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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타까운 이인원 부회장의 죽음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이 어제 아침 경기도 양평 한강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정황과 유서 등으로 볼 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이 부회장은 1973년 입사해 그룹 정책본부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아들 신동빈 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일하며 그룹을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아직 정확한 동기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이 70을 바라보는 노기업인의 죽음은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부회장의 극단적인 선택은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 와중에 이뤄졌다. 실무자와 사장급까지 소환조사 한 검찰은 이날 오전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었다.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의 비자금 및 탈세 혐의를 입증하는 마지막 과정이었다. 직접적이든 아니든 수사에 대한 압박감이 큰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다. 수사를 하는 검찰이나 받는 롯데 모두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객관적으로 검찰을 탓할 순 없다. 이 부회장은 검찰 소환을 받기 전이었다. 강압이나 망신 주기 수사를 한 정황도 없다. 하지만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더 따가워지는 걸 피할 수 없게 됐다. 안 그래도 진경준 게이트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의혹으로 검찰의 신뢰성이 흔들리는 중이다. 롯데 수사를 ‘전 정권 손보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외풍에 휘둘리지 않는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만이 검찰이 불필요한 오해를 떠안지 않는 길이다.

수사의 단초를 제공한 롯데그룹도 깊이 고민해야 한다. 불투명한 지배구조, 부자·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은 21세기에 어울리지 않는다. 기업과 국가경제에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개인적 비극까지 초래할 수 있다. 신 회장이 이미 약속한 지배구조 선진화를 차질 없이 이행해 롯데가 책임 있는 한국 기업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회사에 대한 헌신이 애국이 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이 부회장의 안타까운 죽음이 헛되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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