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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전기요금 개편, 실상부터 정확히 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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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배
경제부 부데스크

2013년 8월 새누리당 에너지특위는 전기요금 개편안을 내놓았다. 6단계인 누진제 구간을 3단계로 줄이고 전기요금을 연료비에 연동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야당인 민주당은 “고소득층의 요금이 줄어든다(부자감세)”며 “서민에 대한 꼼수 증세”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원가 이하로 공급되는 산업용 전기요금 현실화 방안이 없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자 입장이 뒤바뀌었다. 부자감세라며 반대하던 야당이 누진제 완화에 적극 나섰다. 오히려 정부가 “부자감세 측면이 있어 누진제 완화를 할 수 없다”고 버티다가 청와대의 지시로 꼬리를 내렸다. 이번엔 ‘부자감세’라는 얘기가 통하지 않았다. 여름철 에어컨을 일정하게 가동하는 것은 ‘기본권’이란 공감대가 이뤄진 듯하다.

현재 여야 모두 누진제를 완화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누진제는 사용량이 적은 구간엔 저렴한 요금을, 사용량이 많으면 비싼 요금을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문제는 누진 단계를 줄이면 전보다 요금 부담이 늘어나는 가구가 생기고, ‘서민증세’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이다. 정말 저사용 구간의 요금을 올리는 것이 서민증세가 될까.

2008년 한전이 전력을 100kWh 이하로 쓴 2171가구를 임의 추출해 조사했더니 기초수급자와 장애인 등 소외계층은 130가구(6%)밖에 되지 않았다. 이는 2013년 6월 감사원 보고서를 통해 공개됐다. 이 조사를 보면 전력을 덜 쓰는 사람이 꼭 저소득층이라고 볼 근거는 없다. 하지만 8년 전 것인 데다 표본을 어떻게 뽑았는지 알 수 없다. 2171가구의 20%는 빈집이었고, 6.3%는 장기출타 상태로 나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와 한전이 정보 공개에 인색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기 소매 판매와 관련한 데이터가 너무 없어 한전과 정부의 주장을 제대로 검증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나온 보고서는 통계청이 수집하는 가구별 전기요금 자료로 전기 사용량을 역추적했다.

산업용 전기요금도 특혜 시비가 있다. 그러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산업용 요금이 원가보다 싼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올해 상반기 한전은 연결기준(발전 자회사 포함)으로 6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한전은 전기 종류별 이익을 공개하지 않는다.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한전의 상반기 전기판매액은 ▶주택용 4조1000억원 ▶일반용(상가) 6조7000억원 ▶산업용 14조4000억원이었다. 주택용 전기를 4조1000억원어치 팔아서 6조3000억원의 이익을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과거엔 모르지만 현재는 산업용 전기 판매를 통해서도 한전이 이익을 내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이젠 원가 이하로 전기를 쓰는 가구가 얼마나 되는지, 정말 산업용 전기가 원가보다 싼지 국민이 제대로 알아야 할 시기가 됐다.

김원배 경제부 부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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