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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수 “아직까지는 사퇴할 생각 없다, 정상 출근할 것”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 의뢰 후 잠행하고 있는 이석수(53) 특별감찰관이 현재로선 사임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지난 19일 이 특별감찰관의 유출 의혹을 정면 비판하며 강도 높은 수사를 촉구한 이후 나온 그의 첫 거취 표명이다.

연가 내고 주말 내내 대응 방안 숙고
감찰 유출 의혹 조사받더라도
감찰관 신분 유지 쪽으로 방향 잡아
검찰, 이르면 오늘 수사 배당
“어떤 식으로 수사해도 후유증 커”

이 특별감찰관은 21일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날 수도 있느냐’는 기자의 문자 질문에 ‘아직까지는’이라고 답했다. 이어 ‘내일(22일) 정상 출근하겠다. 그때 보자’는 메시지도 보내왔다. 당분간 검찰 수사 등의 사태 전개를 주시하면서 대응방법을 찾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우 수석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다음 날(19일) 연가를 낸 그는 주말 내내(20~21일) 종적을 감췄다. 서울 논현동 집의 가족들은 “잠시 어딘가로 쉬러 갔다”고 했다. 그의 한 지인에 따르면 서울 모처에서 향후 대응방안 등을 놓고 고민했다고 한다.

이 특별감찰관은 감찰 내용 유출 의혹에 대해선 피고발인 자격으로, 우 수석의 의혹은 수사 의뢰인으로 검찰 조사를 받을 위치에 있다.

앞서 지난 18일 이 특별감찰관은 우 수석의 장남 병역특혜 문제(직권남용)와 가족회사 ㈜정강을 통한 횡령 등을 수사해 달라고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같은 날 보수 성향 단체인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이 이 특별감찰관을 특별감찰관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어 청와대는 19일 이 특별감찰관을 겨냥해 “특정 신문에 감찰 내용을 알려준 것은 위법적이고 국기를 흔드는 일”이라며 수사 촉구성 입장을 밝혔다.

이 특별감찰관은 감찰 내용 유출 의혹을 ‘개인적인 일’이라고 선을 긋고, 검찰 조사를 받게 되더라도 감찰관 신분을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한다.

이 특별감찰관 측은 “검찰에서도 종종 언론에 이미 나온 정도의 수사 내용과 전망은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녹취록을 보면 ‘피의사실 공표’ 수준은 아니고 공개된 내용에 대한 일반론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감찰관실은 우 수석 수사 의뢰 사건이 배당되는 대로 검찰에 추가 자료를 보내기로 했다.

검찰은 두 사건을 어느 부서에 배당할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 배당은 두 건 모두 이르면 22일에 이뤄진다. 검찰 관계자는 “우 수석과 관련된 다른 고소·고발 사건이 배당돼 있는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 혹은 형사1부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연루된 주요 사건인 만큼 특수부가 맡거나 별도 태스크포스(TF) 수사팀이 구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지금 상황만 놓고 보면 현직 민정수석과 특별감찰관을 동시에 수사해야 한다. 청와대까지 직접 나섰는데 수사를 어떤 식으로 해도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검찰 내부에선 “수사 의뢰서에 별 내용이 없다”며 우 수석을 두둔하는 기류와 “감찰 내용 유출이라는 청와대의 해석은 과잉”이라며 이 특별감찰관을 옹호하는 분위기가 공존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특별감찰관 제도가 도입 2년여 만에 좌초 위기에 직면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특별감찰관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특별감찰관법은 2014년 3월 제정됐으며 지난해 3월 이 감찰관이 임명되면서 가동에 들어갔다. 청와대와 여권에서는 이 감찰관 개인의 잘못으로 규정하고 특별감찰관제 자체의 문제로 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감찰 권한이나 대상이 애초부터 너무 제한적이어서 한계”라며 특별감찰관제를 폐지하고 상설특검이나 공직비리수사처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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