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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여자배구 김연경의 한숨과 푸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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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
스포츠부 기자

여자배구 대표팀 김연경(28·터키 페네르바체)은 리우 올림픽에서 1인 3역을 소화했다. 코트 안에서는 팀 공격을 책임졌고, 경기장 밖에서는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챙겼다. 영어를 잘한다는 이유로 통역원 역할까지 맡았다. AD카드(상시 출입카드)가 감독·코치·전력분석원 등 3명 몫밖에 나오지 않았다며 대한배구협회가 현지에 직원을 한 명도 파견하지 않았던 탓이다.

김해란(32·KGC인삼공사)은 “옆에서 보기에 짜증 날 정도로 김연경에게 많은 일이 몰렸다”고 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16일 열린 리우 올림픽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 1-3으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김연경은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경기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김연경이 통역 업무까지 맡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배구협회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대회 일정이 끝난 후 선수들이 뿔뿔이 흩어져 귀국한 사실, 심지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하고도 ‘김치찌개 회식’을 한 사실까지 알려졌다.

배구협회는 재빠르게 해명했다. “AD카드 없이는 경기장이나 선수촌에 들어갈 수 없다. 직원이 리우에 간다고 해도 사실상 지원이 불가능하다. 또 통역을 따로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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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놓은 대한배구협회 탓에 김연경은 리우 올림픽에서 통역까지 맡았다.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필요한 AD카드를 확보하는 것도 행정력이다. 대한핸드볼협회 역시 AD카드를 3장밖에 받지 못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와 국제핸드볼연맹에 호소해 의무·심리 트레이너 등이 데일리 패스를 발급받도록 했다. 협회 직원도 데일리 패스를 받아 통역 업무를 지원했다. 배구협회는 선수단 지원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고 미리 포기한 것이다.

배구협회의 무능과 무심은 근본적으로 재정난에서 기인한다. 전임 회장 시절 서울 도곡동 배구회관 건물을 무리하게 매입하면서 막대한 재정 손실을 봤다. 대표팀 지원이 부실해지는 건 당연했다.

리우 올림픽에서 여자배구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 이후 40년 만에 메달을 노렸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 김연경의 기량이 정점에 있었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지원이 있었다면 여자배구 대표팀은 메달을 딸 수도 있었다.

그러나 리우 올림픽에선 한국 여자배구의 답답한 현실만 드러났을 뿐이다. 2년 전 김치찌개를 먹으면서도 환하게 웃었던 선수들이 리우 올림픽이 끝나고는 그마저도 먹지 못한 채 해산했다.

안팎의 비난이 이어지자 배구협회는 25일 비로소 서울의 한 중식당에서 대표팀 회식을 실시했다. 선수들이 귀국한 지 5일 만이었다.

김원 스포츠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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