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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 한번에'···日 개그맨, 국적 바꿔 올림픽 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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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남자 마라톤 경기에 출전한 다키자키. [네코 히로시 트위터]

예능 프로그램에서 약속한 ‘개그 공약’ 실천을 위해 국적을 바꾸고 올림픽에 출전한 일본 개그맨이 21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리우 올림픽 남자 마라톤 경기에서 완주했다.

주인공은 일본에서 네코 히로시(猫 ひろし)라는 예명으로 활동 중인 다키자키 쿠니아키(?崎邦明·39). 캄보디아 대표선수로 출전한 그는 이날 2시간 45분 55초의 기록을 세워 139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출전 선수 중 42.195㎞ 풀코스를 완주한 선수는 140명이었다.

일본 개그맨인 그가 캄보디아 국가대표가 된 계기는 2008년으로 거슬러 간다. 도전 과제를 주고 이를 수행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다. 미션 수행을 위해 도쿄 마라톤에 출전했고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성공했다. 당시 기록은 3시간 48분 57초.

달리는 매력에 푹 빠진 그에게 운명은 이듬해 찾아왔다. 또 다른 예능에서 ‘그저 그런’ 개그맨이었던 그의 인기를 높이는 방법을 토론하는 중, 한 출연자가 “국적을 바꿔 올림픽에 나가라”고 ‘드립’을 날린 것이다. 농담은 현실이 됐다. 다키자키는 선수 층이 얇은 캄보디아의 문을 두드렸고, 2010년 12월 앙코르와트 국제 하프 마라톤에서 3위에 입상하면서 캄보디아 정부로부터 긍정적 답변도 받았다. 2011년 드디어 캄보디아로 귀화했다.

이때까지 다키자키는 방송사의 특별 마라톤 기획에서 4차례나 우승하는가 하면, 2010년 도쿄마라톤에 참가하는 등 본격적인 마라토너가 되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이어나갔다. 그러나 2012년 런던 올림픽 출전은 무산됐다. 귀화 선수의 출전 자격을 귀화 기간 1년으로 규정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조건을 충족하기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그를 두고 일본에선 각종 비난도 일었다. 국적을 바꾼다고 욕을 먹었고, 다시는 일본으로 돌아오지 말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그는 장난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훈련에 집중했다. 키 151cm, 체중 45㎏인 불리한 체격 조건에 30대 후반으로 나이도 많았지만 절치부심했다. 진심을 보여주기 위해 캄보디아어도 공부했다.

마침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캄보디아 대표선수로 출전했고, 2시간 34분 16초로 14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5월 캄보디아 마라톤 대표 선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마침내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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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 선수촌에서 기념 촬영한 다키자키. [네코 히로시 트위터]

그는 선수 6명, 임원 10명으로 꾸려진 캄보디아의 ‘초미니 선수단’의 일원으로 리우 땅을 밟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마라톤 종목에 참가한 캄보디아가 두 번째로 출전시킨 마라토너가 됐다.

다키자키는 결승선을 끊은 뒤 “나를 받아준 캄보디아 국민들을 생각해 한 걸음도 걷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며 뛰었다”고 밝혔다. 또 목적을 달성했으니 다시 일본 국적을 취득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를 의식한 듯 “일본에는 일하러 방문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키자키의 최고 기록은 지난해 도쿄 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27분 48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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