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파스타 탄생지’ 인구 2500명 마을, 건물 절반이 사라졌다

기사 이미지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중부를 강타한 규모 6.2의 지진으로 최소 73명이 사망하고 150여 명이 실종됐다. 지진으로 초토화된 이탈리아 중부 소도시 아마트리체의 항공 사진. [AP=뉴시스]

규모 6.2의 지진이 이탈리아 중부를 강타한 24일(현지시간). 진원 깊이가 10㎞로 얕아 100㎞ 떨어진 수도 로마에서도 진동이 느껴질 만큼 강력했다. 진원지에서 10㎞ 남쪽에 위치한 인구 2500여 명의 소도시 아마트리체는 마치 폭격을 맞은 듯 건물 대부분이 붕괴됐다. 하늘엔 먼지가 가득했고 짙은 가스 냄새가 마을을 뒤덮었다. 지진 당시 집에서 잠을 자고 있었던 마을 주민 마르코는 “살아남은 게 기적이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주말 ‘파스타 축제’ 앞두고 강타
국내외 관광객 몰려 피해 커질 듯
지하 10㎞ 진원, 로마까지 흔들려
14세기 중세 유적들도 대부분 붕괴
도로 끊겨 구조장비 투입 못해
한국 교민·관광객 피해 여부 확인 중

이날 지진 희생자의 절반가량인 35명의 사망자가 아마트리체에서 나왔다. 아마트리체에서 한 여성은 건물이 무너진 광장을 보며 “건물 아래 남편과 아이들이 있다. 내 친구와 나만 겨우 빠져나왔다”며 울먹였다. 이곳에는 100여 명이 여전히 매몰돼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아마트리체는 이 도시에서 탄생한 파스타 요리 ‘아마트리치아나’로 널리 알려진 음식과 문화의 고장이다. 27~28일엔 올해로 50주년을 맞는 ‘아마트리치아나 파스타 축제’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지진으로 물거품이 됐다. 1428년 지어진 성아고스티노 성당 등 유서 깊은 도시의 자랑이던 중세 유적도 대부분 무너져 내렸다. 13세기에 지어진 이 마을 명물 시계탑의 시곗바늘은 지진이 마을을 덮친 오전 3시36분을 가리킨 채로 멈췄다.
기사 이미지

마을의 무너진 건물에서 한 여성이 구조되고 있다. [AP=뉴시스]

그 밖에 피해가 큰 마을 가운데 하나인 라치오주 아쿠몰리에선 지금까지 11명이 사망했고, 마르체주 페스카라 델 트론토에선 생후 9개월 된 아기를 포함해 최소 10명이 숨졌다. 이 마을들은 산 중턱에 위치한 덕분에 공기가 좋고 풍광이 아름다워 여름휴가철이면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특히 8월은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시기다. 미 공영 라디오 NPR은 “아쿠몰리의 경우 주민은 700명이지만 여름에는 2500명 정도로 불어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 중에서도 희생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지진으로 도로와 전기가 끊기면서 구조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긴급구호팀이 현장에 파견됐지만 피해 지역 건물 대부분이 석조여서 손을 쓰지 못하고 중장비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구호팀은 주민들의 휴대전화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생존 여부를 확인했다. 일부 주민은 삽과 맨손으로 잔해를 파헤치며 생존자 구조에 나섰다. 피해를 본 아스콜리피체노 지역 경찰은 관영 RAI 방송에 “건물 잔해 밑에서 ‘살려 달라’는 생존자들의 목소리가 들리지만 장비가 없어 구조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탈리아 적십자의 토마소 델라 롱가 대변인은 “물류가 가장 큰 문제다. 피해를 본 마을들이 산간 지역에 흩어져 있고 마을까지 연결되는 큰 도로가 없어 구호팀과 장비 파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세르조 피로치 아마트리체 시장은 RAI에 “전기가 끊기고 마을 안과 밖을 잇는 다리가 붕괴됐다. 응급요원들에게 연락하거나 병원에 갈 수 없었다.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TV 연설을 통해 “생존자 구출이 급선무다. 피해 지역을 방문해 현황을 살피고 모든 피해자가 구조될 수 있도록 구조 작업에 만전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지진이 잦은 지역에 속한다. 2009년에는 휴양지로 유명한 중부 라퀼라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해 300명 이상이 숨졌다. CNN은 “2009년 라퀼라 지진 이후 이탈리아 정부가 지진 대비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문책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정부는 이 지역에 사는 교민·관광객 피해를 조사하고 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