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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우리은행, 주인 찾는 대신 쪼개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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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 공적자금관리위원장 이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 금융위원회 에서 우리은행 매각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성룡 기자]

4전5기다. 정부가 또 우리은행 민영화에 나섰다. 다섯 번째다. 이전 네 차례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이번엔 준비를 단단히 했다. 매각 방식을 바꾸고 지분을 사줄 만한 잠재 수요자도 미리 확인해뒀다. 우리은행이 정부 소유 은행이 된 지 16년 만에 민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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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2일 회의를 열고 우리은행 매각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1.06% 중 30%를 4~8%씩 쪼개 파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을 선택했다. 과거 1~4차 매각 시도 땐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지분을 일괄 매각하려 했지만 마땅한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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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위원회

윤창현 공자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성사 가능성 면에서 더 이상 경영권 매각 방식을 고수하기 어렵다. 시장 잠재 수요에 최대한 부합하는 내용으로 과점주주 매각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공자위는 24일 매각 공고를 내고 다음달 23일 투자의향서(LOI)를 접수한다. 입찰 마감 낙찰자 선정을 11월 중 진행해 12월까지 매각대금 납부를 포함한 모든 작업을 끝낼 예정이다.

연내 민영화 완료 계획 발표
낙찰자에 경영 참여 기회 줘
시가보다 더 받기 어렵지만
매각 성사 가능성은 높아져
사모펀드가 사자고 나설 수도

공자위는 주가가 오르길 기다리기보다는 일단 우리은행을 민영화한 뒤 주가가 오르면 남은 예보 지분 21%를 좋은 값에 팔겠다는 쪽을 선택했다. 민영화 성공을 위해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기도 하다. 남주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헐값 매각 등을 이유로 민영화를 미루는 건 금융산업 발전을 해치는 일”이라며 “공자위의 매각 방식이 현실적으로 타당하고 시기적으로도 적절하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공자위 발표 직후 “이번 매각 방안 발표를 대대적으로 환영한다”며 “정부 의지가 확고하고 우리은행의 재무 성과가 뒷받침되고 있어 이번 매각은 성공을 확신한다”는 자료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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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위원회

정부와 공자위 모두 이번만은 매각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매각 주간사를 통해 잠재 투자자의 수요를 꼼꼼히 점검해 매각 성사 여부를 미리 따져봤다. 구체적인 투자자 현황은 “매각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밝히지 않았다. 금융권에서는 해외 국부펀드와 자산운용사 등이 우리은행 지분 투자에 관심이 있다고 본다. 애초 후보군으로 거론된 중국 안방보험은 참여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자위는 입찰가격 순으로 낙찰자를 결정하되 비가격 요소도 일부 반영키로 했다. 투자자의 국적에 대해서는 차별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최소 4명, 최대 7명이 될 과점주주에겐 경영 참여라는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지분 4% 이상을 신규 낙찰받은 투자자는 사외이사 1명을 추천할 기회를 얻는다. 차기 우리은행장은 새로 선임될 사외이사들이 중심이 돼 뽑는다.

이를 위해 임기가 12월 말까지인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내년 3월에 있을 차기 행장 선임 때까지 행장직을 유지키로 했다. 우리은행의 자율 경영에 족쇄로 작용한다는 평가가 많았던 예보와 우리은행 간 경영 정상화 이행약정(MOU)은 매각이 성공하는 즉시 해지된다. 과점주주 매각 방식에 약점이 없는 건 아니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칫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사모펀드 등이 들어올 수 있다. 공자위가 최선을 다했지만 원하는 방향으로 갈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괄 매각이 아니라 지분을 쪼개 팔다 보니 경영권 프리미엄은 기대하기 어렵다. 시가 이상 받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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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위원회

투입된 공적자금을 100% 회수하려면 주당 1만3000원은 받아야 하는데 현재 우리은행 주가는 1만250원이다. 그간 4차 매각 때까지 정부가 경영권 매각을 고집한 것도 민영화 3원칙 중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간 성과 없이 시간을 끌면서 우리은행의 경쟁력은 악화됐다. 경쟁 금융지주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주가가 이를 드러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은행은 감독 당국의 압력에 취약했고, 이러한 우리은행의 의사결정이 다른 금융회사에도 바람직하지 못한 영향을 끼치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빠른 민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한애란·김경진 기자 aeyani@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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