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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원 군사위원장 "한국 지상군 늘려야"


미국의 맥 손베리 하원 군사위원장(공화당)이 21일(현지시간)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손베리 위원장은 이날 외교전문매체인 포린어페어스에 앤드루 크레피네비치 전략예산평가센터(CSBA) 연구원과 공동 기고문을 실어 “(차기 행정부가 보여줄) 선명한 전략은 자원을 아끼면서 전반적인 안보 위협을 줄이는 방식으로서의 병력 재구성(realign)이 될 수 있다”며 주한미군을 예로 들었다.

손베리 위원장은 “예컨대 한국은 북한 인구의 2배인데다 북한 국내총생산(GDP)의 10배를 넘는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서울이 한ㆍ미동맹의 지상군 수요의 몫을 더 많이 감당하는 게 가능하고 일부 미군 지상군은 다른 우선 임무로 돌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군이 미 지상군의 방어 임무를 점차적으로 떠맡고 대신 미국은 주한미군 일부를 다른 지역으로 전개할 수도 있다는 취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방위비분담금 대폭 인상을 요구하며 주한미군 철수를 위협 카드로 거론했지만 미국 정치권은 민주당과 공화당을 불문하고 주한미군 숫자 문제를 공개 거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고문은 양국 관계에 파장을 부를 수도 있다.

손베리 위원장은 “최고 유지, 새 행정부를 위한 국방 전략‘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차기 행정부의 과제를 예산 부족 속에서도 미국의 전세계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손베리 위원장은 전세계적으로 군사적 위험이 증가하는데도 예산 부족을 겪고 있는 현실을 미국의 어려움으로 진단했다.

손베리 위원장은 “미국 안보에 대한 도전이 증가함에도 2010∼2016년 국방 예산은 실질 가치로 14% 줄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정부 재정이 악화하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십년 간 이런 현상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들은 덜 기여하고 있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가장 부유한 국가중 영국만이 GDP의 최저 2%라는 목표(국방예산 비중)에 맞춰 예산을 짜고 있고 아시아에선 일본이 자체적으로 정한 1% 한도에 묶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손베리 위원장은 “워싱턴은 단지 국방 예산을 늘리는 것만이 아니라 군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베리 위원장이 참여한 기고문은 전반적으론 그간 미국이 전세계에서 유지해 왔던 군사적 우위를 계속 지켜야 한다는데 방점이 찍혀 있다. 북한에 대해서도 강력한 압박 정책을 주문해 공화당 주류의 입장과 다르지 않다. 북한을 놓고도 고강도 압박 정책을 주문했다. “차기 행정부는 북한 정부로부터 뭔가 약속을 받고 (압박에 나서는) 노력을 포기해선 안된다”며 “제재를 강화해 평양이 핵을 전면 폐기하는 계획의 일부로 핵 능력을 줄이기 위해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행동에 나설 때에만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베리 위원장은 또 ‘한개와 절반의 전쟁’에 대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는 한때 미국이 ‘두 개의 전쟁’을 치를 수 있는 전략을 추진했던 것과 비교된다. 구체적으론 중국과의 전쟁을 사전에 막거나 전쟁을 치르면서도 동시에 유럽이나 중동에 원정군을 파견하는 능력으로 설명했다. 손베리 위원장은 이를 위해선 일본부터 대만을 거쳐 필리핀까지 세 섬나라에 미군의 확고한 안보 공약을 통해 전진방어 전략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그럼에도 손베리 위원장은 유독 주한미군을 예로 들어 한국군의 역할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우회적으로 표명했다. 주한미군 지상군은 1차적으로 수도권 방어이기 때문에 사실상 한ㆍ미 연합 체제의 근육이나 다름없다. 손베리 위원장은 그간 트럼프의 축소지향적 군사 정책에 대해선 입장을 달리해 왔다. 러시아를 미국의 주적으로 간주해 왔던 손베리 위원장은 “푸틴과 러시아를 다루는 열쇠는 군사적 힘”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공론화한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 주장이 미국 정치권에서 한국의 역할 강화라는 요구로 바뀌어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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