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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고혈압 올림픽’ 유치, 한국 의학 세계서 인정받은 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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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교수는 “고혈압 분야의 가장 큰 행사가 서울에서 열리는 건 한국 의료가 세계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프리랜서 임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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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그리스 아테네 대회 전경. 전 세계 의료 관계자 40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세계고혈압학회 학술대회(ISH)가 9월 24~2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전 세계 의료 관계자 5000여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큰 행사다.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 분야에선 마치 올림픽 같은 행사다. 의학 분야에서 이렇게 큰 규모의 학술대회가 국내에서 개최된 건 드문 일이다. 의학계에선 2010년 G20 정상회의,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에 견준다. ISH 서울대회의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을 맡아 이번 학술대회 유치에 주도적 역할을 한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김종진 교수를 만나 이번 행사의 의미와 내용을 들었다.
 
이번 대회가 서울에서 열리는 의미는.
“세계고혈압학회 학술대회는 의학계 최대 규모 행사 중 하나다. 직전 대회인 2014년 그리스 아테네 대회 땐 104개국에서 의료 관계자 4000여 명이 참석했다. 유럽과 비(非)유럽 국가에서 번갈아 가며 2년마다 열리는데, 아시아에선 2006년 일본(후쿠오카)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우리나라 의학이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단순 학술행사에 그치지 않고 직·간접적인 경제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의료 관계자 1500여 명을 포함해 모두 4500~5000명이 참석한다. 국내외 50여 개 업체·기관이 200개 넘는 부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유치에 성공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 훨씬 앞서 대회를 개최했던 호주 사무총장의 한마디에서 비롯됐다. ‘한국도 한 번 유치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코멘트였다. 때마침 2016년엔 아시아에서 열릴 차례였다. 개최지는 8년 전에 정하는데, 한국뿐 아니라 중국, 싱가포르, 대만, 필리핀이 대회 유치에 욕심을 냈다. 처음엔 대한고혈압학회 내부에서도 무모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유치위원회를 꾸리고 1년간 매우 치밀하게 준비했지만 개최지 선정 직전까지도 확신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2008년 독일 베를린 대회 마지막 날, 세계고혈압학회 학술위원회는 한국을 2016년 개최지로 최종 선정했다. 아주 근소한 차이로 중국을 따돌렸다. 분당서울대병원 김철호 교수를 비롯한 학회 임직원 150여 명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한국의 국가적 위상과 의학 수준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덕택이기도 하다.”
이번 학술대회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준비한 강의 프로그램만 285개다. 접수된 초록은 1700여 편에 달한다. 고혈압 및 심혈관 질환과 관련한 모든 내용이 다뤄진다고 보면 된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세션은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WHO는 2025년까지 심혈관 질환 사망자를 25%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와 관련한 세션이 진행되고, 논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WHO와 세계고혈압학회가 공동으로 ‘서울 선언(Seoul Declaration)’을 할 예정이다.”
한국 측에서 발표하는 내용도 있나.
“대한고혈압학회가 이번 학술대회에 맞춰 지난 4년간 진행해 온 특별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요즘엔 고혈압을 2개 약이 혼합된 복합제로 관리하는 게 추세인데, 다양한 복합제의 효과를 비교 분석했다. 특히 효과 분석 기준으로 ‘중심혈압’을 사용한 게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중심혈압이란 심장에서 막 뻗어 나온 대동맥의 혈압을 말한다. 팔에서 재는 전통적인 혈압 측정 방식보다 정확한 방법으로 관련 학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복합제의 효과를 중심혈압을 기준으로 24시간 동안 측정한 건 우리 연구가 세계 최초일 것이다.”
연구에 사용한 치료제가 국내 제약사의 약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한미약품의 아모잘탄이란 약이다. 국내에서 개발한 첫 번째 개량 신약으로, 글로벌 제약사의 치료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2009년 출시 이후 국내 고혈압 복합제 시장에서 가장 많은 처방량을 기록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약진도 눈여겨볼 만하다. 미국·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 45개국에서 특허를 획득했고, 글로벌 제약사인 MSD를 통해 50여 개 나라에 수출 중이다. 국내 제약사의 약을 글로벌 제약사가 판매하는 사례는 아모잘탄이 유일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혈압 진료·연구 못지않게 국내 제약사의 치료제 개발 수준도 빠르게 성장한다고 보면 되나.
“국내 제약산업의 신약 개발 역량이 그간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한미약품을 비롯한 국내 제약사들이 국제무대에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를 유치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도 국내 제약산업이 선전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학술대회는 산업적인 의미도 크다. 새로 개발된 고혈압 치료제나 측정기기를 서로 뽐내는 장(場)이다. 전 세계 고혈압 석학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국산 신약을 소개한다는 게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가.”

김진구 기자 kim.jin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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