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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도 못한 성층권 비행, 국산 무인기가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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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무인기(EAV-3)가 지난 12일 전남 고흥항공센터에서 이륙하고 있다. 이 무인기는 이날 고도 18.5㎞ 상공에서 90분 동안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구글과 페이스북이 원한다면 기체를 판매할 의향도 있다.”

항우연 EAV-3, 18.5㎞ 상공 비행
한번 이륙 후 5년 공중 체류가 목표
상업·군사 가치 높아 각국 개발 경쟁

이융교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말에선 글로벌 정보통신(IT) 자이언트도 아직 오르지 못한 고지에 먼저 올랐다는 자부심이 배어났다.

항우연이 자체 개발한 무인기(EAV-3)가 고도 18.5㎞ 상공에서 90분 동안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 무인기는 에너지원으로 오직 태양광만을 이용한다. 7층 아파트를 옆으로 눕혀놓은 길이(20m)의 거대한 날개 상판이 온통 태양전지판이다. 여기서 생산한 전기는 리튬이온배터리에 저장해뒀다가 해가 지거나 태양빛이 약해지면 꺼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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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대목은 EVA-3가 ‘고(高)고도’에 해당하는 18.5㎞ 상공을 비행했다는 점이다. 대기권은 대류권·성층권·중간권·열권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18.5㎞ 상공은 성층권이다. 성층권에서의 비행은 군사적 가치가 높아 각국 정부가 주목하고 있다. 예컨대 평양 지역을 집중 관찰하고 싶다고 가정하자. 그 경우 무인기는 평양 상공에 계속 머물러야 한다. 이 때 성층권이 가장 매력적이다. 대기권에서 풍속이 가장 약한데다, 구름 위에 있어 강한 빛(동력)을 확보할 수 있고, 동시에 고도가 아주 높지는 않아 고화질 촬영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항공법 38조에 따라 고도 18㎞ 아래서 항공기는 관제사가 지정한 길(항로)에서만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성층권으로 올라가면 관제 영역에서 벗어난다. 18.5㎞ 상공에선 항로를 벗어나도 된다는 의미다.

EVA-3은 전 성층권에서 비행한 태양광 무인기로는 미국 에어로바이론먼트의 ‘헬리오스’, 영국 키네틱의 ‘제퍼’에 이어 세계 3번째다. 러시아 등 항공 기술 선진국도 아직 태양광 무인기를 성층권에 띄우지는 못했다. 기술 분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구글과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민간 기업은 통신 중계를 위해 무인기를 성층권에 올리고 싶어 한다. 페이스북은 무인기를 아프리카 상공에 띄워 무선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아퀼라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90분 동안 시험비행에 성공했지만 성층권이 아닌 대류권에서였다.

이처럼 성층권에서 태양광 무인기 성공 사례가 드문 건 일반 부품·장비가 성층권에서 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성층권 온도는 영하 70℃까지 떨어진다. 때문에 핵심 부품인 배터리 성능이 급격히 나빠진다. 모터 등 동체 부품도 오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항우연은 배터리가 스스로 열을 발산하도록 설계했다. 또 열이 확산되는 경로마다 히터와 팬을 결합한 특수부품을 넣었다. 기체 내부 통로를 만들어 기체 전체에 온기가 흐르게 했다.

또 성층권은 공기밀도가 지상의 9%에 불과하다. 지상에선 어느 정도 이상으로 속도를 내면 기체를 밀어 올리는 양력(揚力)이 발생하는데, 밀도가 낮아질수록 양력도 줄어든다. 성층권에서 비행기가 떠있으려면 더 큰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항우연은 프로펠러를 특수하게 만들어 문제를 해결했다. 날개 면적을 넓히고 단면적도 특수설계해 추력(推力)을 확보했다. 초경량 탄소섬유 복합재를 사용해 무게(53kg)도 가볍다. 날개 면적 대비 무게를 일반 항공기의 10분의 1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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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직 모든 문제를 해결한 건 아니다. 배터리 효율이 걸림돌이다. 영국 제퍼 무인기는 자체 개발한 리튬황배터리로 2주간 성층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EAV-3의 리튬이온배터리는 용량이 제퍼의 절반 수준이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한 번 뜨면 5년 동안 무인기가 성층권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배터리 효율만 개선한다면 국내 영해에서 불법 조업하는 외국어선을 감시하거나 해양 오염, 산불을 즉시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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