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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후진국형 전염병 막을 방역체제 확립하자

대표적 후진국 전염병인 콜레라가 15년 만에 국내에서 발생한 일은 충격적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59세 남성 회사원의 가검물에서 콜레라균이 확인됐다. 지난 10일 가벼운 설사와 복통 증세로 병원에 입원한 이 남성은 국내 바닷가로 피서를 다녀왔으며 현지에서 회를 먹었다. 보건당국은 이를 바탕으로 횟집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염병 방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동 대처이며 콜레라는 감염력이 강한 1군 법정감염병이다. 따라서 보건당국은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역학조사를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감염 원점을 찾아 행여나 발생할지 모르는 추가 감염을 막아야 한다. 환자 주변의 무증상 감염자도 철저히 조사해 전파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것도 필수다. 역학조사 대상자들은 조사에 성실히 응하는 것이 공동체의 의무임을 자각하고 협력해야 마땅하다.

오염된 어패류나 물을 통한 감염이 대부분인 콜레라는 서남아시아·아프리카 등지에서 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수인성 전염병이다. 국내에선 2001년 이후 발생하지 않았고 2003년 이후 발견된 내국인 환자 57명은 모두 해외에서 감염됐다. 이처럼 15년 동안 ‘콜레라 청정국’이다 보니 오히려 방역 태세가 느슨해졌을 수 있다. 보건당국은 이번 발병을 계기로 학교와 음식점, 해수욕장을 비롯한 관광지, 지역사회 등에서 위생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 날로 먹는 음식물을 긴급 점검할 필요가 있다. 손 씻기 생활화 등 보건교육과 공공 홍보도 체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하나에 100원도 하지 않는 일회용 주사기를 부당하게 재사용해서 생긴 C형 간염 집단감염 사태가 또다시 발생한 것도 어이없는 일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서울 동작구 JS의원(전 서울현대의원)을 대상으로 역학조사에 들어갔다고 22일 발표했다. 지난해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과 올해 초 강원도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에 이어 세 번째다.

더욱 기가 막히는 일은 이번 사태가 진료비 부당신고와 관련한 공익신고 과정에서 비로소 드러났다는 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신고 내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의 C형 간염 검사 결과 항체양성률이 17.7%로 한국인 평균(0.6%)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해서 C형 간염 집단감염이 발생해도 이를 찾아내는 경보 시스템조차 제대로 없다는 사실이 새삼 드러난 셈이다. 얼마나 더 많은 병·의원에서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짐작조차 어렵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은 마냥 불안하기만 하다.

정부는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이나 C형 간염 집단감염 등을 감시할 수 있는 보건안전 경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근본적인 대책 없이는 국민이 무방비 사태로 노출돼 또다시 피해를 보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보건의료 선진국으로 가려면 의료기술의 발전과 물량의 확대가 아니라 안전 시스템부터 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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