다는 관점에서 상대방을 설득하고 3국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화 스와프(currency swaps)=두 나라가 협정을 통해 환율이나 규모 등 조건을 미리 정해 놓고 필요할 때 서로 통화를 교환하는 것.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에 따른 외화 부족 사태 등을 대비해 맺는다. 외환보유액이 유사시를 대비해 쌓아두는 ‘적금’이라면, 통화 스와프는 일종의 ‘마이너스 대출’ 약정이다. 한국·중국·일본과 아세안 국가들이 참여하는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처럼 다자협정 형태로도 체결된다.

조민근·하남현 기자 jm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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