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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서 배삼룡 우린 영원한 친구

원로 코미디언 배삼룡 씨가 6년 전 세상을 떠난 데 이어, 그의 단짝이자 오랜 콤비였던 구봉서(90)씨도 숙환으로 타계했다.   환상적인 콤비 플레이로 많은 이들의 애환을 달래줬던 이들의 무대가 이젠 하늘로 옮겨지게 됐다.

 ‘웃고 사는데 늙긴 왜 늙어(2002년 5월 9일자)' 기사를 재구성해 둘간의 기나긴 우정을 되돌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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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봉서야. 컨디션은 어떠냐?” 구봉서씨가 지팡이에 몸을 의지해 절룩거리며 나타나자 배삼룡씨가 얼른 다가가 손을 맞잡는다. 구씨는 다리가 많이 불편한 듯 지팡이를 몸에서 떼어 놓지 못했다. 배씨도 어깨를 다쳐 병원에 다녀 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둘의 얼굴엔 상대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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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흘 후 공연이 시작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악극 ‘나그네 설움’에서 아버지 역을 맡은 구씨와 동네 노인 역의 배씨는 무대가 좁다 하고 뛰어 다녔다. 얼굴엔 검버섯이 피었고, 손과 얼굴엔 주름이 잡혔지만 익살스런 표정만은 예전 그대로였다. 구씨는 지팡이를 잊어 버린 듯했고, 배씨의 ‘개다리춤’은 세월에 녹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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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젠 힘에 부쳐요. 하지만 무대에만 올라가면 우리를 끌어당기는 알 수 없는 힘이 느껴지죠. 그 맛에 죽는 날까지 연기를 그만둘 수 없는 것 같아요” 두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두 배우는 이젠 얼굴만 봐도 상대가 무슨 말을 할지 알 정도라고 한다. 1946년 서울 변두리의 한 극장에서 처음 만났다는 두 사람. 이후 군예대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68년 MBC '웃으면 복이 와요'가 전파를 타면서 평생의 동지가 됐다. "이젠 동료들이 다 저 세상으로 떠났어요. 그런데 삼룡이가 56년간이나 제 곁에 있어주니 고마울 뿐이죠." 구씨의 말에 배씨가 화답한다.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우린 평생 싸움 한 번 안했어요. 부부도 이러진 못할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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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서와 배삼룡 동갑내기인 둘은 ‘비실이 배삼룡, 막둥이 구봉서’로 1960~70년대 브라운관을 누볐다. 구봉서는 2009년 1월 중순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다. 평소 척추 질환을 앓아왔다.

당시 그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뇌출혈로 쓰러지기 직전 병문안을 간 게 친구를 마지막으로 본 거”라며 “오늘은 병원 때문에 빈소에 못 가요. 내일 가야죠. 먼저 간 사람의 장례를 남은 친구가 치러주기로 약속했는데…”라고 전했다.

그들은 69년 TV 프로그램 ‘웃으면 복이 와요’에서 처음 손발을 맞췄다. 둘의 코미디 스타일은 전혀 달랐다. 정극에서 출발한 구씨가 탄탄한 연기력이 장기였다면 배씨는 즉흥 연기의 달인이었다. 구씨가 97년 낸 책 『코미디 위의 인생』을 보면 “일부러 그런 것인지 배삼룡은 카메라 앞에 서면 전혀 딴소리를 했다”고 한다. 상대 배우를 당황하게 만들어 놓곤 이를 또 다른 애드리브로 넘어서곤 했단다. 책에서 구씨는 “배삼룡은 탁월한 순발력으로 똘똘 뭉친, 타고난 광대”라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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