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중앙SUNDAY 편집국장 레터] 북한은 붕괴할까

VIP 독자 여러분,중앙SUNDAY 편집국장 이정민입니다.



'북한판 금수저' 태영호 영국 주재 공사의 망명이 우리 사회를 들뜨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 정권의 핵심인 '빨치산 혈통'의 엘리트 망명은 그 자체로 드라마일뿐 아니라 남한행의 배경이 아들의 교육 때문이란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짠한' 공감과 동정을 사고 있습니다.'이념형 탈북'이나 '생계형 탈북'은 옛말,보다 나은 삶의 질을 위한 '이민형 탈북'이란 말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의 끝단은 '금수저까지 넘어오는 지경이라면 북한 지배층내에 뭔가 심상찮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아닐까'하는 기대 섞인 추측으로 이어집니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공개석상에서 “북한 엘리트층조차 무너지고…북한 정권이 심각한 균열 조짐을 보이면서 체제 동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언급하니 북한 붕괴나 균열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부쩍 힘을 얻고 있습니다. 사실 북한 붕괴론이 나온게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 김일성 사망을 목도한 김영삼 정부와 김정일의 죽음에 맞닥뜨렸던 이명박 정부에서도 똑같이 북한 붕괴론이 흘러나왔었죠. 실제 성사됐더라면 기념비적인 역사가 될뻔한 김영삼-김일성 정상회담을 앞두고 1994년 김일성이 돌연사하자 정부는 북한 붕괴를 기정사실화합니다. 당시 정종욱 안보보좌관은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앤서니 레이크)에게 "북한이 6개월 내지 2년안에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두 개의 한국』의 저자 오버도프는 그의 책에서 적고 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였던 이원종 전 정무수석은 "YS는 김일성의 건강이 나쁘다는 정보부의 보고를 워낙 많이 들어서 사실 북한의 붕괴를 기대하고 있었다. 김일성이 죽으면 북한은 무너진다고 판단했다"고 기억을 더듬었습니다. 여기다 김일성 사망 3년후인 97년 주체사상의 창시자인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까지 남으로 넘어오자 북한붕괴론은 봇물을 이룰 수밖에 없었죠. 2008년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이명박 정부에서도 북한 조기 붕괴론이 힘을 얻었습니다.김일성 사망 때와 달리 후계자가 스물여덟살의 나이어린 군주란 점이 붕괴론의 강력한 배경으로 작용했습니다.이명박 대통령도 말레이시아 순방중 “머지않아 통일이 가까운 것을 느낀다”고 '천기누설성' 발언을 해 주목받기도 했죠. 하지만 현실은 우리의 기대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곧 무너진다던 북한은 무너지기는 커녕 핵 개발국이 됐습니다. 알래스카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이론상으론) ICBM 발사 실험에 이어 500km를 날아간 SLBM 시험발사에도 성공하는 등 핵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를 상대로 '핵 보유국의 지위를 인정하라'며 미사일 발사 시위를 벌이는 세계의 골칫거리가 됐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이쯤에서 북한 붕괴론에 도취돼왔던 지난 20여년 미혹(迷惑) 의 세월을 복기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실재하는 북한이 아니라 우리가 보고 싶은대로 북한을 봐왔던 것은 아닌지,5년 단임정권의 정치적 부침(浮沈)에 따라 갈팡질팡해온 대북정책이 낳은 괴물이 아닌지,대북 압박과 경제 제재가 북한을 스스로 붕괴하게 할 것이라고 오판했던 것은 아닌지,대북정책과 채널을 독점해온 정부의 자기 기망은 없었는지 돌아보고 교훈을 얻어야 할 것입니다. 북한이 언제 무너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마땅히 붕괴 시나리오에 대비한 준비도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그러나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과 붕괴를 기정사실화하는 건 하늘과 땅 차이만큼 엄청난 것입니다. 지난 시기의 역사에서 우리는 북한이 얼마 못가 스스로 무너질 것이란 낙관과 믿음이 대북 교류의 필요성을 부인하고 평화정착 정책의 폐기로 이어지면서 우리의 관리체제에서 북한을 완벽하게 이탈하게 하는 빌미를 줬다는 뼈아픈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김일성 사망 직후 북한 권력 공백기를 적극 이용했다면 지금쯤 남북 관계는 확연히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에 "당시 정부의 대북정책은 무엇이었느냐"고 물었습니다. 대통령의 참모를 지낸 한 인사는 "북한도 불확실한 상태였지만 우리 내부적으로 김일성 조문파동으로 여론이 갈려 싸우는 바람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허송세월했다"며 안타까워하더군요. 어째 사드 배치를 둘러싼 정치권 갈등과 데자뷔같지 않습니까. 숨이 턱턱 막히던 폭염도 세찬 소나기 줄기에 그만 기가 꺽이고 청명한 하늘에 바람조차 서늘합니다. 우리의 가슴을 갑갑하게 짓눌러온 남북관계에 불어올 청량제같은 바람이 그리워집니다.



이번주 중앙SUNDAY는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는 북한의 SLBM의 성능과 실전 배치 전망등을 팩트 앤 체킹(Fact & Checking)을 통해 자세히 보도합니다. 또 1990년초 소련 붕괴를 시발로 역대 정권에서 거론됐던 북한 붕괴론의 전말과 함정,그것이 주는 역사적 교훈을 뭔지 짚어봤습니다. 내일(27일)은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됩니다. 김종인 체제의 총선 승리후 4개월여만에 비상체제에서 정상체제로 개편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서울·경기·인천시당 위원장 경선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친문재인계가 당권까지 장악한다면 더민주당은 명실공히 친노무현당→친문재인당으로 탈바꿈하게되는 것입니다.중앙SUNDAY가 전당대회 현장과 향후 당권-대권 구도 전망에 이르기까지 '더민주당의 모든 것'을 심층 분석해드립니다.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