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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와 꽃 양귀비 그리고 블루베리, ‘풍차 꽃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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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군생활을 마치고 귀농한 김용길씨와 부인 이명선씨는 농장 가득히 꽃을 기른다. 꽃 양귀비를 심어서는 축제를 열어 인기를 끌기도 했다. 꽃이 진 자리에서는 열심히 블루베리를 가꾸고 있다. 그 열매가 한 알 한 알 여물 때마다 이들 부부의 꿈도 익는다.

정원을 가득 채웠던 꽃들이 지고 나자 블루베리가 한창 익고 있었다. 키보다 큰 블루베리 숲 속에서 부부는 농익은 열매를 따 도시에 사는 지인들에게 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주변 산과 들판은 녹음에 지쳐 풀 물이 강물이 되는 날이었다.

강원도 원주에서 용수골은 시민들의 안식처다. 원주 중심가에서도 자동차로 10분 이내에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고 산과 계곡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특히 마을을 감싸고 있는 백운산은 부담 없이 등산을 즐길 수 있어 시민들이 많이 찾는다.

백운산 아랫마을 용수골에는 식당과 카페, 민박집들이 많다. 이곳서 가장 유명한 곳은풍차 꽃 농장이다. 2006년 귀농한 김용길, 이명선씨 부부가 가꾸어 가는 농장으로 입구에서는 두 개의 풍차가 손을 쳐들어 손님을 맞고 사철 꽃들이 끊이지 않고 피는 곳이다.

군대에서 대령으로 전역한 김용길씨의 고향은 부천이다. 인천 제물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가난한 가정형편으로 대학 진학을 미루고 아버지 농사를 거들다 3년 후 육군사관학교를 입학해 군인의 길을 걸었다.

강원도 원주와의 인연은 군대생활 때문이다. 1993년 원주에 있는 1군사령부에 근무하며 이곳서 노후를 보내겠다는 생각에 터를 잡았다. 정식 예편은 2006년이었지만 2005년부터 귀촌을 위한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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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입구에 있는 두개의 풍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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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 한가운데 있는 살림집과 작업실 겸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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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농사를 지을 생각은 없었다. 예쁜 집 하나 짓고 텃밭이나 가꾸며 본인이 좋아하는 그림이나 실컷 그리며 살겠다는 생각으로 시골생활을 택했다.

그는 장교임관 후부터 군대생활 내내 그림을 그린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제대하던 해에는 서울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열 정도로 화가로서 인정을 받고 있다. 지금 그가 사는 집 한 켠에 작업실 겸 미술관을 두고 있을 정도로 취미를 넘어선 중견화가다.

단순히 개인적인 취향, 소극적인 생각으로 시작했던 귀촌의 마음가짐은 마을에 정착해 살면서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마을을 위해 무엇인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꽃 양귀비 농장이다.

당시만 해도 꽃 양귀비를 재배하는 곳은 경기도 포천군 일동에 있는 식물원 한 곳밖에 없었다. 그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꽃 양귀비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내친 김에 꽃 양귀비 축제를 열었다. 이렇게 하여 그가 사는 마을인 원주시 판부면 서곡리 용수골은 명소로 거듭났다.

2008년에는 이장을 설득해 강원도에서 주관하는새 농어촌 건설 추진 운동에 응모해 5억 원을 지원받았고 2010년에는 농림부로부터녹색 농촌 체험 마을로 선정돼 2억 원을 지원 받았다. 행정자치부의아름다운 마을 가꾸기(참살이 마을)’에도 선정돼 7천만 원을 받는 등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일에 앞장섰다.

그 과정에서 원주민들과 갈등도 많았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소설 한 권을 쓸 정도. 꽃 양귀비축제가 활성화 되자 농사지을 땅에 쓸데없이 꽃을 심게 한다며 주민이 멱살을 잡기도 했다.

많을 때는 26440(8천평)까지 꽃 양귀비를 심어 마을이 온통 양귀비꽃으로 장관을 이룬 적도 있지만 마을 주민들 중 생각이 다른 사람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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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실 겸 작업장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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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 수확을 하고 있는 김용길, 이명선씨 부부

대신 블루베리농사에 매달렸다. 블루베리를 심을 당시만 해도 대단한 희귀 작물이었다.

그가 블루베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2003년 미국 타임지에 10대 슈퍼 식품으로 소개되면서부터다. 어렵게 묘목을 구해 661(200) 정도의 밭에 시험 재배를 했다. 이후 규모를 늘려 지금은 992(300) 290주 정도를 키운다. 블루베리에서 약 3천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웬만한 작목으로는 꿈도 꾸기 힘든 고수익이었다.

그는 친환경농업을 고집한다. 그 중에서도자가발효농법으로 농사를 짓는다. 한국발효농업연구소 회원이기도 한 그는 액비(液肥: 물거름)를 직접 만들어 쓸 정도로 자가발효농법 전문가다.

비닐하우스에 화학비료를 이용한 농사를 짓는다면 큰 수익도 올릴 수 있겠지만 그는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새로운 농법을 보급하고 농촌마을이 잘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농촌운동가가 되고 싶은 꿈을 꾼다.

연금만 받아도 두 부부는 조용한 노후생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사회생활을 하며 배우고 경험하고 터득한 것들을 다른 이들과 나누며 사는 것이 더욱 가치 있는 일이라 여기기에 늘 새로운 시도를 한다. 찾아오는 농장 방문객들에게 친절한 안내를 해주고 여러 곳에 강의 요청을 받기도 한다. 국립품질관리원에서는 '대한민국 스타팜(star farm)’으로 지정했다. 농림부에서 주최한 귀농 귀촌 코디네이터 교육을 받으며 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귀농 귀촌을 먼저 한 선배로써 후배들에게 당부도 아끼지 않는다. 그는 최소 5년간은 준비하고 주말농장을 이용해 농사도 지어볼 것을 당부한다. 무조건 안빈낙도만을 생각해 땅과 집에 쓸데없는 투자를 해 후회하는 경우가 많은데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원주민과 잘 융화해 사는 것이야말로 성공적인 귀농 귀촌의 지름길임을 당부한다.

그가 사는 집 대문은 생뚱 맞게 풍차 두 개가 대신하고 있다. 바람이 없어도 풍차는 김용길씨 부부의 꿈처럼 하늘을 난다. 꽃 진 자리, 한여름 뙤약볕에서는 블루베리가 소담스레 익고 있는 날에도 풍차는 하늘을 향해 날고 있었다.

풍차꽃농장: 033-761-9328

출처. OK시골(www.oksig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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