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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기의 시시각각] 이래도 문, 저래도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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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기 논설위원

내일 열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는 ‘문재인 잔치’가 될 것 같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2017년 12월 대선의 더민주 후보로 문재인 전 대표가 정해지는 날이라고 할 수 있다. 청와대에서 부는 거센 비바람에 대선 후보는커녕 한 치 앞 전망조차 불투명한 새누리당에 비하면 더민주의 하늘은 맑고 푸르다. 여러 예측 조사와 추이, 관찰을 종합하면 문 전 대표의 측근들, 예를 들어 양정철·진성준·최재성·정청래·김현·김광진씨 등이 미는 추미애 후보가 새 당 대표로 선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패권세력에 둘러싸인 지금의 문재인으론 대선 본선이 어렵다”는 이종걸 후보나 “취약한 호남민심을 회복해 문재인의 확장성을 높이겠다”는 김상곤 후보는 아직 역전의 실마리를 잡지 못한 듯하다. 두 후보는 1만4000명 대의원이 모일 잠실 올림픽체조경기장의 현장 열기와 의외성에 마지막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이다.

추 후보는 방송 토론회에서 경쟁자들을 향해 “1등 후보(문재인)를 억지로 끌어내리려 하면 후단협(後單協·후보단일화협의회)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후단협은 2002년 민주당의 노무현 대선후보를 중도에 교체하려던 당내 반란세력이다. 추미애는 그저 상업적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을 뿐인 문재인을 전당대회에서 공식 선출된 대선후보로 격상시키는 편향된 인식을 드러냈다.

한 달에 1000원씩 6개월만 당비를 내면 자격이 생기는 권리당원들의 ARS 전화투표는 어제 종료됐다. 권리당원의 분위기는 지난해 말 안철수의 탈당으로 문재인이 위기에 몰렸을 때 그를 돕기 위해 대거 입당한 온라인 당원들이 주도하고 있다. 약 3만5000명으로 문재인의 행동대, 전위부대 역할을 한다.

전국 16개 시·도당 위원장 선거에선 서울·인천·경기를 포함한 12곳 위원장을 친문 인사가 싹쓸이 했다. 그 가운데 최인호(부산)·박남춘(인천)·박범계(대전)·전해철(경기) 위원장은 문재인이 대통령 민정수석·비서실장 등을 지낼 때 청와대에서 함께 일했던 든든한 지원군이다.

문재인표 온라인 당원들은 최고위원으로 양향자(여성)와 김병관(청년)씨도 패키지로 밀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문재인이 지난 총선에서 스카우트한 인물이다. 이렇게 해서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더민주의 물샐틈없는 지도체제가 완비될 것이다.

이런 형편이니 당 안팎에서 ‘이래문’이라는 말이 흘러 다니는 게 이상하지 않다. 이래문은 ‘이래도 문재인, 저래도 문재인’이라는 뜻이란다. 아닌 게 아니라 더민주는 지금 정권교체 최적의 환경을 맞았다. 지난 일요일 서수원 칠보체육관의 더민주 경기도당 대회에서 나는 정권탈환을 향한 제1야당의 자신감과 열기를 후끈 느낄 수 있었다.

당원들의 홍보용 손팻말엔 ‘새로운 10년’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동학 청년위원장 후보는 “정권 창출 한 번으로 안 된다. 두 번, 세 번 정권을 잡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고 주장해 큰 박수를 받았다. 단순히 내년만 보는 게 아니라 최소한 10년에서 15년까지 두세 차례 장기집권을 당연시했다.

문재인 대세론을 여기저기서 듣다 보니 이회창의 추억이 떠오른다. 이회창이 1997년에 이어 2002년 대선에서도 연거푸 무너진 최대 패인은 ‘이회창 대세론’이었다. 대통령이 다 된 것 같은 이회창 세력의 오만과 독주는 대세론 피로감으로 번졌다. 당내 경쟁과 활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당심이 강해질수록 민심은 멀어졌다. 그때 주말 드라마보다 재미있다는 민주당 경선이 돌풍을 일으켰다. 반전과 흥행에서 노무현 신화가 탄생했다.

추미애 대표의 더민주는 이회창의 한나라당과 비슷해질 수 있다. 추 대표가 정하게 될 경선 룰 아래서 대구의 김부겸 의원이나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같은 예비 주자들이 안심하고 무대에 오르려 할지 의문이다. 무대에 선수가 없는 경선은 흥행에 실패할 것이다.

전영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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