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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주말에 뭐 볼래?…아줌마 크러쉬 '범죄의 여왕' vs 근대 성장 신화 '그림자들의 섬'

이 영화, 볼만해?
지금 영화관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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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범죄의 여왕` 스틸컷]

범죄의 여왕
감독·각본 이요섭
출연 박지영, 조복래, 허정도, 김대현, 백수장, 이솜 프로듀서 김보희
촬영 이효재 조명 김보현 미술 방길성 의상 지지연
장르 스릴러, 코미디 상영 시간 103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8월 25일

줄거리
지방에서 미용실을 하는 미경(박지영)은 동네 주부들에게 불법 미용 시술을 하며 살아간다. 서울에서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아들 익수(김대현)가 그의 유일한 가족. 어느 날, 익수에게서 급한 연락이 온다. 단칸방 수도 요금이 120만원이나 나왔다는 것. 수상한 낌새를 감지한 미경은 당장 아들이 사는 고시원으로 향한다.

별점 ★★★☆
영화의 오프닝신. 쇳물이 흐를 것만 같은 낡은 수도관을 따라 카메라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후미진 고시원 구석구석으로 관객을 안내한다. 경쟁에 떠밀려 벼랑 끝에 방치된 인생들의 소우주를 속살까지 헤집어 보여 주겠다는 듯이.

납득하기 어려운 금액이 찍힌 수도 요금 고지서는, 그러니까 일종의 메스다. 이 영화는 그들을 편견 없이 들여다볼 만한 인물인 미경에게 그 메스를 들려 줌으로써, 냉혹한 처단 대신 이해와 연민의 시선을 극의 중심에 둔다.

그런데 이 미경이란 캐릭터, 예사롭지 않다. 그는 가난하지만 불의는 못 참는다. 미용실 단골의 폭력 남편에게 독극물이 든 주삿바늘을 들이대는 강심장에, 아무하고나 친구 먹는 돌직구 화법의 소유자다.

아들의 수도 요금을 해결하기 위해 베일에 싸인 고시원의 속사정을 돌파하는 미경의 저돌성은, ‘아줌마’라는 독특한 신분에 부여된 억척스럽고 헌신적인 속성을 껴안으면서도 보다 정의로운 방향으로 전개된다. 진상을 파헤치는 자신을 성가셔 하는 아들에게 “판검사 될 놈이 그래도 돼?”라고 일침을 놓는 장면이 일례다.

시험이 코앞인 상황. 정신 똑바로 박힌 고시생이라면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미경을 꺼려야 정상일 터. 하지만 사건의 심각성이 드러남에 따라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은 전복된다.

험상궂은 관리사무소 직원 개태(조복래)부터 동네 대소사에 빠삭한 ‘고시 포기생’ 덕구(백수장)까지, 남들에겐 보잘 것 없어 보였던 ‘자식 같은’ 이웃들은 저마다의 재능으로 십시일반 미경을 돕는다.

오합지졸들이 만들어 가는 아슬아슬한 성취의 순간들은 이 영화의 통쾌함을 견인하는 큰 축. 등장인물 전부를 빠짐없이 애정 어린 시선으로 묘사한 나머지 현실이라기보다 귀여운 판타지처럼 느껴지는 대목도 있다.

하지만 자극적인 반전이나 범죄 이면의 악마성보단 지금, 여기의 비애를 공감시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전력을 다하는 영화다. 박지영·조복래 등 배우들의 개성 강한 호연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도 묘미. 제작사 ‘광화문시네마’의 차기작 쿠키 영상이 있으니 엔드 크레딧을 끝까지 지켜보자.

★★★ 치밀하지는 않지만, 독특한 캐릭터와 분위기로 이야기를 흥미롭게 끌고 간다. 그 이야기 속에서 우리 시대 ‘고시원’이라는 공간에 대한 사려 깊은 풍자 정신이 돋보인다. 장성란 기자

★★★ 막연한 미래에 현실을 저당 잡힌 청춘들의 고단함을 위로하는 ‘아줌마 크러쉬’. 왜 지금, 광화문시네마가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 받는지를 또 한 번 증명해 냈다. 이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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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그림자들의 섬` 스틸컷]

그림자들의 섬
감독 김정근
출연 김진숙, 박성호, 박희찬, 윤국성
장르 다큐멘터리 상영 시간 98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8월 25일

줄거리
낡은 사진관에 한진중공업 파업을 이끌어 온 노동자 김진숙, 박성호, 박희찬, 윤국성 등이 모인다. 나이도 경력도 다른 이들은 각자 조선소에 입사했던 때를 돌이키며, 그때부터 지금까지 노동 운동을 해 오며 겪었던 일을 이야기한다.

별점 ★★★★
노동자를 바라보는 정직하고 인간적인 태도가 빛나는 다큐멘터리다. 이는 노동 문제를 소재 차원에서만 다루지 않으려는 노력에서 나온 듯 보인다. 먼저, 낡은 사진관으로의 초대. 초반부에서 출연자가 사진관으로 들어서서 마이크를 차고 인터뷰 준비하는 모습이 나온다.

이는 시위 현장에서 목청 높이는 모습만 비춰졌던 이들의 속내를 경청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출연자들은 말한다. 가난했던 시절, 그들은 여기서 일하면 삶이 풍족해질 것이라 믿고 조선소에 입사했다. 하지만 동료의 죽음을 너무나 자주 목격해야 하는 위험천만한 노동 환경에 좌절했다고.

인간다운 삶을 위해 노조를 만들었지만 노조 위원장으로 나선 박창수, 김주익 등은 투쟁 중 유명을 달리했다. 여기에 당시 상황을 보도한 뉴스 영상과 감독이 직접 촬영한 현장 영상이 삽입된다. 꼼꼼한 고증을 통해 이 문제에 객관성을 담으려는 시도다.

물론 2010년 이후까지 이어진 중공업 노사 문제의 역사를 되짚는다는 의미도 크다. 민주화의 성장과 함께한 노조의 역사가 많은 이들의 희생으로 얼룩져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깊게 저민다. 그렇게 그림자처럼 살았던 이들의 기억은 극영화보다 더 묵직한 울림을 준다.

동시에 첫 조선소 노조가 생긴 지 30여 년이 지났지만,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고 등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근로 환경을 돌이키게 한다. “‘아무 일 없이’ 동료들과 함께 일했던 일상의 풍경이 가장 그립다”는 김진숙의 말은 매일 노동하는 우리의 삶은 건강한지, 더 나아가 노동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회고를 통해, 한국 근대 성장 신화의 허와 실을 보여 준다. 이들의 애절한 증언을 참을성 있게 기록하는 카메라의 무게가 그대로 전해진다. 고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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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트루스` 스틸컷]

트루스
감독 제임스 밴더빌트
출연 케이트 블란쳇, 로버트 레드포드, 토퍼 그레이스, 데니스 퀘이드, 엘리자베스 모스
장르 전기, 드라마 상영 시간 125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8월 24일

줄거리
2004년, 미국 CBS의 뉴스 프로듀서 메리(케이트 블란쳇)는 당시 대통령이던 조지 W 부시가 1968~72년 군 복무 당시 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추적 방송을 내보낸다. 거기서 증거로 제시한 문서의 진위 여부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메리는 궁지에 몰린다.

별점 ★★★☆
일명 ‘메모게이트(Memogate)’를 영화화했다. 2004년, 메리가 취재와 연출을 지휘한 추적 방송에서 제시한 문서, 즉 부시의 군 복무 당시 그 상관이 부시의 근무 태만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가 조작 논란에 휩싸인 사건이다.

영화는 마치 전체를 반으로 나눈 듯, 앞에는 메리와 취재팀이 부시 대통령의 병역 비리 의혹을 취재해 빠듯한 방송 일정에 맞춰 뉴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을 긴박하게 그린다.

메리와 취재팀이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결정적인 증거와 증인을 확보해 가는 과정이 긴장감을 자아낸다. 이들의 뉴스 프로그램이 방송되는 장면까지만 보면, 이 영화가 언론의 참된 승리에 박수를 보내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영화가 던지는 진짜 질문은 그 뒤에 있다. 메리가 방송에서 증거로 제시한 문서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부시 대통령의 병역 비리 의혹에 대한 관심은 문서의 진위 논란으로 옮아 간다. 메리는 언론의 표적이 되고, CBS 역시 그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든다.

그 씁쓸한 풍경을 비추며 이 영화는 묻는다. 언론의 본질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니냐고. 위험을 감수하고 질문을 던진 언론에게는 화살이 돌아가고, 그 질문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지 않는 지금의 우리 사회가 과연 건강한 것이냐고. 복잡한 상황을 극의 주제로 거칠게 몰아가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이 깊이 생각할 만한 가치를 지녔다는 데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 이것은 패배의 드라마다. 그러나 패배할 수밖에 없었던 싸움을 통해 감독이 던지는 질문은 상당히 무겁다. 케이트 블란쳇의 우아함은 이 드라마에 더욱 빠져들게 한다.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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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고스트버스터즈` 스틸컷]

고스트버스터즈
감독 폴 페이그
출연 멜리사 맥카시, 크리스틴 위그
장르 코미디, 액션 상영 시간 116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8월 25일

줄거리
애비(멜리사 맥카시), 에린(크리스틴 위그), 홀츠먼(케이트 맥키넌), 패티(레슬리 존스)는 유령 잡는 집단 ‘고스트버스터즈’로 활약한다. 때마침 뉴욕은 곳곳에서 출몰하는 유령들로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이 현상 뒤에는 누군가의 음모가 있다.

별점 ★★★☆
수 많은 작품 속에서 그려지는 성(性)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꼬집는 속 시원한 미러링. 이게 바로 유령 잡는 ‘언니들’의 활약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이 같은 장점은 물론, 유령 소탕 작전의 쾌감과 아기자기한 재미들이 꽉 들어차 있다.

30년 전 동명 시리즈와의 연결고리를 살뜰하게 챙긴 리부트, 각자 다른 매력으로 똘똘 뭉친 캐릭터들의 앙상블 코미디, 둘 중 어느 쪽으로 보더라도 사랑스럽다. 모든 캐릭터가 유쾌한 가운데, 순도 100% 백치 미남으로 변신한 크리스 헴스워스의 존재감이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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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최악의 하루` 스틸컷]

최악의 하루
감독 김종관
출연 한예리, 이와세 료, 권율
장르 멜로, 로맨스 상영 시간 93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8월 25일

줄거리
배우 지망생 은희(한예리)는 서촌에서 길을 찾고 있는 일본인 소설가 료헤이(이와세 료)를 만나 대화를 나눈다. 료헤이와 헤어진 은희는 배우인 남자친구 현오(권율)을 만나러 남산에 가고, 같은 시간 한때 잠깐 만난 적 있는 운철(이희준)이 은희를 만나러 남산을 찾아온다.

별점 ★★★☆
한 번쯤 ‘머피의 법칙인가’ 싶은 최악의 하루를 보낸 기억이 있다. 이 영화는 꼬일 대로 꼬여 가는 한 여자의 하루를 비추며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담담하게 그린다. 나와 다른 성격의 사람들을 만나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흥미롭다.

살면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지만 내 주위에 한 명쯤 있는 듯한 인물이 주는 묘한 공감과 웃음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서촌의 구석구석과 남산 산책로의 그림 같은 풍경은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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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김나현, 장성란, 이은선, 이지영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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