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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아우디 판매금지 되자마자…할인 혜택 줄인 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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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환
산업부 기자

올 상반기 수입차 ‘베스트셀러’인 BMW 520d의 공식 판매가는 6330만원 부터다. 직장인 김용훈(34)씨는 이 차를 사려고 지난 18일 서울의 한 BMW 전시장에 들렀다. 영업사원에게 가볍게 “최대한 할인 좀 해달라”고 했다가 놀랐다. “본사 정책이 바뀌어 공식 프로모션 대로 700만원만 할인해 줄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와서다.

견적서 실명제, 미스터리 쇼퍼…
영업사원 과다 할인 제동 걸어
“아우디 고전하자 반사익 노린 것”
회사측 “가격 투명화로 고객 만족”


2~3개월 전만 하더라도 1000만원 가까이 할인해 주던 차였다. 김씨는 “그래도 재량으로 좀 더 할인해 줄 수 있지 않느냐”며 몇 번 더 캐물었다. 영업사원은 “맘대로 할인해줬다가 내가 다친다”며 손사래를 쳤다. 김씨는 “다른 전시장에 문의해봤는데 마찬가지더라”며 “수입차는 제값 주고 사면 ‘호갱’(호구고객)이라고 들었는데 본사 방침이라니 어쩔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BMW코리아가 최근 들어 부쩍 할인에 깐깐해졌다. 판매를 전담하는 딜러사 마다 그동안 최대 20%까지 달했던 과다 할인(본사가 내건 공식 조건 이상의 할인) 판매를 단속하고 나섰다. 지난달엔 단속을 위해 ‘암행 어사’ 격인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 200여명도 채용했다. 고객으로 가장한 채 전시장을 방문해 영업사원이 과다 할인하는지 BMW코리아에 보고하는 식이다.

최근엔 수입차 업계 최초로 ‘견적서 실명제’와 ‘공식 정산서’도 도입했다. 견적서 실명제는 고객이 전시장을 방문해 차량 가격을 문의하면 영업사원의 소속·사진이 들어간 공식 견적서를 발행하는 제도다. 공식 정산서는 영업사원이 아닌 본사가 각종 영수증과 세금 계산서를 발송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영업사원이 실제 파는 가격이 투명하게 드러난다. 제값을 받겠다는 취지지만, 그동안 영업사원에게 지급해 온 판매 인센티브를 줄여 본사 이익을 극대화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BMW코리아 측은 제값 받기에 나선 배경에 대해 “들쭉날쭉한 차 값을 투명하게 하고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어떤 영업사원에게 차를 사느냐에 따라 수백만 원씩 차이가 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잦은 할인에 따른 중고차값 인하로 2차 피해가 발생하는 것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시점이 공교롭다. 경쟁사인 아우디의 대부분 모델이 본격 판매중지된 8월부터 갑작스레 제값 받기에 나섰다. ‘디젤 게이트’ 여파로 아우디 판매는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10% 줄었다. BMW와 치열한 할인 경쟁을 벌이던 아우디가 퇴장하자마자 제값 받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우디의 한 영업사원은 “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가 ‘독일 3사’로 묶여 경쟁해 왔지만 실제로 BMW는 가격·할인폭 면에서 벤츠보다 아우디와 직접 경쟁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아우디가 고전하면 BMW가 제일 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배 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는 얘기는 수입차 살 때도 통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들쭉날쭉했던 할인 폭이 공평해지는 장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업사원 재량 할인을 줄인 만큼 결국 이전보다 비싸질 가능성이 높다. BMW는 2000년대 초반부터 10년 이상 수입차 할인 경쟁에 앞장서 온 브랜드다. 덕분에 수입차 1위도 여러 번 차지했다. 확 바뀐 BMW 뒤로 아우디가 어른거린다.

김기환 산업부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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