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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차에서만 전화 28통 건 김상곤 “형님 접니다, 점차 바람이 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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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에 나온 김상곤 후보가 19일 오후 대전시당 대의원대회장에 가는 길에 당원들에게 전화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김상곤 후보는 지난 19일 충남 공주의 한 식당에서 점심으로 불고기 정식을 시켰다. 그는 고기가 익을 때까지 “형님 저 상곤입니다. 점차 바람이 불고 있는 거 같습니다”라고 계속 전화를 돌렸다. 이날 김 대표의 일정은 비공개 조찬모임(오전 7시30분)→충남도당 대의원대회(11시)→대전시당 대의원대회(오후 4시)→경기도 선대본부 발대식(7시) 등으로 빡빡했다. 총 6시간의 이동시간 동안 계속 김 후보의 차량에 동승했다. 김 후보는 연설 내용을 점검하는 시간 외에는 전화 통화를 했다. 기자가 동승하는 동안에만 28번 통화를 했다.

더민주 당 대표 후보 동행르포
팥 좋아해 차 서랍장엔 팥양갱 가득
“다른 후보와 달리 교수·교육감 경험
난 버스도 몰고 택시도 몰아본 셈
더큰민주, 더 선명한 야당성 필요”

“김상곤입니다. 같이하십시다”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목소리 듣고 싶어 전화드렸습니다.” 상대에 따라 맞춤형 대화를 했다.

차 안에는 3칸짜리 작은 서랍장이 있었다. 맨 위 칸에는 목캔디와 명함 외에 면봉·물티슈·손 소독제 등 위생용품이 정갈하게 놓였다. 선반 맨 아래 칸에는 거울과 도끼빗, 참빗이 있었다. 반곱슬인 머리를 30년 넘게 스프레이로 고정해왔다고 한다. 가운데 서랍을 보여달라고 하자 김 후보는 “제가 팥을 좋아합니다”라며 팥양갱이 가득 찬 서랍을 보여줬다. 팥빙수, 팥칼국수, 빵도 팥빵을 좋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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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의 차 안에 있는 서랍장 맨 위 칸에는 물티슈와 명함·손 소독제·면봉 등 위생용품이 놓여 있다. 아래 서랍에는 팥양갱 등이 가득 차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그러나 이날 김 대표는 팥이나 팥양갱처럼 무른 모습은 아니었다. 충남도당 대의원대회에서 상대 후보인 추미애·이종걸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후보는 “문재인 전 대표를 호가호위하는 ‘호문’이 문 전 대표를 독점하면 문 전 대표의 짐이 될 것”이라며 “호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대선에서 국민의당과 통합 없이) 3자 구도로 이길 수 있다고 하는 것은 호남을 포기하고 호남을 고립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전 비공개 조찬모임에서 “눈 딱 감고 일주일만 진흙탕 싸움을 하시라”는 지지자들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대전시당 대의원대회장으로 가는 차 안에서 김 후보에게 물었다.
 
‘호문’이 누구인가.
“추미애 의원이다. 알다시피 친문 핵심이라는 몇 사람이 주변에 있지 않나. 추 후보의 구호도 ‘맞서고 지키고 이기겠습니다’ 아닌가. 그러면서 ‘문 전 대표가 본인을 민다’는 말을 퍼뜨리고 있다.”
사실이 아닌가.
“문 전 대표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공언했다. 그분을 믿는다. 본인이 한 말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아니다.”
당 대표 후보 중 유일한 호남 출신이긴 하지만 호남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나.
“물론 호남 사람들 중 저를 모르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최근 호남에서 나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상대 후보들이 ‘경험 없는 초보운전자’라고 비판하는데.
“추 후보나 이종걸 후보는 자동차를 한 종류만 몰았지만 나는 교수(한신대)·교육감(경기도) 등을 하며 버스도 몰고, 택시도 몰아본 셈이다.”

김 후보는 매번 연설 중간 연단에서 벗어나 마이크를 쓰지 않고 무대 맨 앞에 선 채 어깨띠를 벗고 이렇게 말한다.

“저의 가슴에는 의원 배지가 없습니다. 대신 세월호의 노란 배지가 있습니다. 이 노란 배지는 우리에게 민생을 살리고 정권교체를 하라는 국민의 염원과 절규입니다.”

김 후보는 기자에게 “아직도 단원고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 한편이 아프다”며 “당 대표가 되면 꼭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연설 도중 마이크 없이 외치는 이 ‘생목 연설’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고 있다. 그는 ‘더큰민주’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더큰민주가 아니라 전대 이후 ‘도로민주당’이 될 것이란 말도 있다.
“김종인 대표의 얘기죠? 내 생각엔 더 선명한 야당성이 필요하다. 그것을 중심으로 확장해갈 수 있어야 한다.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서민과 중산층이 우리 정당의 표적 계층이다. 그들이 90% 이상이다. 우리 당이 위하고자 하는 계층과 집단을 중심으로 정책과 비전을 세워야 한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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