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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권력게임 음모론’으로 번진 우병우 문제

북한 외교관의 탈북, 사드 배치, 추경 처리 등 나라의 중·단기 진로와 관련한 굵직한 정책들이 논의돼야 할 시기에 ‘우병우 문제’가 한국 정치를 짓누르고 있다. 진작 정무적으로 처리했어야 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진퇴는 어느덧 그의 비위를 조사한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진퇴 문제로 확산됐다. 검찰은 대통령이 임명한 이 두 사람을 동시에 수사해야 하는 미증유의 시험대에 올랐다. 우 수석 문제는 정권 전체의 명운과 관련된 대형 이슈로 전환됐다. 안보와 경제 복합위기의 먹구름이 낮게 깔려 있는데 청와대·정당·국회·언론 등 국가의 의사를 형성하고 결정하는 집단들이 특정인의 인적 청산 문제에 골몰하고 있으니 여간 안타깝지 않다.

 이런 와중에 청와대 관계자가 어제 “일부 언론 등 부패 기득권 세력과 통진당 해산 때문에 현 정부에 불만이 많은 좌파 세력이 합작해 ‘대통령 흔들기’에 나선 게 이번 우병우 논란의 본질이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우병우 논란의 본질을 대통령 측근인 고위 공직자의 비위나 직권 남용, 부적절한 처신의 문제로 인식해 왔던 지금까지의 공론(公論)의 틀을 뒤집는 발언이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언론’이 친박 세력으로 보수정권의 재창출이 어렵다고 보고 박근혜 정부의 힘을 빼기 위해 우병우 죽이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우 수석에 대한 문제 제기의 이면에 임기 말 정권의 레임덕을 부추기는 부패 기득권 세력의 불순한 의도가 있기에 정무적 판단, 즉 우병우의 퇴진 같은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이날 청와대가 국민한테 보낸 메시지다.

 청와대가 우병우 문제를 ‘음모와 반역’이란 권력게임적 코드로 보고 있다는 건 충격적이다. 대통령이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국정 운영은 방어적이고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한 피해와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이 관계자의 발언이 사실일 경우 그동안 청와대가 특별감찰관까지 비난하며 우 수석을 감싼 이유가 설명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면 정치적 위기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소설적 장난을 쳤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따라서 청와대가 앞으로 할 일은 ‘일부 언론 등 부패 기득권 세력’의 실체가 무엇인지, 좌파 세력과 합작해 대통령 흔들기에 나선 증거가 무엇인지 등을 구체적이고 실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우병우 사태가 정치화되고 권력게임으로 변질되는 것과 별개로 검찰은 우 수석과 이석수 특감에 대한 의혹을 사실적·법적으로 명확하게 가려야 한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든 진경준 검사장의 승진 봐주기, 강남역 부근의 처가 땅 매각, 의경 아들의 보직 변경, 가족 기업을 통한 탈세·횡령 등 의혹은 객관적으로 규명돼야 하기 때문이다. 우 수석이 검찰 수사에 옷을 벗고 응하는 게 정도며 국민의 보편적 정서라는 사실은 청와대의 음모론에도 불구하고 바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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