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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야쿠르트 아줌마, 임금 받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

야쿠르트 위탁판매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될 수 없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24일 야쿠르트 위탁판매원으로 활동하다 퇴직한 A씨가 주식회사 한국야쿠르트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소송에서 A씨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퇴직금 청구소송 기각 원심 확정
“사용자 감독받는 종속관계 아니고
시간 아닌 판매액 따라 보수 받아”
캐디 등 노조 설립 권한 허용 추세
수당 관련 근로자 인정 사례는 없어

A씨는 2002년 2월부터 12년 동안 부산에서 야쿠르트 위탁판매원으로 일했다. A씨는 근무복을 입고 오전 8시 전에 관리점으로 나가 물건을 받아 정기 고객들에게 배달했고 대금을 받아 회사에 납부했다. 오후 4시부터는 길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남은 제품을 팔았다. 하지만 A씨와 회사는 ‘위탁판매 계약’을 맺었고 매월 판매금액의 일정 비율을 그 대가로 받았다.

1심 재판부(부산지법 동부지원)는 “A씨가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A씨 청구를 기각했다. 2심과 대법원은 이 결정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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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업에 소속돼 일하는 사람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를 법원은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와 종속적 관계를 맺고 일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 종속적 관계인지는 여러 요소를 종합해 판단한다. 사용자가 일하는 과정을 상당히 지휘·감독하고, 사용자가 정한 업무 내용과 근무시간·장소에 구속되고, 보수가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로 볼 수 있다면 근로자로 인정받기 쉽다.

재판부는 “월 2회 교육은 최소한 업무 안내 또는 판촉 독려일 뿐 업무 수행 과정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판매원들에게 업무 수행에 관한 서약서를 받은 것은 위탁판매 계약상 의무를 주지시킨 것에 불과하다”고 봤다. 또 “A씨가 받은 보수는 일의 내용이나 일한 시간과 비례하지 않아 임금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판매원들의 계약 위반에 대한 조치가 계약 해지뿐이라는 점, 산재보험 적용을 받지 않고 사업소득세를 낸다는 점도 A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선 “종속성 인정 기준을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적용한 하급심을 대법원이 고민 없이 받아들였다”(법무법인 지향 김진 변호사) 등의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대법원은 2006년 이후 종속성 인정 요건을 완화하면서 취업규칙 적용 여부나 근로소득세 징수 여부 등에 대해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로 정할 수 있어 이 요소가 없다고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선 안 된다”고 제시해 왔다.

1990년대 골프장 캐디, 보험모집원, 학습지 교사 등 이른바 특수고용직 종사자들이 근로자로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내기 시작했다. 아직 대법원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한 사례는 없다. 93년엔 유성CC 캐디들을 노조법상으로는 근로자로 볼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014년에는 “캐디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아니지만 노조법상 근로자”라는 판결도 나왔다. 고정급이 아닌 ‘캐디 피’를 임금이라고 볼 수 없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아니지만 골프장에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아 일했다면 노조법상 근로자가 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캐디는 노조를 설립할 순 있지만 근로기준법 등에 따른 초과 근로에 대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받을 수는 없다.

대법원 관계자는 “근로자인지 여부는 개별 사안별로 판단해야 된다. 모든 유제품 위탁판매원이나 유사직역 종사자에게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임장혁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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