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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비상장주식 거래가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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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Q. 얼마 전 한 전직 검사장이 게임업체 비상장주식을 가지고 있다가 무려 126억원을 벌었다는 뉴스를 보았어요. 구속돼서 재판을 받는다는데, 비상장주식 거래는 불법인가요. 왜 상장되지 않는 주식을 사고 파는 건가요.
 

성장 기대되는 기업 주식, 거래소 밖에서 사고파는 거죠


될성 부른 나무, 떡잎 때 싸게 사
상장되면 주가 올라 투자자 이익
코스피는 자본금 300억원 이상 등
주식거래소 상장 조건 까다로와
장외시장, 무인가 중개업체 많아
거짓정보에 속을 위험도 커

A. 틴틴 여러분은 포털사이트에서 웹툰을 본 경험이 있을 거예요. 좋아하는 작품을 정해놓고 매주 챙겨보는 친구들도 있겠죠. 주식 시장을 이 웹툰 사이트에 빗대 설명해 보겠습니다. 웹툰 코너에는 요일별로 정식 연재되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이 연재작들은 독자들을 상대로 인기 순위를 다투죠. 클릭이나 별점 수에 따라 작품의 가치가 수시로 변하기도 합니다. 이런 웹툰 시장의 생리는 주식 시장과 비슷한 측면이 있어요. 만화 대신 수많은 기업이 무대에 오르고, 독자가 아닌 투자자들이 클릭이나 별점 대신 돈을 주고 가치를 매긴다는 점이 다를 뿐이죠.

그런데 여러분도 알다시피 웹툰 코너에는 정식 연재작들만 올라오는 게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메인 페이지에서 보는 연재작들 말고도 아직 품질과 인기를 검증받지 못한 신생 작품들이 꾸준히 한쪽에서 업데이트 되고 있습니다. 포털사이트는 정식 연재작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웹툰을 선별하기 위해 ‘베스트도전’이나 ‘랭킹전’같은 코너를 따로 만들어 신인 작가들이 실력을 겨루도록 합니다. 여기서 독자들의 호응을 크게 얻어 정식 연재를 시작한 만화들도 있고요.

이쯤이면 눈치 빠른 친구들은 비상장주식이 바로 이 도전 웹툰과 같은 개념이라는 걸 알아챘을 겁니다. 아직 정규 주식 시장, 즉 코스피나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만큼 기업 가치가 높거나 입증되진 않았지만 기술력이나 성장 가능성이 상당한 기업들의 주식을 놓고 수요와 공급이 형성됩니다. 비상장기업 입장에서는 투자자를 모을 수 있고, 투자자는 상장 후 기업 주가가 크게 뛸 거라는 기대감을 갖고 주식을 미리 살 수 있습니다. 될 성 부른 나무를 떡잎 때부터 점찍어 주주의 권리를 선점하는 거죠. 나중에 상장되고 주가가 오르면 더 비싼 값에 사야 하니까요. 비상장주식 중 가장 인기있는 종목은 상장을 앞두고 있거나, 상장 가능성이 큰 주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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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규정상 한국거래소에 정식으로 상장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우선 회사 설립 후 3년이 지나 계속 영업을 하고 있어야 합니다. 코스피는 자기자본금 300억원 이상, 최근 매출액 1000억원 이상 등의 규모 제한을 둡니다. 코스닥도 자기자본금 30억원 이상이거나 기준시가총액이 90억원 이상인 기업만 상장됩니다.

벤처기업이나 기술성장기업으로 분류되는 회사는 다소 완화된 조건으로 심사받기도 하지만 반드시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만 주식시장에 오를 수 있어요. 검증되지 않은 회사 주식이 거래될 경우 다양한 피해를 양산할 수 있기 때문에 까다로운 기준을 거치게 됩니다. 따라서 아직 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한 회사들은 어쩔 수 없이 정규 시장 밖에서 주식을 거래하게 되는 것이죠. 비상장주식을 ‘장외주식’이라고도 부르는 이유입니다.

장외주식 거래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하지만 증권거래소에 개설된 코스피·코스닥 시장처럼 공개적인 단일 시장이 형성돼있지 않아 거래 과정과 결과가 불투명합니다. 한국거래소처럼 공인된 시장 관리자가 거래를 중개해주지 않기 때문에 소형 중개업체들이 사설 사이트를 만들어 거래를 주선하는 경우가 많죠. 아예 개인끼리 수소문해서 주식을 사고팔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온라인 중고물건 사이트와 비슷한 형태로 거래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거래 수량이나 가격 등이 양측 교섭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되는데 뒤집어 생각해보면 투자자가 다양한 위험에 노출될 여지가 많다는 얘기가 되겠죠.

코스피나 코스닥 상장 기업의 경우 기업의 매출이나 이익에 관한 정보가 공시제도를 통해 늘 공개돼 있습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같은 전문가들이 주가 향방을 예측하기 위해 기업의 실체를 분석한 보고서를 꾸준히 내놓습니다. 반면 비상장기업은 잘 알려지지 않아 관심을 갖는 사람이 적은데다 매출액, 영업이익 같은 기본적인 정보도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터무니없는 거짓 정보에 속을 확률이 훨씬 큰 이유죠. 간혹 전문적으로 조직된 브로커들이 예정되지도 않은 상장 정보를 거짓으로 흘리거나, 신기술을 개발했다는 헛소문을 내 주식을 부풀려 팔기도 합니다.

올해 초 경찰청은 중국에서 6년간 도피생활을 해 온 비상장기업 대표 이모(45)씨를 검거했습니다. 이씨는 2004년부터 4년간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주식을 가짜로 발행해 유통한 뒤 대형 수출계약을 따냈다는 등 거짓정보를 흘려 투자자 1만여 명에게서 2500억원을 받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물론 모든 장외주식거래가 피해자를 양산하지는 않습니다. 투자의 기본공식 중 하나가 ‘고위험일수록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거죠. 실제로 제주항공, 미래에셋생명, 삼성SDS 등의 회사는 장외시장에서 투자금을 모아 거래소에 상장됐습니다. 미리 주식을 사 두었던 투자자들 중에는 상장된 뒤 팔아 정당한 수익을 올린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게임업체 넥슨의 비상장주식으로 126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진경준(49) 전 검사장은 왜 재판을 받게 되었냐고요? 진 검사장은 해당 비상장 주식을 자기 돈을 주고 산 게 아니라, 김정주(48) 넥슨 대표에게서 받은 것으로 드러나 뇌물죄가 적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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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주식거래가 허수(虛數) 주문, 결제 불이행, 탈세, 부당이익 취득 등 구조적인 문제점을 일으키자 금융투자협회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4년 8월 K-OTC 시장을 출범시켰습니다.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사, 자산운용사, 신탁회사 등 회원사들이 낸 회비로 운영되는 곳입니다. 국가기관은 아니지만 업계를 대표하는 성격을 갖습니다.

현재 장외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K-OTC 시장을 이용하는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무인가 주식중개업체들은 사라지지 않고 있어요. 금투협 조사에 따르면 사설거래시장 규모는 K-OTC 거래량의 약 30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한재영 금융투자협회 K-OTC부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도화된 비상장주식 시장은 K-OTC 뿐”이라면서 “무인가 투자중개업체 피해사례를 접수받아 금감원·경찰청 신고 등 피해자의 법적대응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틴틴 여러분, 이제 비상장주식과 장외주식시장에 대해 이해가 좀 되나요? 주식 거래는 해당 기업에 관한 믿을 만한 정보를 토대로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 어른이 되어서도 잊지 말기 바랍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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