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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지진에 사망자 247명…문화유산도 피해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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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더미에서 10살 소녀가 구조되자 주변에선 환호성이 터졌다. 24일 새벽(현지시간) 규모 6.2 강진으로 이탈리아 중부 산간 마을이 무너져 내린 지 17시간 만이었다. 생존자 수색·구조 작업은 말 그대로 시간과의 사투가 되고 있다.

25일 오전 현재 공식 집계한 사망자만 247명이다. 부상자도 수백 명에 달한다. 지진 직격탄을 맞은 아마트리체 등 산골 마을은 여름 휴가객이 몰리는 곳이고 주말에 열릴 파스타 축제를 앞두고 외부인들도 수천 명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 인명 피해가 훨씬 커질 수 있다. 진앙으로부터 가까운 아마트리체·아쿠몰리 등이 있는 라치오 주 리에티 현에서만 190명, 페스카라 델 트론토가 있는 레마르케 주의 아스콜리 피체노 현에선 57명의 사망이 확인됐다. 2009년 4월 6일 아브루초주 라퀼라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해 308명이 사망하고 1500명이 부상했었다. 이번엔 그보다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진원이 지표면으로부터 불과 4㎞여서 파괴력이 더 컸다"고 진단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현장에서 “우리는 지금 끔찍한 고통을 느낀다”며 “앞으로 수개월 복구에 매달려야 하겠지만, 지금은 기도하고 눈물을 흘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구조작업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며 "한 사람도 홀로 남겨두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현장은 열악하다. 도로가 굽은데다 좁고 산사태로 길마저 끊긴 곳이 적지 않다. 산간 마을들이라 접근 자체도 어렵다. 아마트리체만 하더라도 주변에 70개의 작은 마을들이 있다. 거기엔 가지도 못했다. 구조대원들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이 총력을 기울이는데도 그렇다. 구조당국 관리인 루이지 단젤로는 CNN방송에 “이틀이 지나고도 사람들이 생존해 구조된 과거 사례가 많다”며 “그래서 우리는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조대원인 크리스티안 비안케티는 “불행하게도 우리가 꺼내는 90%는 시신”라고 밝혔다.

피해가 이렇듯 커진 건 휴가철인 까닭도 있다. 아마트리체는 토마토와 매운 고추 소스로 만든 파스타 ‘아마트리치아나’의 탄생지다. 27~28일 축제가 예정돼 있었다. 인구 700명의 아쿠몰리도 여름철이면 휴가를 보내러 온 이들로 2000명으로 늘어난 상태였다.

지진 지역들이 거슬러 올라가면 로마시대 혹은 중세부터 형성된 곳이라 문화 유산 피해도 상당하다. 움브리아주 노르차에서는 기독교 성인인 성 베네딕토의 생가 터에 있는 성당이 파손됐다. 피해가 극심한 아마트리체에서는 중세 요새에 있는 박물관·프레스코화와 모자이크·조각 등이 가득한 성당 100여곳이 피해를 봤다. 진앙으로부터 100㎞ 떨어진 로마에서도 상당한 진동이 느껴졌던 만큼 콜로세움도 특별 점검에 들어갔다.

세계 각지에선 돕겠다는 성원이 답지했다. 유엔와 유럽연합(EU), 미국과 유럽 이웃나라인 영국·프랑스·독일 등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베드로 광장에서 강론을 하려다가 취소하고 지진 희생자들을 위한 묵주 기도를 했다. 그는 “희생자 중에 어린이들이 있음을 알게 돼 마음이 매우 아프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페스카라 델 트론토의 운동장에 마련된 임시 거처에 있던, 여전히 흙먼지를 뒤집어쓴 한 어머니가 18살 아들을 두고 이런 말을 했다. “로마로 가라고 하고 있다. 안 간다고 하더라. 친구 대부분을 지진에 잃었는데도 떠나기 싫다고 한다. 그런들, 이젠 페스카라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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