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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권력·돈·위신 모두 가지려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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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와 책임
송복 지음, 가디언
296쪽, 1만6000원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할 사람은 현재 고위직에 있거나, 고위직에 오르고 싶거나, 자녀를 고위직으로 키우고 싶은 당신이다. 팔순의 사회학자 송복(연세대 명예교수)은 ‘상층(上層)은 있는데 상류사회가 없고, 고위직층은 있는데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없는’ 이유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나라로부터, 국민으로부터 특혜를 받고 있다는 ‘특혜의식’이 고위직층에 없기 때문이다.

자, 당신은 묻고 싶을 것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사법시험, 행정고시, 대기업 입사시험에 합격한 것인데, 오로지 자기 능력과 노력으로 얻은 대가인데 왜 특혜라 말하는 것인가. 송복은 답한다. 당락은 대개 0.5~1점 차이로 갈린다. 당신이 아무리 피땀과 눈물을 쏟았다 해도 실력이 엇비슷한 그 누군가가 불운하지 않았다면, 그 불특정 다수가 희생되지 않았다면 당신은 그 자리에 서있지 못할 것이다.

당신은 또 묻고 싶어질 것이다. 내 가족만 잘 먹고 잘 살면 되지, 무슨 얼어 죽을 희생과 봉사냐고.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왜 중요하냐고. 송복은 답한다. 정체에 빠진 한국 사회를 나아가게 할 ‘역사의 동력’은 특혜 받고 특권 누리는 이들의 사회적 책임밖에 없다. 사회적 책임이란 자기 자리에서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과오와 손실을 책임지며, 국가적·사회적 제재를 흔쾌히 변명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더 많이 혜택 받은 내가 먼저 희생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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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심수휘 기자]

그래도 당신은 물을 것이다. 어차피 각자도생(各自圖生), 무한경쟁의 시대 아닌가. 송복은 답한다. 한국 사회에선 모두가 정점의 자리를 향해 뛰지만 극소수만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그 자리에 앉은 사람도 결국은 권력을 남용했거나 유용했거나 무능력했던 사람으로 지탄받은 뒤 소모품으로 끝나고 마는 운명이다. 상층부터 달라지지 않으면 비극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인사청문회를 보라. 얼마나 이기적이고, 비인격적이며, 표현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인가.

이제 마지막 질문을 꺼낼 차례다. 그렇다면 2016년 지금,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송복은 말한다. 첫째, 사회에도 3권 분립이 필요하다. 권력, 재산, 위신을 모두 가지려 하지 마라. 둘째, 모든 국민이 상층을 지켜보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도덕성의 모범을 보이라. 셋째, 사회 구조 개혁에 앞장서라. 자신부터 기득권을 줄이고 내놓아라.
 
[S BOX] ‘뉴 하이(New High)’ 고위직층 특징은 집값 따라 옮기는 부동성

고위직층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정점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고위 정치인·법조인·관료·군·경찰 등 ‘위세(power) 고위직층’과 고위 교육자·언론인·의료인 등 ‘위신(prestige) 고위직층’으로 나뉜다. 이들은 ‘뉴 하이(New High)’로서 ‘뉴 리치(New Rich)’, 즉 대기업가층과 함께 상층을 이룬다.

위세 고위직층은 85%가, 위신 고위직층은 64~73%가 서울에 산다. 집값이 오르면 팔고 더 나은 지역으로 옮겨가는 부동성(浮動性)을 특징으로 한다. 언행에 있어선 품위·도덕성·국가관·애국심이 없는 몰가치성을 드러낸다. 1992년 12월 대선 때 ‘부산지역 기관장 모임’의 발언들이 그 근거다. “우리는 지역감정이 좀 일어나야 돼….” “이번에 제대로 부산놈들 본때 못 보이면….” 이러한 내부자들의 저속함은 자리를 차지하고 지키는 데만 몰입하면서 자기 훈련, 지적 노력, 도덕적 수련이 없었기 때문이다.

권석천 논설위원 sc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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