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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XL 원하는데 XS 사이즈 공급 …다리 꼬인 삼계탕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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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한국을 찾은 중국 중마이과기발전유한공사 임직원들이 서울 반포 한강공원에서 삼계탕 파티를 벌이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6월 삼계탕의 중국 수출이 시작됐지만 수출 물량은 두 달여 동안 25만 달러(약 2억8000만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동안 기다린 정식 수출
두 달간 실적은 3억원 수준
인삼 함량 낮고 작은 닭 사용
‘큰 닭 선호’ 중국 취향 못 맞춰
현지 유통망부터 우선 다지고
저가 경쟁보다 고품질 전략을

정부가 대중국 수출 유망품목으로 육성하고 있는 쌀과 김치 역시 상반기 수출 실적이 연간 목표치의 10%에 그쳐 중국 시장 농식품 수출 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된다.

한국무역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올 6월 29일 전북 군산항에서 중국 수출용 삼계탕 20t이 처음 선적된 이후 이달 20일까지 모두 61t이 수출됐다. 약 7만 마리 분량이다. 삼계탕은 수출 지정업체인 하림·참프레·농협목우촌·사조화인코리아·교동식품의 제품으로, 중국 내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업계에선 “수출 물량이 기대 이하”라는 반응이다. 정부는 2006년 수입 허용 요청 이후 10년 만에 중국의 검역·위생 등 비관세장벽을 해결해 수출길을 열었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하지만 “시장 개방 요구만 했지 시장 조사 등 준비엔 미흡했다”는 평가다.

익명을 원한 삼계탕 수출업체 관계자는 “일본으로의 삼계탕 수출이 줄어 중국 시장에 기대를 했는데 초기 판매가 다소 부진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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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1년 삼계탕 수출 물량은 2888t, 수출 금액은 1466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3년간 하락세가 지속돼 2014년에는 반 토막이 났다. 삼계탕 전체 수출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의 지속적인 엔저와 한·일 관계 냉각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중국은 우리 농식품 수출 시장의 15.9%(2016년 상반기 금액 기준)를 차지한다.

김한호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올해 5월 갑작스레 물꼬가 트이면서 정부와 업체 모두 사전 준비가 미흡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게 중국인의 입맛과 식습관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점이다. 800g 용량의 레토르트 한 팩당 인삼 함량이 6~10g인 국내용과 달리 중국 수출용은 3g에 불과해 삼계탕 맛을 제대로 내기가 어렵다. 레토르트 제품을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 큰 닭을 선호하는 중국 식문화에 맞추는 것도 과제다. 한국의 식문화 전파와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지화’에 신경을 덜 썼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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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선 수출 초기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쌀과 김치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수출 요청 7년 만인 올해 초 중국 땅을 밟은 쌀은 첫 선적 후 6개월간 237t 수출에 그쳤다. 올해 수출 목표 2000t에 턱없이 모자란다. 5년 만인 지난해 12월 수출이 재개된 김치 역시 농식품부는 연간 100만 달러 수출을 장담했지만 상반기 9만 달러에 그쳐 목표 대비 10%도 넘지 못했다.

주력 농식품의 중국 수출이 부진한 이유로는 ▶부실한 시장 조사 ▶현지 바이어 확보 난항 ▶낮은 인지도 등이 꼽힌다.

당초 정부와 업계에선 중국인이 고려인삼을 선호하고 드라마 등을 통해 잘 알려졌다며 삼계탕의 흥행을 자신했지만 중국 현지에서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란 게 중론이다. 중국 내 중산층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유통망(바이어)과 제휴하는 것도 급선무다.

하림 관계자는 “중국 현지의 유통구조 파악이나 마케팅 전략 수립에 어려움이 있다”며 “중국 내 17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최대 유통그룹인 쑤닝과 수출 계약을 체결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일본 시장에서 한국산 김치·삼계탕의 추락에서 보듯 기업들 간의 출혈 경쟁은 ‘종주국’ 지위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 혐한 분위기와 함께 일부 업체의 저가 공세가 겹치면서 대일본 김치 수출액은 2011년 8681만 달러에서 2015년 4454만 달러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삼계탕 역시 같은 이유로 대일 수출이 크게 줄었다. 중국에서 저가 경쟁에 초점이 맞춰지면 일본 시장에서의 김치·삼계탕과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김한호 교수는 “중국인 전체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보다는 중·고소득층 시장을 잘 아는 중국의 유력 바이어를 통해 유통망을 확보하는 게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업계와 공동으로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 등 인구 밀집 지역에 삼계탕 홍보관을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삼계탕의 효능을 알리는 광고와 다큐멘터리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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