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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야당 의원 방중

중앙일보 <2016년 8월 9일자 30면>
안에서 싸워도 바깥으론 초당외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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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외교와 국방은 행위의 단위가 국가라는 점에서 어느 나라든 행정부에 고도로 집중된 대표성을 부여하고 있다. 정당이나 입법부는 나름의 영역에서 외교행위를 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보조적 성격에서 멈춰야지 국가의 외교적 목표를 흔들거나 역행해선 안 된다. 어제 박근혜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아무리 국내 정치적으로 정부에 반대한다 해도 국가 안보 문제에 대해선 내부 분열을 가중시키지 않고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게 정치의 기본 책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가 사드 배치 결정과 설득 과정에서 미덥지 못한 모습을 보인 건 사실이다. 그렇다 해도 안보 문제는 국내 토론과 국회 논의, 국내 정치 과정을 통해 해소돼야 한다. 야당이 끝내 현 정부의 안보정책을 수용할 수 없다면 정권을 교체한 뒤 외교노선을 변경하면 된다. 안에서 싸워도 바깥으로 초당적인 안보외교를 하라는 건 어느 정권이 들어서도 정치권이 지켜야 할 기본 자세다.

중국은 공산당 일당 통제가 시퍼렇게 살아 있는 나라다. 언론의 자유나 야당의 정부 비판, 시민적 저항과 정치활동이 완전하게 보장되는 한국과 다르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6명이 베이징에서 아무리 국익외교를 편다고 주장해도 중국 정부의 입맛대로 이용되리라는 것은 불 보듯 환하다. 더민주 의원들이 뒤늦게 의도와 다른 결과가 벌어졌다고 항변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실제로 중국 언론들은 ‘사드가 배치되면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는 끝날 것’이라고 주장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인터뷰 기사는 실으면서 ‘사드는 대북한용이며 중국은 한국 국민이 지닌 안보 불안을 인식해야 한다’는 김흥규 아주대 교수의 기고는 게재 취소하는 이중성을 보였다.

베이징에 간 더민주 초선 의원들의 선의는 인정한다. 그들을 향한 ‘매국노’라는 비난도 과도한 느낌이다. 하지만 해외에서 보면 이런 나라 망신이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주권이 제대로 작동하는 정상적인 나라 치고 초당적 외교, 초당적 안보의 원칙이 훼손되거나 무시되는 경우는 없다. 어차피 방중을 강행한 만큼 해당 의원들은 살얼음판 걷듯 언행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귀국 뒤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한겨례 <2016년 8월 9일자 27면>
야당을 ‘대통령의 2중대’로 생각하지 않는 담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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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청와대의 경고성 요청을 뿌리치고 중국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6명을 공개 비난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일부 의원들이 중국 입장에 동조하면서 중국을 방문한다. 아무리 국내 정치적으로 정부에 반대하더라도 국가안보 문제에선 내부 분열을 가중시키지 않고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게 정치의 기본 책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한술 더 떴다. 야당 의원들의 행동을 ‘매국 행위’라고 규정하며 “이들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아니다”라고까지 말했다.

사드 배치의 본질적인 논란은 외면한 채 야당 의원 방중을 ‘국론 분열’ 또는 ‘사대 매국’ 행위로 매도하는 데 정부와 여당, 대통령까지 팔을 걷고 나선 모양새다. 도를 넘은 지나친 정치 공세가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중국과 대립하는 상황이라 해도,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대화하겠다는 국회의원들을 대통령까지 나서 비난하는 게 과연 정상적인 외교를 하는 정부가 취할 태도인지 묻고 싶다.

대통령과 여당은 야당 의원들의 중국 방문이 국익을 훼손한다고 말한다. 대통령은 ‘정부 입장과 다른 생각은 일절 대외적으로 말하지 않는 게 국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이는 과거 군사독재 시절 ‘정권 안보’를 지키는 데 사용됐던 논리다. 1979년 9월 김영삼 신민당 총재의 <뉴욕 타임스> 인터뷰를 빌미로 박정희 정권이 “반민족적이고 사대주의적인 망동을 했다”며 김 총재를 의원직에서 제명한 것과 하등 다를 게 없다.

중요한 건 ‘국익’으로 포장된 획일이 아니다. ‘국익’의 내용을 따져보는 일이다. 여권은 야당 의원에게 ‘매국’이란 딱지를 붙이기 전에, 사드 배치 결정이 과연 ‘국익’에 부합하는 것인지에 대한 뜨거운 논란에 먼저 답을 해야 마땅하다. 박 대통령은 사드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과 한 번이라도 허심탄회하게 토론했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 그런 과정과 절차는 깡그리 무시한 채 야당 국회의원들을 ‘국론 분열자’로 모는 건 설득력이 없다.

의원들의 베이징 방문이 야당 차원이 아닌 국회 차원에서 좀 더 폭넓게 이뤄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하지만 한·중 정부 관계가 좋지 않다고 해서 국회의원이나 학자들의 교류·토론까지 막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이럴수록 양쪽의 솔직하고 다양한 대화는 필요하다. 더구나 야당 의원들이 중국 학자들과 어떤 대화를 나눌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여당이 벌떼처럼 나서 미리 공세를 가하는 배경엔 사드 논란의 초점을 돌리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게 아닌가 싶다.

‘국론 통일’은 정부 입장을 국민과 야당에 강요한다고 이뤄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야당의 행동까지 끌어안아서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훨씬 필요하고 중요하다. 그게 위기 상황에서 국가지도자가 취할 온당한 태도일 것이다.

논리 vs 논리
초당적 안보외교 정치권 기본 vs 국론 통일 강요로 되는 일인가


<단계1> 공통 주제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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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논란 속에 중국을 방문했던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6명이 지난 10일 귀국해 기자회견을 했다. [사진 오상민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6명이 지난 8일 2박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후 ‘소영웅주의적 사대외교’라는 비판과 ‘국가 이익을 위한 정상적인 의원외교’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같은 날 여야 대변인의 논평을 보면 야당 국회의원 6명의 중국 방문이라는 같은 사안을 두고 얼마나 다른 시각으로 정치권이 나뉘어 있는지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김명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8일 “국익을 내팽개치고 중국행을 강행한 더민주 의원들의 치기 어린 행보가 결국 중국의 이러한 술수에 이용당할 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이번 방중은 본말이 전도된 중국의 사실 왜곡을 용인해 주고,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라고 원내 현안 관련 서면 브리핑을 통해 분명한 비판적 논평을 냈다. 반면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9일 국회정론관에서 가진 현안 브리핑에서 “야당 의원들의 중국 방문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사대주의, 북한 동조, 매국 등의 표현을 써 가며 싸잡아 비난하고 나섰다”며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 의원을 매도하고 막말을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300명 국회의원 모두는 국민의 선택을 받은 국민의 대표다”라는 사뭇 다른 주장을 폈다. 이렇듯 야당 의원들의 중국 방문을 둘러싼 정치권의 입장 차가 분명한 가운데 중앙과 한겨레 사설도 서로 다른 시각에서 이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

<단계2> 문제접근의 시각차

두 신문은 사설 제목에서부터 분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중앙은 ‘안에서 싸워도 바깥으론 초당외교를’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기본적으로 야당 의원들의 중국 방문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반면 한겨레는 ‘야당을 대통령의 2중대로 생각하지 않는 담에야’라는 사설 제목으로 중국을 방문한 야당 의원들에 대한 청와대의 반응이 온당치 못하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중앙은 외교와 국방은 행위의 단위가 국가라는 점에서 어느 나라든 행정부에 고도로 집중된 대표성을 부여하고 있어서 ‘정당이나 입법부의 외교행위는 어디까지나 보조적 성격에서 멈춰야지 국가의 외교적 목표를 흔들거나 역행해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런 만큼 박근혜 정부가 사드 배치 결정과 설득 과정에서 미덥지 못한 모습을 보인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 해도 안보 문제는 국내 토론과 국회 논의, 국내 정치 과정을 통해 해소돼야 할 일이라는 주장이다. 야당이 끝내 현 정부의 안보정책을 수용할 수 없다면 정권을 교체한 뒤 외교노선을 변경하면 될 일이기 때문에 ‘안에서 싸워도 바깥으로 초당적인 안보외교를 해야 하는 것은 어느 정권이 들어서도 정치권이 지켜야 할 기본 자세’라는 입장이다.

반면 한겨레는 사드 배치의 본질적인 논란은 외면한 채 야당 의원 방중을 국론 분열 또는 사대 매국 행위로 매도하는 데 정부와 여당, 대통령까지 팔을 걷고 나선 모양새인데 이는 ‘도를 넘는 지난치 정치 공세’라는 주장이다. 아무리 중국과 대립하는 상황이라고 해도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대화하겠다는 국회의원들을 대통령까지 나서 비난하는 게 과연 ‘정상적인 외교를 하는 정부가 취할 태도인지 묻고 싶다’는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대통령은 정부 입장과 다른 생각은 일절 대외적으로 말하지 않는 게 국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는 듯한데 이는 과거 군사독재 시절 정권 안보를 지키는 데 사용됐던 논리’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단계3> 시각차가 나온 배경

중앙은 여전히 ‘중국은 공산당 일당 통제가 가능한 나라로 언론의 자유나 야당의 정부 비판, 시민적 저항과 정치활동이 완전히 보장된 한국과는 엄연히 다른 나라’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야당 방중단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따라서 초선 의원 6명이 베이징에서 아무리 국익외교를 편다고 해도 중국 정부의 입맛대로 이용될 것이라는 점을 들어 ‘귀국 뒤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이런 행위는 해외에서 보면 나라 망신이고 주권이 제대로 작동하는 정상적인 나라 치고 초당적 외교, 초당적 안보 원칙이 훼손되거나 무시되는 경우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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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이에 반해 한겨레는 한·중 관계가 좋지 않다고 해서 국회의원이나 학자들의 교류·토론까지 막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럴수록 양쪽의 솔직하고 다양한 대화가 필요하며 중국 학자들과 어떤 대화를 나눌지도 아직 모르는 상황에서 ‘청와대와 여당이 벌떼처럼 나서 미리 공세를 가하는 배경엔 사드 논란의 초점을 돌리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게 아닌가 싶다’는 의문까지 덧붙이고 있다. 국론 통일은 정부 입장을 국민과 야당에 강요한다고 이뤄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야당의 행동까지 끌어안아서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훨씬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점을 들면서 그게 ‘위기 상황에서 국가지도자가 취할 온당한 태도’라는 주문까지 하고 있다.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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