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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한·미 군사훈련이 북한을 자극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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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북한이 지난 24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실험했다. 연례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 군사훈련의 3일째 되는 날이었다. 그 다음 날 자성남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서신을 보냈다. 서신에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한반도를 전쟁 발발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으며 유엔이 미국의 행동을 규탄하기 위해 긴급 안보리 회의를 소집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북한이 연례 행사로 비난하지만
훈련은 북한 도발의 원인 아니다
북한의 실험은 북·미 관계와 밀접
김정은 등장 이후 실험 횟수 급증
더 정밀한 데이터 분석 통해
북한 행태 정확히 이해해야 유용


매년 연례 행사처럼 북한이 제기하는 내러티브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미 군사훈련은 도발적이다. 둘째, 북한의 미사일·핵 실험은 한·미 군사훈련에 대응하기 위해 실행되고 있다. 매년 주기적으로 언론 매체는 이러한 북한의 주장을 기사화한다. 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북한의 이러한 주장은 명백하게 틀렸다.

한·미 양국은 매년 주요 군사훈련을 두 번 실시한다. 봄에 실시되는 키리졸브·폴이글(Key Resolve and Foal Eagle) 연습의 목표는 침공을 방어하기 위한 대규모 모의 군사 동원 훈련이다. 가을의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은 대체적으로 컴퓨터화된 ‘탁상(卓上)’ 훈련이다. 우리가 개시한 새로운 연구의 초기 성과에 따르면 북한의 선전과는 달리 한·미 합동 군사훈련은 북한이 감행해 온 도발의 원인이 아니다. 우리의 데이터베이스 기반 연구는 연례 한·미 군사훈련과 북한의 실험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추적한다. 연구 초반에 밝혀진 사실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한의 실험은 일관성 있게 한·미 군사훈련에 연이어 발생하지 않는다. 즉 어떤 해에는 평양이 훈련에 분노로 대응한다. 하지만 다른 해에는 북한의 반응은 조용하다. 지금 실시되고 있는 가을 훈련의 경우 북한은 훈련에 선행해 항상 한국전쟁이 발발한 6월 25일부터 8월 15일 광복절까지 ‘평화 공세’에 나선다.

이 평화 공세는 남북한 관계의 실제 상태와는 무관하게 대체적으로 말뿐이다. 그런 다음 북한은 ‘제국주의적’인 한·미 군사훈련이 그들의 ‘평화 제의’를 퇴짜 놓았다고 주장한다. 어떤 해에는 북한이 공개적으로 표출한 이러한 ‘분노’가 실제 도발로 이어진다. 어떤 해에는 아무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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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북한의 수사(修辭)와 달리 한·미 군사훈련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도발하는 게 아니라면 북한이 훈련에 대응해 핵무기·미사일 실험에 나서게 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가장 정확한 지표는 훈련 자체가 아니라 훈련 4~8주 전 시기의 북·미 외교 관계 상태다. 이 시기에 북·미 관계가 ‘부정적’이면 북한이 훈련 기간에 주요 도발적인 행동을 감행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훈련 전 북·미 관계가 ‘중간’ 정도의 상태거나 ‘긍정적’이면 북한이 한·미 훈련 기간에 주요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작아진다.

예컨대 올해 봄 키리졸브·폴이글 연습 때 북한은 수차례 탄도미사일 실험을 실시했다. 훈련 전 북·미 외교 상태는 상당히 나빴다. 올해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유엔과 미국은 2월, 3월에 엄격한 제재를 부과했다. 따라서 우리는 훈련이 시작되기도 전에 북한의 심각한 도발을 예상하고 있었다.

반면 2007년의 경우 훈련 전의 북·미 관계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미국과 북한의 대표가 1월에 베를린에서 양자 모임을 가졌다. 2월 13일 6자회담은 ‘2·13 합의문’을 채택했다. 6자회담이 이룩한 중대한 진전이었다. 또 북·미 실무그룹 회담 개시를 위한 청사진이 마련됐다. 따라서 2007년 봄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매우 조용했다. 이런 식의 패턴은 지난 15년간 일관성 있게 반복되고 있다. 유일한 예외는 2012년의 경우다.

우리 연구가 발견한 보다 우려할 만한 점은 북한의 젊은 지도자인 김정은의 시대에 북한의 행태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실험이 실시되는 시기에는 편차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아 미사일·핵 실험의 강도는 평양의 리더십이 교체된 이후 더욱 강력해졌다. 김정은 시대 이전에 북한은 평균적으로 매년 2.5회의 실험을 했다. 하지만 2009년 1월부터 북한은 총 72회의 미사일·핵 실험을 했다. 연평균이 9회로 급증한 것이다. 흥미롭게도 북한의 실험이 급증한 것은 김정일이 2008년 8월 15일 전후로 뇌졸중과 뇌일혈 증세를 일으켰다는 게 세상에 알려진 다음부터다.

본 논의를 통해 우리는 두 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첫째, 북한의 행태를 이해하는 데이터 분석이 유용하다. 따라서 우리는 본 연구와 같은 연구를 더 많이 수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둘째, 불행히도 본 연구의 초기적 성과가 보여주는 것은 우리가 며칠 후, 몇 주 후 북한의 도발을 더 많이 목격할 것이라는 점이다. 본 연구의 현황은 우리 웹사이트(BeyondParallel.CSIS.org)에 나와 있다.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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