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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쓰레기 봉지 들고 집 나선 추미애…기자 만나자 “아이고, 사진 찍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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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후보가 지난 20일 자신의 차를 타고 서울 지역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장충체육관으로 가는 길에 본지 기자에게 “다시는 대선 패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오전 10시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아파트.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추미애 후보가 화장기 없는 얼굴에 부스스한 머리로 바쁘게 문을 나섰다. 이날 오후 1시30분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지역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 길이었다. 민소매 차림의 그는 한 손엔 음식물쓰레기 봉지를, 다른 손엔 하늘색 재킷과 신문 뭉치를 들었다. 영락없는 동네 아줌마였다. 기자를 보자 “아이고~ 사진 찍지 마세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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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후보의 차 안에는 갈아입을 옷, 이동 중 머리를 고칠 때 쓰는 헤어롤과 각종 화장품이 놓여 있었다.

차에 오른 추 후보는 “이런 모습 보여 주면 안 되는데…”라며 머리에 분홍·노란색 플라스틱 헤어롤 3개를 말아 올리고 스킨로션과 콤팩트로 화장을 했다. 그는 “이게 추미애 표 3분 화장법”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손에서 설거지 냄새가 나면 여자가 일에 소홀하다는 소리를 해요. 그런 말 안 들으려면 로션이라도 발라야지”라며 핸드로션을 꺼냈다. 수수한 모습에 대해 질문하자 “아이고, 밤늦게 집에 왔더니 먼지 때문에 발이 까매지잖아요. 잠은 자야 되니까 안방만 닦고 아침에 거실 치우 느라 그래요”라고 했다.

더민주 당 대표 후보 동행르포
맨얼굴, 부스스한 머리로 차에 올라
헤어롤 3개 만 뒤 3분 만에 화장 끝
“내가 당 대표 되면 도로 운동권당?
당원들 불만은 야당답지 않은 당
김종인, 리더십 계속 발휘했으면”

차 안에는 파스 냄새가 코를 찔렀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했던 삼보일배 때 다친 무릎 때문에 늘 스프레이를 뿌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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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후보들이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다고 공격한다.
“당시 분당(열린우리당 창당)에 반대해 민주당에 남았다. 그런데 거기서 나 혼자선 탄핵을 막을 수 없었다. 어찌 됐든 그에 대한 책임을 사과의 말이 아닌 몸으로 하려 한 게 삼보일배였다.”
추 후보가 당선되면 도로 운동권 정당으로 회귀할 거라는 말도 있다.
“당원들의 가장 큰 불만이 야당이 야당답지 않다는 거다. 강단 있게 맞서고 민생을 지키라는 하소연이다. 동시에 구체적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가 있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도 우리 당이 지향해 왔던 경제민주화에 동의하고 더민주를 택한 만큼 계속 리더십을 발휘해 주시면 좋겠다. 당원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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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후보의 차 안에는 있는 서류 뭉치.

차 안에선 연신 ‘카톡! 카톡!’ 하는 소리가 들렸다. 보좌관들이 미리 전화를 해 놔야 할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보내 주는 소리였다. 추 후보는 일일이 전화로 지지를 호소했다. 파란 볼펜으로 밑줄을 그으며 연설문을 고치던 그에게 “왜 경선에 나섰느냐”고 물었다. 그는 “하늘이 두 쪽 나도 정권 교체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상곤 후보가 ‘추 후보는 정권 교체를 위한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반대한다’고 비판한다.
“당연히 통합에 진력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것도 안 하고 통합만 기다려선 안 된다는 거다. 설령 정당 간 통합에 실패해도 우리 힘만으로 이길 수 있는 준비와 결기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대표가 된 다음 날부터 당을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처럼 개편할 계획이다. 누가 대선 후보가 되더라도 지난번처럼 당이 후보를 버려 둬선 안 된다.”
추 후보가 말하는 통합과 확장의 의미는 뭔가.
“당내·정당 간 통합은 사실 좁은 개념이다. 대구 세탁소집 딸로 태어나 스무 번을 넘게 사글셋방으로 이사 다녔다. 그래도 우리 시대는 코피 터져 가며 열심히만 하면 세상이 응답해 줬다. 그래서 나 같은 흙수저도 팔자를 탓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세상이 아니다. 비난만 하면서 반사이익을 노리는 야당으론 안 된다. 이념이 아니라 ‘제발 먹고 살자’고 외치는 국민의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응하자는 게 나의 확장 전략이다.”
다른 후보들이 추 후보가 되면 ‘이래문(이래도 저래도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 후보)’이라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어떤 대선 후보라도 대표와 당원을 믿고 올라오면 희망을 줄 무대를 만들 것이다.”

그는 장충체육관 연설회에 이은 인천 지역 연설회장에 도착할 무렵 한국노총에서 선물받았다는 목캔디를 꺼내 물었다. 차 문이 열리고 ‘전장’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날 김상곤·이종걸 후보의 공세가 더 거세지자 “이래도 저래도 민주당, 추미애를 아무리 흔들어도 민주당이란 말을 저도 알고 당원 여러분도 아는데 저 두 분만 모르는 것 같다”며 “제가 가슴으로 모두 안겠다. 두 분께 위로의 박수를 보내 달라”고 응수했다. 그런 다음 연설 후 두 후보를 번갈아 품에 안으며 어깨를 ‘툭툭툭’ 두드렸다.

글·사진=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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