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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물욕 버리고 마음의 여유 찾는 소박한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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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 없는 건 아예 없고 필요한 것도 줄여나가는 '미니멀라이프(Minimal Life)' 족이 늘고 있다. 꼭 써야 할 물건이 아니면 사지도 않는다. 소박해졌지만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롭고 행복하다. '정리 컨설턴트’ 같은 신종 직업도 생겨났다. 미니멀 인테리어도 뜨고 있다.

미니멀라이프 확산

3만 명이 가입한 ‘미니멀라이프’ 온라인 카페 회원들은 요즘 ‘미니멀리즘 게임’에 푹 빠져 있다. 물건을 날짜에 따라 그 숫자만큼 버리는 게임이다. 1일에는 1개, 10일에는 10개, 30일째엔 30개를 버리는데, 이렇게 한 달간 버리고 나면 총 465개의 불필요한 물건이 집 안에서 사라진다. 버리는 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불필요한 물건을 없애 주변도 정리하고, 내 물건에 대한 소중함을 알자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함께하지만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온라인 카페서 정보 교환
미니멀라이프 열풍이 불고 있다. 미니멀라이프족은 집 안의 물건 중에 안 쓰는 것은 과감히 없애고 소중한 것에 집중한다. 이렇게 ‘단순하게 살자’는 삶의 방식이 처음 등장한 건 5년 전쯤이다. 소박하게 살려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책 『두 남자의 미니멀라이프』가 미국에서 출판돼 인기를 끌며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한국에는 올해 초부터 단순하게 사는 법, 버리는 법, 정리하는 법 등이 소개되기 시작했다.

베리굿정리컨설팅 윤선현 대표는 “정리에 어려움을 느꼈던 사람들이 숙제처럼 미니멀라이프에 도전하며 삶을 재정비하고 활력을 찾는다”며 “가벼운 유행으로 지나가지 않고 일반인의 삶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것은 그만큼 정리를 향한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회원 수 6만 명이 넘는 ‘정리력’ 온라인 카페에는 유명 스타가 한 명 있다. 정리의 여왕 김민경(37·ID건이엄마)씨다. 카페의

‘100일 동안 매일 정리’ 미션에 연속 세 번이나 참가한 정리의 고수로 통한다. 2년 넘게 카페에서 정리 일기를 쓰고 사진을 올리며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지인의 집에서 아이가 태어날 때 쓰던 육아용품, 지금 쓰는 장난감, 앞으로 읽을 도서 전집이 거실에 뒤죽박죽 쌓여 있는 것을 보고 정리를 결심했다”면서 “아이 용품 중 부피가 크고 연령별로 사용 시기가 정해진 카시트, 바운서 등은 구매 후 3개월 내에 중고시장에 되팔면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쓰는 물건 바로바로 기증
필요한 것 구입 땐 심사숙고
집 안 정리가 곧 삶의 활력소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면서 버리고 정리하다 보면 삶이 달라진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돈이 모인다는 것. 사치와는 거리가 먼 평범한 여성들도 옷장을 열어보면 가격표도 안 뗀 채 잠자고 있는 새 옷을 발견한다. 이를 까맣게 잊고 ‘옷이 없다’며 신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반복해 버리고 정리하다 보면 새로운 물건을 살 때도 신중하게 된다. 미니멀라이프를 6개월째 실천하고 있다는 한 30대 주부는 “새 제품을 사기 전엔 정말 필요한지 되묻고, 가격과 수납 위치까지 생각하고 구입해 충동구매를 없앨 수 있다”고 만족해 했다.

미니멀리스트들은 처음엔 단순히 집을 깨끗이 정리하기 위해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했지만 ‘자유’를 얻었다고 한다. 비우는 삶을 실천하다 보면 청소 시간과 정리에 대한 스트레스가 줄며 물욕도 사라지고 환경을 더 생각하게 된다는 게 경험자들의 공통적인 말이다.

신종 직업 정리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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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스트’들이 물건을 버리는 방법은 다양하다. 미니멀리즘 게임처럼 매일 정해진 개수의 물건을 버리기도 하고, 하루에 한 공간을 정리하면서 ‘비운 물건’에 대한 일기를 쓰며 조언을 구한다. 주방 살림살이부터 옷·신발·화장품 같은 패션·뷰티 아이템, 아이 책·장난감 등 거의 모든 품목이 대상이다. 이들은 물건을 버릴 때도 쓰레기 더미에 던져놓지 않는다. 아름다운가게나 서울 역사박물관 근현대생활사자료로 기증한다. 온라인 중고시장, 동네 벼룩시장에 되팔기도 한다. 한 미니멀리스트 블로거는 “이렇게 정리하다 보니 생활습관까지 소박해졌다”며 “원래 호텔에서 계획했던 돌잔치도 조촐한 가족 모임으로 바꿔 마음이 한결 편하고 뿌듯했다”고 전했다.

비우기 열풍이 불면서 ‘정리컨설턴트’라는 신종 직업도 생겼다. 베리굿정리컨설팅 현정미 매니저는 “정리할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심리·육체적으로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여성 고객들이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미니멀리즘이 유행하면서 인테리어 트렌드도 변했다. 홈 스타일링업체 레브드홈 선혜림 대표는 “올해 상반기부터 집 내부 장식을 최소화하고 한두 가지 꼭 필요한 가구만 놔두는 인테리어가 유행하고 있다”며 “여유 공간이 많아져 청소도 쉽고 집이 넓어 보이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엔 사람들이 바쁜 일상 속 허전함을 물건으로 달랬다면 이제는 하나씩 버리면서 행복을 느낀다. 대신 버리는 과정에 지나치게 집착하게 될 수도 있다. 이나미 심리분석연구소 원장은 “모든 살림살이를 버리고 호텔처럼 깔끔하게 해놓는 것은 미니멀라이프가 아니다”며 “추억이 담긴 물건까지 버리고, 버린 물건의 개수에 연연하고, 화장실의 수건 색을 맞추기 위해 새로 수건을 사는 것 등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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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윤혜연 yoon.hyeyeon@joongang.co.kr, 사진=레브드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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