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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 작가 200명 무료 전시회 열어줘

아뜰리에 터닝 임승호 대표
“발굴한 작가들 쑥쑥 클 때 뿌듯

[연중기획] 매력시민 컬처디자이너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예술 꿈”
연주·강연도 하는 복합공간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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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뜰리에 터닝’의 임승호 대표. “ 예술과 교감하며 사는 행복한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장진영 기자]

서울 대학로에서 혜화로 방면으로 걸어서 10분. 야트막한 오르막길에 ‘아뜰리에 터닝(Atelier Turning)’이라는 간판이 나타난다. 언뜻 정체성이 불분명해 보이는 이곳은 전시는 물론 연주회·강연 등 다양한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2011년부터 이 공간을 운영하는 임승호(44) 대표는 “누구나 예술과 교감하며 일상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아뜰리에 터닝은 특히 젊은 감각의 재기 발랄한 전시 기획으로 알 만한 사람들 사이에 알려져 있다. 가능성은 있지만 전시 기회를 얻지 못했던 많은 작가가 이곳에서 데뷔했다. 동물 화가로 유명한 신수정 작가, 영캐주얼 브랜드 ‘에이비로드(AB:ROAD)’의 이은천 디자이너, 란제리 브랜드 ‘비나제이(Vina J)’의 정지영 디자이너 등이 여기서 첫 전시를 열었다. 그간 임 대표는 200여 명의 작가를 초대해 66차례 무료 기획 전시를 열어줬다.

“잠재력 있는 작가들을 발굴해 전시를 열어줄 때 큰 보람을 느껴요. 잠재력의 기준은 100년 뒤에도 작품의 존재 가치가 있을지 여부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을 디딤돌 삼은 작가들이 크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내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뿌듯합니다.”

임 대표의 일은 전시에 그치지 않는다. 현대미술에 대한 일반인들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다양한 시도도 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는 일반인이 미술을 가까이하기 어려운 구조로 돼 있다”며 “작품 이미지를 활용해 이모티콘·티셔츠·종이컵을 제작하고,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미술을 일상 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뜰리에 터닝을 운영하기 전, 그는 디자인 회사의 대표였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대기업에서 일하다 2001년 자신의 회사를 세웠다. “회사는 승승장구했지만 행복하지 않았다”고 했다. 임 대표는 “대기업 하청 일을 했는데 일감이 몰리는 바람에 하루 종일 정신없이 일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이 갈수록 소모되는 느낌이 들었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은 갈증이 컸다”고 했다.

결국 임 대표는 회사를 1인 기업으로 전환한 뒤 2009~2010년 유럽을 돌며 진정한 행복을 고민했다. 그러다 우연히 들른 덴마크의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미술관에서 그간 느껴보지 못한 충만한 행복을 느꼈어요. 사람이 행복하려면 예술을 향유하며 살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됐죠. 그리고 내가 느낀 행복을 공유하며 살자고 마음먹었어요.”

임 대표는 아뜰리에 터닝을 열면서 ‘Art makes you happy(예술이 당신을 행복하게 한다)’라는 모토를 내걸었다.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도 많았다. 공간 운영·전시에 들어가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현대예술에 대한 한국 사회의 고정관념이 거대한 벽처럼 다가올 때가 많았다. 임 대표는 “예상했던 것보다 예술과 교감하는 문화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면서도 “언젠가는 우리의 일상이 예술로 풍요로울 수 있도록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싶다”고 말했다.

글=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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