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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달동네 살면 건강생활 아니라는 황당한 3사관학교

육군3사관학교가 올해 모집전형에서 여성 응시자들에게 ‘산부인과 과거수술기록’을 요구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당했다니 황당하기 짝이 없다. 군인권센터의 제소 내용대로 이는 헌법 10조(인격권), 11조(평등권), 17조(프라이버시권)에 대한 명백한 위반 행위다. 만 25세 이하 미혼여성에 한정된 여성 지원자의 산부인과 수술 전력은 임신중절 등 사생활 문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남성 응시자에게 비뇨기과 진료기록 등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여성 응시자에게만 산부인과 기록을 요구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육군3사관학교 측은 “남녀 공통으로 훈련을 받기 어려운 수술 전력을 의미하는 것인데 모집공고 때 문구를 잘못 쓴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그렇다 해도 드러내고 싶지 않은 전력 탓에 응시를 포기한 여성들에게 기회를 원천 박탈한 중대한 잘못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현재 여성 지원자들이 산부인과 기록을 제출하고 면접관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는 만큼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와 적절한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사실 육군3사관학교의 최종면접용 설문지는 인권위 제소 내용보다 더욱 기가 찬다. 응시자들이 최종 3차 면접을 위해 제출해야 하는 첨부서류 중 하나인 ‘건강생활설문지’는 첫 질문부터 ‘달동네나 유흥업소 밀집지역 및 우범지역 등에서 살고 있다’를 묻고 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질문 역시 ‘아버지와 어머니가 중학교에 다녀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어머니가 사회활동을 하고 월수입이 200만원을 넘는다’는 질문도 있어 달동네에 살거나 부모가 초등학교 졸업이며 어머니의 월수입이 200만원이 못 되면 건강한 생활을 하지 못했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군 생활을 적절히 수행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 위한 근거가 될 수 없는 이러한 설문은 인권침해적인 요소가 아니더라도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구타와 학대 등 심심찮게 터져 나오는 병영비리를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전문가들이 참여해 보다 과학적인 내용의 설문지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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