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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맥경화 근본적 치료 가능한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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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배우 맥 라이언과 그녀의 전 남편 데니스 퀘이드가 1987년 주연한 영화 ‘이너스페이스(Inner-space).’

영화에서 주인공은 미세한 잠수정을 타고 혈관을 따라 인체 곳곳을 탐험한다. 이들이 관통하는 혈관은 때론 넓어지기도 하고 때론 좁아지기도 한다.

혈관이 수축하거나 이완하는 건 일명 ‘혈관의 근육’이라 불리는 평활근세포 때문이다. 혈관은 여러 개의 세포층이 겹겹이 쌓여 구성되는데, 혈액과 접한 가장 안쪽에 혈관내피세포가 자리한다. 그리고 혈관내피세포를 직접 감싸고 있는 세포가 바로 평활근세포다.

영화 속에서 혈관이 숨을 쉬는 것처럼 요동치는 건 바로 평활근세포가 혈관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평활근세포는 혈관 압력을 일정한 세기로 유지하기 위해서 꿈틀댄다. 심장이 활발히 움직여 혈액의 양이 굉장히 많아지면 혈관 압력이 상승하는데, 이 때 평활근세포가 이완해서 혈관을 넓게 만들어주면 혈압은 일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혈액이 다소 적게 혈관으로 들어오면 평활근세포가 수축해 혈관을 줄여준다. 동맥경화나 혈전 등 혈관 질환은 콜레스테롤 같은 노폐물이 쌓여 혈관이 막혀서 발생한다. 그런데 평활근세포에 문제가 생겨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세포에 문제가 생기면 평활근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세포분열을 계속하고, 이 세포들이 혈관을 막아버린다. 이물질이 끼면 수도관이 막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런 문제가 생기면 좁아진 혈관을 확장하는 시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철심 같은 걸 넣어 막힌 부위를 인위적으로 뚫어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혈관이 뚫려도 혈관이 손상돼 나중에 평활근세포가 다시 증식하는 경우(혈관재협착)가 종종 있다.

하지만 조만간 이런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연구재단 서원희 교수 연구팀(중앙대)이 혈관 평활근세포를 조절하는 핵심 인자를 최초로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섬유아세포 성장인자12(FGF12)’라는 단백질이 바로 혈관 평활근 세포의 분화를 조절하는 핵심인자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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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세포전환기술 [한국연구재단]

연구진에 따르면, 정상 혈관에선 FGF12가 다량 발현된다. 그러나 혈관 질환을 겪는 비정상 혈관에서는 FGF12의 발현이 감소돼 혈관 평활근 세포가 기능을 상실한다.

나아가 연구진은 세포전환기술(cell conversion technology)을 활용해 비정상세포를 정상 세포로 바꾸는 데도 성공했다. FGF12를 단백질 형태로 비정상 평활근세포에 주입했더니 정상 세포로 바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향후 혈관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치료법을 제시한 셈이다.

상용화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미 연구진은 ㈜스템모어라는 벤처기업에 기술을 이전했다. 이 회사는 관련 특허가 상업성 있다고 보고 5억7000만원에 기술을 사들였다.

서원희 교수는 “5~10년 정도면 충분히 상용화가 가능하다”며 “동맥경화나 혈관재협착 등 혈관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는 7월 28일자 ‘동맥경화, 혈전증과 혈관생물학(Arteriosclerosis, Thrombosis & Vascular Biology)’ 학술지에 게재됐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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