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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과의 전쟁' 두테르테 "공직자들은 해임될 각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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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중앙포토]

지금 이 시간부터 당신 자리는 없다고 생각하세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자신의 고향인 남부 도시 다바오에서 한밤중에 기자회견을 열고 임명직 관료들을 향해 최후 통첩을 던졌다.

22일 필리핀 일간지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두테르테는 기자회견에서 “지방을 방문할 때마다 부패를 저지르는 관료가 있다는 제보를 접한다”며 “특히 규제기관일수록 부패가 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말하기도 입 아프다. 대통령이 임명한 공직자들은 모두 해임될 각오를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두테르테는 “육상교통규율위원회와 육상교통청은 불법 뇌물 수수가 횡행한다고 들었다. (2곳 기관장은)당장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말했다.

두테르테는 지난 20일 다바오를 방문해 일정을 마친 뒤 자정 넘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인콰이어러는 전했다. 기자회견은 21일 새벽 3시쯤 끝났다. 두테르테는 “취임하면서 깨끗한 정부를 만들겠다고 국민과 약속했다. 대통령 임명직은 전국에 수천 개는 될 것이다. (모두 해임되면) 당분간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고도 말했다. 대통령 취임 후 이른바 ‘범죄와의 전쟁’을 통해 마약사범 소탕에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두테르테가 부패한 관료사회를 정조준한 것이다.

이날 필리핀 관료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은 두테르테 발언이 나오고 몇 시간 뒤 마틴 안다나르 대통령 공보실장이 국영 라디오방송에 나와 부연 설명을 했다. 그는 “6월 말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임명된 장ㆍ차관 등 내각은 제외된다”며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이 대상”이라고 말했다. 전임 정부 관료들을 겨냥한 조치다. 안나다르는 “임명직이 공석이 돼도 차석과 전문 관료들이 있어 행정 서비스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처드 고든 상원의원은 “업무 성과가 뛰어나고 부패 혐의가 없다면 혹여 해임돼도 복권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부패한 관료를 걸러내는 데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초법적 권력 남용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두테르테는 범죄와의 전쟁 때도 “마약상은 모두 죽어도 된다” “사형제를 부활시키겠다” 등 막말을 일삼았다. 실제 경찰 혹은 자경단원에 의해 마약 관련 혐의로 숨진 용의자가 두 달여 동안 646명에 달한다. 필리핀 상원은 범죄 용의자 사망건수가 전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과 관련해 두테르테 정부를 상대로 청문회를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유엔과 미 국무부도 필리핀 정부에 국제 인권 의무에 따른 법 집행 준수를 촉구했다.

하지만 두테르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엔을 탈퇴할 수도 있다”고 맞받았다. 그는 “당신들이 우리를 존중하지 않으면 유엔을 떠나겠다. 그 때는 필리핀의 재정 지원금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페르펙토 야세이 필리핀 외무장관은 “대통령은 ‘마약 용의자들에 대한 비사법적 살인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청한 유엔 인권특별보고관들의 자의적 해석에 매우 실망하고 분노한 것”이라며 “필리핀은 분명히 유엔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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