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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드] ‘지도 논란’ 핵심, 법인세…구글에 ‘세금’ 받아낼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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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한국 정부에 요청한 초정밀 지도(5000대 1 축적) 해외 반출 문제가 점입가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해결책, 국내 서버 설치
구글 난색 표하는 이유는 '법인세'
英, '우회 수익세' 통해 2200억원 징수
韓, 법인세 무리하게 해석하려는 움직임


처음에는 국가 안보 이슈에서 시작했지만 '4차 산업 혁명'에서 홀로 뒤쳐질수 없다는 산업 논리, 여기에 미국 무역대표부(USTR)까지 개입하고 나서면서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25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USTR의 공세를 마냥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자칫 잘못하면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둘러싸고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 등을 다시 거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와 구글이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최소공약수'는 없을까. 구글이 국내에 서버를 설치한다면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다. 정부는 국가 안보를 경시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고, 구글도 국내 기업으로부터 '특혜 시비'를 받지 않고 지도 관련 각종 비즈니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부터 정부도 구글 측에 국내 서버 설치를 타협안으로 제시해왔다.

그렇지만 구글은 한국 내 서버 설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국내에 서버를 둔다면 이는 곧 고정 사업장이 생기는 일로 법인세 납부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국내에 서버를 두더라도 결국 지도 정보는 해외로 반출된다"며 "구글이 전 세계 15개국에 글로벌 센터를 만들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한국 이외 국가에서 백업을 해놓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내에 서버를 만든다면 정부가 구글의 영업 활동이나 매출 구조에 대해 들여다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문제는 세금이다. 구글은 현재 한국에서 연 매출 1조원 가량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국내 과세당국은 구글ㆍ애플이 국내에서 애플리케이션(앱) 등 콘텐트를 판매해 벌어들이는 수익에 세금을 매기지 못한다. 이들 기업이 법인세의 과세 베이스인 중앙 서버, 데이터 센터를 한국에 두고 있지 않다. 이에 더해 애플코리아ㆍ구글코리아 같은 회사들은 주식회사가 아닌 ‘유한회사’라는 이유로 매출과 수익 내역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구글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세금으로 납부하는 액수는 사실상 ‘제로(0)’다. 

반면 네이버는 지난해 법인세가 1900억원에 달했고, 카카오도 300억원이 넘는 법인세를 납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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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이해진 의장은 "(지도 서비스용) 서버를 한국에 두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닌데, 구글 같은 기업이 세금도 안 내고 정부 규제도 안 받으면서 권리만 요구하는 행태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그나마 지난해 7월 이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앱ㆍ음원ㆍ동영상 등 콘텐트 서비스에 대해 부가가치세(서비스 가격의 10%)만이라도 부과할 수 있게 됐다. 애플ㆍ구글과 달리 SK텔레콤 T스토어, KT 올레마켓 같은 앱 장터에선 그동안 모든 콘텐트를 대상으로 10%의 부가세가 매겨졌다.

부가가치세도 재정학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가 상품ㆍ서비스를 사용한 대가로 국가에 내는 세금이다. 소비자가 내야 할 세금을 편의 상 기업이 대신 내주는 구조일 뿐이다.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IT 기업의 절세 기술은 매우 정교하다. 특히 낮은 법인세율(12.5%)을 무기로 내세워 다국적 기업을 끌어들이는 아일랜드가 주요 활동 무대였다.
①자회사 ‘구글 아일랜드’를 설립해 클라우드 서버를 비롯한 장비 일체와 지식재산권ㆍ특허권을 이관한다.
②아일랜드에 영업용 자회사 ‘구글 아일랜드2’를 하나 더 만들어 한국ㆍ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벌어들이는 소득ㆍ로열티(특허료)를 이곳에 집중시킨다.
③영업용 자회사에 모은 전 세계 소득을 구글 아일랜드로 직행시키지 않는 대신 네덜란드에 있는 페이퍼컴퍼니에 잠시 보관했다가 구글 아일랜드로 다시 옮긴다. 아일랜드 내 기업 간 거래에선 로열티 가운데 20%를 원천징수하지만, 국가 간 로열티 지급(아일랜드→네덜란드→아일랜드) 시에는 유럽연합(EU) 협약에 따라 세금을 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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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구글은 한국이나 미국의 비교적 높은 법인세율(한국 22%, 미국 35%)을 피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페이스북이 영국에서 낸 법인세액은 760만원에 불과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소득이전을 통한 세원 잠식(BEPS)’으로 인해 발생한 법인세 수입 감소액이 매년 전 세계 법인세 수입액의 4~1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수치로는 1000억~2400억 달러(약 116조5000억~279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런 까닭에 지난해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은 이른바 '구글세(Google Tax)' 도입으로 일컬어지는 ‘BEPS에 대한 국제적 차원의 대응방안’을 최종 승인하기도 했다.

영국은 올 1월 구글로부터 세금 1억3000만 파운드(약 2240억원)를 받기도 했다. 영국 보수당 정부가 지난 2014년 12월 일명 ‘우회 수익세(diverted profit tax)’라는 명칭으로 자국 내에서 발생한 수익을 타국으로 이전할 경우, 해당 수익의 25%에 세금을 물리기로 의결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정부는 각각 16억유로(약 2조원), 3억유로(약 3790억원) 규모의 세금 징수를 추진 중이다.

한국에서도 구글로부터 법인세를 걷기 위한 각종 방안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에 법인을 두지 않는 기업을 대상으로 법인세를 걷으려는 다소 무리한 방법도 등장하고 있다. 구글로부터 법인세를 거둘 수만 있다면, 구글이 최소 국내에 게이트웨이(소규모 백업 서버)라도 설립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다국적 기업의 조세 회피 행위를 막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세금을 줄이고자 하는 기업의 심리는 선천적이기 때문에 그 어떤 규제나 제도로도 기업의 절세 행위를 100% 막을 수는 없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맨큐의 경제학』을 쓴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해 9월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조세 회피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법인세 폐지다. 어차피 법인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소득의 흐름 또는 실제 소득을 얻는 사람에 집중해 과세하자는 의미다.

“기업가가 이익을 극대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행위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해외 기업을 인수ㆍ합병하고 외국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이를 애국심만으로 싸잡아 비난할 수 있느냐. 아예 법인세를 폐지하는 것도 방법이다. 차라리 영국처럼 소득이 해외로 이동할 때 ‘이전세(transfer tax)’를 받는게 낫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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