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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 말레이시아서 발열 의류 팔아 대박 낸 ‘봉이 정선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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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1700여개 유니클로 매장 평가에서 2위를 한 말레이시아의 정건우씨. 입사 4년 만에 성공한 해외 점장을 거쳐 점장 슈퍼바이저가 됐다. [사진 김성룡 기자]

‘북극에서 냉장고를 파는 게 진정한 영업’이라는 세간의 얘기가 있다. 반대로 열대 기후의 말레이시아에서 겨울용 발열 의류를 팔아 대박을 친 30대 청년이 있다. 대학 졸업 후, 한국 유니클로 매장에서 청소부터 시작했던 정건우(31)씨 이야기다. 입사 4년 만에 그가 점장이 된 매장은 전세계 유니클로 매장 중 매출 신장률 등 평가에서 2위를 기록했다.

4년 만에 유니클로 점장된 정건우씨
‘일본·한국 여행 전 겨울 옷 많이 구매’
인접 싱가포르인 쇼핑 습관에 착안
‘히트텍’ 등 갖추자 매출 3배 늘어
전세계 1700개 매장 중 2위로 키워

지난해 3월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의 시티스퀘어 매장 점장으로 선임된 정 씨는 히트텍(발열 의류) 주문을 대폭 늘렸다. 본사가 깜짝 놀랄 정도였다. 말레이시아 연평균 기온이 27도가 넘다 보니 도박처럼 보였지만 믿는 구석이 있었다. 자신의 관찰력이었다.

정 씨는 “손님이 어떤 옷을 만지작거리는지, 무엇을 입어보고 구입하는지 매장에서 세밀하게 관찰했다”며 “조호바루는 싱가포르 국경과 가까워 싱가포르 사람들이 많이 오고, 이들이 히트텍에 관심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고 말했다. 직접 고객 인터뷰를 하고, 싱가포르 매장에 건너가 조사도 했다. 그러자 결론이 보였다. “싱가포르 사람들이 한국이나 일본, 캐나다 등 기온이 떨어지는 국가로 여행을 가기 위해 겨울 옷을 많이 찾는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발열 속옷부터 겨울 패딩 등 겨울 옷 구성을 늘리자 1년 만에 매출이 3배로 뛰었다. 운도 따랐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화폐 가치가 추락하면서 싱가포르 사람들이 싼 겨울 옷을 찾아서 국경과 가까운 조호바루 매장으로 몰려왔다. 재고가 바닥이 나 추가 주문을 계속 해야 할 만큼 인기가 높았다.

‘도박’이 ‘대박’이 되면서 정 씨가 점장인 매장은 매출 신장률, 고객 만족도, 매장 관리 평가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지난 3월 전세계 1700여개 유니클로 매장 중 2위를 차지했다.

정 씨는 관찰에 익숙한 비결로 대학생 때부터 했던 매장 현장 경험을 꼽는다. 그는 “대학생 때부터 옷 가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사람과 대면하 는 일이 재미있고 적성에 맞다고 생각했다”며 “주변이 바라는 모습이나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아야 내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처음부터 성공이 보였던 것은 아니다. 정 씨는 “한국 유니클로에서 2년 정도 일을 하다가 해외 점장 모집에 지원하면서 말레이시아에 왔는데 한 달 동안은 출근하기가 싫었다”고 털어놨다. 문화 차이 때문이었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에 현지인 점원들이 거부감을 느꼈다. 정 씨는 “지시만 계속 내리다가 고민 끝에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질문을 하면서 손발이 맞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 씨는 2012년 유니클로에 입사했다. 유니클로는 모든 신입사원을 점장 후보로 매장에 배치한다. 입사 이후 첫 임무는 매장 바닥 청소와 마네킹 먼지 제거였다. 다른 대기업 입사를 포기하고 점장 후보직을 선택했기 때문에 정 씨도 회의가 들었다. 가족과 친구들도 “왜 4년제 대학을 졸업했는데 매장에서 청소를 하느냐”며 이직을 권했다. 하지만 정 씨는 “여기서 승부를 봐야한다는 오기로 버텼다”고 말한다. 또 “정장을 입고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매장에서 근무하는 현장 영업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글=성화선 기자 ssun@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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