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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송전탑 12배 줌 촬영…3명이 하루 할 일 1시간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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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강원도 춘천시 남면 좌방산 북측 자락에서 드론이 송전탑 점검을 하기 위해 정비를 받고 있다. [사진 한전]

“위이이잉.” 지난 21일 강원도 춘천시 남면의 한 비포장도로에서 드론이 비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목적지는 남쪽 좌방산 방향으로 50m 높이의 송전탑 3개가 보이는 지점이다. 산 높이까지 감안하면 송전탑 꼭대기는 지상에서 250~350m 위다. 한국전력공사가 운영하는 드론은 이날 송전탑 3개와 그 사이 630m 길이로 걸쳐 있는 광섬유통신선(OPGW)을 점검하는 임무에 투입됐다.

한 달간 드론 운전 교육을 받고 올해 상반기부터 업무를 맡은 김지원 한전 강원본부 대리는 “세 사람이 하루 내내 점검할 일을 드론이 한 시간 만에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진행된 점검에서 드론은 3분 만에 높이 250m의 철탑 위로 비행해 12배 줌이 가능한 광학 카메라로 손가락만 한 너트가 풀려 있는 걸 확인했다. 5㎜가량 틈새가 벌어진 주황색 원형 부품도 확인했다. 항공기나 헬리콥터가 지나갈 때 공중에 전선이 있다는 걸 알리는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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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중 한전 ICT운영처 차장은 “산 정상에서 바람이 진동을 일으키면 너트가 풀린다”며 “그대로 놔두면 소음이 심해지거나 부품이 떨어져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틀에 걸쳐 드론을 활용해 송전철탑 7개를 점검한 결과 불량 부품 5개를 찾아냈다.

송전탑 점검에 사용된 드론은 국내 업체가 제작한 것으로 가격은 약 500만원. 무게는 6.5㎏으로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비디오카메라와 열화상 카메라를 장착할 수 있다.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하면 전기가 흐르는 기기의 발열 상태로 고장 유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점검 범위는 더욱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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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이 촬영한 통신선 불량상태. 줄이 풀려 있거나 주황색 구의 틈이 벌어져 있다. [사진 한전]

한전은 전국 4만2372기 철탑 가운데 올해 드론을 통해 1만 기를 점검하고 내년에는 추가로 철탑 3만 기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드론을 활용해 송전철탑을 점검할 때 예상되는 절감 비용은 철탑 1기당 19만원이다. 철탑 사이 송전선로 점검은 사람이 일할 때보다 1㎞당 2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4만2372기의 송전철탑만을 기준으로 따졌을 때 연간 80억5068만원이 절약되는 셈이다.

드론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면 기존 송전탑 점검 인원은 어떻게 될까. 한전은 그동안 송전탑 점검과 정비를 한전KPS라는 계열사에 맡겨 왔다. 5600여 명의 KPS 직원 중 송전탑 점검과 관계된 직원은 350여 명. 최첨단 기기 도입으로 일자리를 뺏길지 모른다는 우려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드론 현장에 가보니 점검 관련 직원 수는 오히려 늘었다. 현장에는 드론 조종사와 노트북 화면 모니터 인원, 상황 감시 인원 등 최소 3명이 필요했다. 조종사는 드론이 철탑이나 나뭇가지에 부딪히지 않도록 항상 조종키를 잡고 긴장해야 한다.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노트북 모니터로 확인하는 직원은 기존 점검 인력처럼 전력 송배전 구조를 아는 전문가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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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전철탑 부품이 파손된 장면. 낙뢰나 태풍으로 배전선을 지지하는 버섯 머리 모양의 부품(붉은 선 안)이 깨져 있다. [사진 한전]

또 상황 감시 인원은 주변에 민감한 시설이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지, 다른 비행 물체가 나타나지 않는지 점검해야 한다. 박재흥 대경대 드론학과 교수는 “취미가 아닌 작업 현장에서 드론 조종은 잠깐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관련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드론이 일자리를 뺏기보다 사람이 하던 위험한 일을 대신하게 돼 사고 위험을 줄이고 업무 효율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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