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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대' 유니폼이 촌스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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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남자 단식에 출전한 손완호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배드민턴 우리 대표팀 유니폼 너무 촌스럽네요.”

2016 리우 올림픽 배드민턴 경기가 열린 지난 16일 밤. 한국과 일본의 여자 복식 준결승전이 생중계 될 때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88 올림픽 시절 유니폼 같다” “94 월드컵 한국 유니폼급” “확실히 구림” 등 동조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다른 인터넷 댓글도 비슷했다. “배드민턴이랑 탁구 유니폼 색 조합이 너무 촌스럽다” “다른 (종목) 유니폼 디자인도 영 촌스러운 듯” “다른 나라 유니폼은 심플하고 깔끔한데, 우리 선수들은 형형색색, 화려한 문양의 극치”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나라” 같은 의견이 여럿 올라왔다.

리우 올림픽에서 종합 순위 8위로 선전한 국가대표팀이지만 유니폼 디자인만큼은 이렇게 별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패션 문외한인 네티즌뿐 아니라 전문가들도 ‘국대’ 유니폼 디자인이 한국 스포츠 실력에 걸맞지 않을 뿐 아니라 한국인의 패션 눈높이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를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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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 유니폼

그나마 개ㆍ폐막식 때 입은 네이비 재킷과 흰색 바지 정장은 전문가들로부터 대체로 “단정하고 무난하다”는 평을 얻었지만 종목별 경기 때 입은 운동은 전반적으로 박한 평을 받았다.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단이라는 통일된 아이덴티티가 부족했던 데서 찾을 수 있다. 종목별로 유니폼 디자인과 색깔이 모두 달랐다. 경기 중계 때 비춰지는 상반신 티셔츠를 기준으로 골프와 축구는 빨강(또는 흰색), 핸드볼은 검정(또는 흰색), 배구는 파랑(또는 흰색), 사이클은 흰색이었다. 혹평받은 배드민턴 유니폼은 파랑색 바탕에 빨강ㆍ흰색 무늬가 섞이거나 검정 바탕에 보라ㆍ빨강ㆍ흰색ㆍ파랑이 복잡하게 얽힌 디자인이었다. 탁구 유니폼은 짙은 청색에 연두와 주황 배색 또는 빨강에 검정ㆍ흰색 배색이었다. 색상 뿐 아니라 디자인도 모두 달랐다.

SADI 김승현 교수는 “한 데 모아 놓고 보면 한 올림픽에 출전한 한 나라 선수단의 유니폼인가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종목마다 제각각이라는 느낌이 강하다”면서 “그래픽이나 색상, 포인트 디테일 등 조형적인 언어가 하나라도 통일된 부분이 있어야 국가 대표 유니폼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 유니폼은 공통된 심볼이나 표식이 없어 종목이 바뀌면 한국 선수를 인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종목 특성에 따라 선수의 움직임이나 활동성을 생각해서 소재나 맞음새가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보통은 프린트나 디테일을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유니폼을 디자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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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패션 디자이너인 스텔라 매카트니가 `아디다스`와 협업한 영국 대표팀 유니폼. [사진 아디다스]

영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이 좋은 예다. 영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가 아디다스와 협업한 영국 대표팀 유니폼은 전 종목에 같은 디자인 요소를 적용했다. 리우 올림픽을 위해 새로운 문장(紋章ㆍ국가나 단체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표지)을 디자인했고, 이를 모든 종목의 운동복에 기본으로 넣었다. 색상은 청색ㆍ빨강ㆍ흰색만 썼다. 육상ㆍ수영ㆍ사이클ㆍ레슬링ㆍ테니스ㆍ골프ㆍ배드민턴 유니폼이 모양은 모두 달랐지만 한 컬렉션이라는 정체성은 명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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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대표팀 유니폼

캐나다는 국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단풍나뭇잎을 심볼로 삼았다. 색상은 빨강을 기본으로 하되 회색을 허용했는데, 색이 다르더라도 단풍나뭇잎 프린트을 크게 그려넣어 캐나다 선수임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승마ㆍ레슬링ㆍ육상ㆍ배구ㆍ수영 유니폼이 다른 듯 같은 느낌을 내며 통일감을 유지했다. 미국은 모든 유니폼이 파랑ㆍ빨강ㆍ흰색을 벗어나지 않았다.

한국 유니폼이 복잡해진 이유는 경기 종목별로 유니폼 디자인 계약을 각각 따로 하는 데다 통일된 가이드라인조차 없기 때문이다. 리우 올림픽에서 골프복은 코오롱 엘로드, 레슬링과 양궁은 헤드, 핸드볼은 휠라가 맡았다. 축구는 나이키, 배구는 아식스가 맡았고, 배드민턴은 대만 브랜드 빅터, 탁구 유니폼은 국내 브랜드 엑시옴이 제작했다. 유니폼 디자인 과정은 각 스포츠협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별 브랜드에서 디자인 시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올림픽 대표선수단 차원의 디자인 가이드라인은 없다. 이렇다보니 태극기 부착 위치도 종목마다 제각각이었다.

김영삼 중앙대 패션디자인 전공 교수는 “외국은 대체로 본부에서 전체적인 디자인을 조율하는데, 한국은 종목별로 협찬사에 따라 디자인이 결정되기 때문에 통일된 아이덴티티가 없는 점이 아쉽다”면서 “우리의 스포츠 실력과 패션 산업의 수준을 고려하면 완성도 있는 국가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유니폼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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